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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희 l 설영희부띠끄 대표 겸 디자이너

Monday, June 15, 2020 | 정효신 기자, hyo@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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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오트 쿠튀르 지킨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부띠끄를 운영하는 설영희 디자이너는 40년 경력의 한국 패션계 산증인이다. 논노, 제일모직, 세라비, 화인니트 등 한국 패션사에 한 획을 긋는 굵직한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은 설영희 디자이너는 지난 1986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1호 매장을 오픈하며 기성복에서 개인 컬렉션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쁘렝땅, 빠르코, 제일백화점 등 당시 메이저 백화점에는 모두 입점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옷을 만들다 보니 많은 매장에 옷을 채우기가 힘들었다. 미술을 전공한 만큼 자수와 구슬 등 수작업이 필요한 디자인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트 쿠튀르를 하게 됐다.

그는 “한국 여성들에게 아쉬운 점은 블랙&화이트, 브라운, 카키 등 컬러 의상을 많이 입는다. 환한 컬러나 화려한 비즈 장식의 옷을 촌스럽다고 여기고 나이들어 보인다고 지레 겁을 먹는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여러 대학의 강단에 서는 설 디자이너는 특히 용인대학교 물리치료학과 등 패션과 무관한 학과에 특강을 가서 학생들에게 T.P.O에 따른 옷차림 예절과 유행만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법 등을 알려준다. 그는 “의식주에서 ‘의’가 가장 앞에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차림새로 사람의 첫인상을 판단했다.





한창 반짝반짝 빛날 나이의 학생들이 트레이닝복만 입거나 연예인들이 입은 패션만 좇는 것이 안타까워 시작한 특강인데 반응이 좋다”고 말한다. 최근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오트 쿠튀르에 진입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36년 동안 한 차례도 같은 옷은 컬렉션에 올리지 않았다.

일부러 해외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보지 않는다는 그는 ‘김치조차 나만의 스타일이 담긴 것은 모두 디자인’이라며 일상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특히 꿈에서 본 장면을 스케치하며 창작에 적용한다고. 설 디자이너는 한국의 오트 쿠튀르를 지킨다는 자부심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을 통해 이웃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자선 패션쇼를 열어 해비타트, 불우 재소자, 장애인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 패션비즈 = 정효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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