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패션 플랫폼도 폼생폼사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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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7.02조회수 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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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시장에서 플랫폼 전쟁이 시작됐다. (플랫)폼에 죽고 (플랫)폼에 사는 극한 상황! 최근 극적으로 6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에이블리가 패션 플랫폼 대열에 진입하면서, 스타일쉐어와 29CM 인수에 3000억원을 쏟아 부은 ‘무신사’ 카카오의 돈과 CJ의 발을 합체한 ‘지그재그’ 네이버의 든든한 배경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셀러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디’ 등과 치열한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승부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플랫폼 전쟁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확장함으로써 소비 커뮤니티를 전략적으로 형성하는 과정에서 벌어진다. 패션 수요는 소호(SOHO), 인플루언셀러 아이템뿐만 아니라, 꾸준한 브랜드 제품에도 동시에 뻗쳐 있다.

    지그재그가 자랑하는 브랜드관은 ‘이스트팩’ ‘아키클래식’ ‘원더브라’ 등 요즘 핫한 스트리트 브랜드부터 이너웨어 잡화까지 다양성을 갖춰 놓고 많은 소비자의 클릭을 기다리고 있다. 후발 플랫폼 에이블리는 최근 ‘키르시’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뮤즈 김태리와 브랜딩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펼쳐서 월간 사용자 수 420만명을 돌파하는 개가를 올렸다.

    패션 브랜드도 소비자층을 더 넓히는 판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으니까 플랫폼 입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국내 패션 온라인 플랫폼의 판매수수료가 백화점이나 일반 온라인 쇼핑몰보다 높기 때문에 입점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간다.

    무신사, W컨셉, 29cm, 하프클럽 등 패션 플랫폼 입점 업체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26.7%로 백화점 26.3%, 일반 온라인 쇼핑몰 13.6%보다 높다. 심지어 거래 규모나 기간이 짧은 신규 브랜드와 소규모 업체에 30% 이상의 수수료를 요구한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다. 나아가 판매수수료에 따라 브랜드의 노출 빈도나 노출 위치 등을 다르게 하면서, 패션 플팻폼의 갑질이 극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매출이 커지니까 플랫폼의 영향력도 커지면서, 플랫폼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다. 판로 개척이 어려운 중소업체들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의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는 패션 플랫폼의 갑질을 고착화할 뿐이다.

    고액의 판매 수수료는 제품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지므로 기존 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지며, 생산단가 절감 압력으로 인해 안정된 공급 전략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는다. 또한 카테고리 내 노출 순서 기준이 모호하니까 입점 업체의 불만과 불공정 호소는 쌓여만 간다. 플랫폼이 무료 배송 정책을 고집하는 것도 업체에는 커다란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패션 플랫폼이 자체 PB까지 동원하면서 입점 업체의 매출이 잠식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결국 법이 이 모든 갑질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0년 급하게 마련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플랫폼 사업자 중 연간 수수료 수입이 100억원 이상 업체를 타깃으로 불공정을 시정하고자 한다.

    거래상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는 플랫폼의 각종 불공정행위가 금지된다. 수수료율 등 변경 시 15일 전에 사전 통지의무를 포함해 피해보상 시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동의의결제도 등도 눈에 띈다. 폼생폼사의 극한 상황에서 ‘공정에 살고 불공정에 죽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기대해 본다.

    ■ profile
    •건국대 교수 / 변호사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패션협회 법률자문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센터 법률자문
    •국립극단 이사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부회장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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