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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Interview >

노희영 l YG푸즈 대표

Thursday, Aug. 1, 2019 | 이정민 기자, min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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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콘텐츠 키는 ‘새로운 관점’







비비고, 계절밥상, 쓰리버즈, 삼거리 푸줏간 등 주옥 같은 K콘텐츠를 만든 주인공 노희영 YG푸즈 대표. 패션부터 푸드에 이어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이디어의 보고’로 불릴 만큼 ‘한류 메신저’로서 독보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노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제가 좋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이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모험심’이 아닌 ‘도전정신’을 갖고 했어요. 모험을 배제했다는 것은 그 시장에 대한 ‘안정성’에 대해 진단한 것이고, 도전은 그 시장에 대해 신념과 열정으로 다가섰다는 의미겠죠. 그 하나를 위해 미쳐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집중해서 재빠르게요”라고 전했다.

그녀는 여전히 패션에 미쳐 있다. 전 세계 패션 사이트 수십 개를 줄줄이 외우고 하루에 반드시 한두 시간은 서핑을 통해 전체 시장을 눈과 머리로 스캔한다. “***ST 브랜드를 좀 찾아줘요”라고 지인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면 순식간에 그것도 가성비 가장 좋은 가격으로 찾아낼 정도다.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낸 노 대표가 바라보는 현재의 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 현재 패션시장에 대해 느낀 점을 얘기해 달라.
이제 패션은 옷만 가지고는 안 돼요. 오히려 ‘디자인’에 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합니다. 의상학과 출신보다는 디자인학과 · 공예과 · 인테리어과의 인재 유입도 빨라지고 있으며, 그들의 흥미 있는 사고와 색다른 시각이 패션시장을 변화시켜 가고 있습니다.

패션산업은 이제 단면이 아닌 육면체를 볼 수 있는 구조적이면서도 다양한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해요. 혼자는 결코 할 수 없는 시장이 됐죠. 육면체를 혼자 다 볼 수 없다면 각 면에 대한 전문가 투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탁상식이 아닌 각 전문가가 모여 만들어 낸 ‘원탁식의 사고’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죠.

또 하나, 딥러닝을 해야 합니다. 지금의 것, 즉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변화에 대해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수십 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패션이 글로벌 무대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은 산업을 보는 선입견으로 고립돼기 때문입니다. 이를 뚫고 나와야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됩니다.

- 디지털 등 뉴 마켓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흡수해야 할까.
항상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제가 마켓오 등 여러 프로젝트들을 성공시켰지만 그 아이템 하나만을 보고 했다면 못 했을 겁니다.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하나의 맥으로 연결해 풀어내야 비로소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지 않죠.

한꺼번에 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사실 처음에는 버겁고 뜬구름을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실제 큰 그림을 그려놓게 되면 안정성을 잡을 수 있어요. 그 궤도에서 더 이상 벗어나진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조금씩 좁혀 나가면 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패션산업은 더욱 예민한 부분이죠. 패션은 특히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감성이 혼재돼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두렵더라도 자사 브랜드 혹은 자사에 맞는 밑그림(큰 그림)을 반드시 그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순간의 트렌드만 보고 쫓아가면 우왕좌왕하게 될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판을 크게 보고 각자가 서 있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구체화 시켜야 할 것입니다.





- 그동안 경험과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정말 많은 프로젝트를 했죠. 저는 사실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해 인턴십을 마친 후에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단추 디자이너부터 시작했죠. 정말 패션의 기본부터 하이엔드까지 미치도록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호면당 · 반 · 느리게걷기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이후에는 마켓오와 CJ를 거쳐 현재 YG푸즈까지 얼마나 많을 일들이 있었는지 상상이 가시죠?

많은 프로젝트들이 있지만 그중에 몇 개를 꼽는다면 비비고와 계절밥상입니다. 제철 식재료와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만의 농산물을 떠올렸죠. ‘몸에 좋은 한국 밥상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계절밥상입니다. 싱싱한 재료를 찾다 보니 농가와의 상생도 자연스럽게 이뤄졌죠. 비비고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과도 맞아떨어지면서 글로벌 진출도 했던 브랜드입니다.

작은 디테일에서부터 큰 시각까지 두루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큰 것만 보지 않고 늘 작은 것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경험들로 내 자신을 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경험들을 눈과 마음으로 또, 몸이 기억한다면 앞으로도 성공적 프로젝트들은 계속될 것입니다.





- 조직과 리더십에 대해.
기회를 안 줬다고 생각하나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요? 이런 질문을 많은 샐러리맨들에게 던지고 싶습니다. 또 많은 리더들은 감동적으로 읽은 책을 실무진들에게 꼭 읽어 보라고 권유해요. 그 감동이 실무진들에게 다가올까요? 리더의 그 감동은 리더 위치에서의 감동이지 실무진은 공감하지 못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잊고 있는 것 중 하나죠.

무엇보다 ‘나다움’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것이 개인적 라이프든 조직이든 ‘과연 나다움이 무엇일까’를 꾸준히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코어가 되는 ‘나의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뚜렷하고 명쾌한 나만의 색깔이 생길 것입니다.

조직의 R&R도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CFO와 CMO  등 리더들을 칭하는 워딩도 더욱 세분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치프인 CDO라든지 마케팅 치프인 CMO로 말이죠. 이들이 치프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종횡으로 입체적 플레이를 할 수 있을 때라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 다가올 미래 시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세상의 변화는 어느 시점을 정해 두지 않아요. 매일매일 변합니다. 그것에 대한 준비와 대응은 누구나 다 다르겠죠.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간 과거와는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고 사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보는 관점이 달라지지 않고는 지금의 시대와 소통이 단절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관점으로 보기’는 ‘스스로의 틀’을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소비자 들과 호흡하려면 결코 기다려서는 안 돼요.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늘 관찰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세상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겁니다. 속도는 배로 빨라지고 아이템들도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겠죠. 차별화된 나만의 관점과 그것을 계속 연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미래의 나,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패션비즈 2019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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