송지후ㅣ연세대 겸임교수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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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3.01조회수 9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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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한 시대, 리더십이 필요하다






    “너희는 좋은 시절 다 지나서 들어왔다.” 패션전문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코오롱상사로 이직했던 1996년, 바라던 대기업에 입사하게 돼 기뻐하던 내게 찬물을 끼얹은 어느 선배의 말이다. 불행하게도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만들기만 하면 저절로 팔리던 시대, 라벨 그 자체가 마케팅이던 시절, 잘나가는 연예인에게만 입히면 알아서 팔려 주던 그 모든 아름다운 날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국내 패션계는 계속 ‘이보다 더 어려운 적은 없었던’ 시간들의 연속이다.


    패션 인더스트리의 경계가 파괴됐고 조직 구성원들이 직면하는 업무 과제들은 비정형화되고 해결 방법 또한 비구조화됐다. 변화 예측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적합한 해결책이 없는 불안한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 모든 것이 희망에 차 있을 때 리더가 자신과 조직의 힘을 믿고 그 힘이 가져다 줄 미래를 믿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멈추자니 소용돌이요 가자니 칠흑과 같은 어둠인 시기, 확신을 가지고 조직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다.

    HRD 관련 실무자들을 위한 콘퍼런스로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인 ATD Conference,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열린 2018년 행사에서 가장 많은 참여와 관심을 모았던 주제가 다름 아닌 ‘리더십 개발’(Leadership Development)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 모두가 주목하고 있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성을 지닌 인적 자원, 특히 리더의 역량 개발과 조직 내 리더십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셜 미디어의 활용,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 미래형 리더 개발 등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리더십, 밀레니얼 세대와의 갭을 극복할 수 있는 협력적인 조직문화와 그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리더십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마음챙김, 알아차림, 감성지능 등 개인 각자의 특성에 집중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향후에는 AI 확산에 따른 머신과의 리더십이나 휴먼-머신 관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까지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의 치환이든, 온  오프라인 사업의 확장이든 전제돼야 할 것은 변화에 대응하는 리더의 태도다.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소비자에 대한 진지한 공감 없이 불타는 열정만으로 달려들었다가는 얼마 가지 않아 개인은 물론 조직까지 번-아웃(burn-out), 장렬하게 전사하게 만들지 모른다.

    리더십은 재능이 아니라 소신과 훈련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조직을 유연하지만 강력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와 올바른 방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리더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소통해야 한다. 게으른 리더는 결코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다. ■



    ■ profile
    • 연세대학교 디자인 박사, 교육학 박사 과정
    • 롯데백화점, 한국패션협회, 서울산업진흥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문
    • 코오롱, LF, 제일모직, 휠라코리아 등 기업교육 다수
    • 장안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겸임교수
    • 現 연세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최고위과정 책임













    ■ 패션비즈 2019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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