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선 l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ESG 독트린 속 ‘패션법’ 향방은?

    dhlrh
    |
    23.01.11조회수 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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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트린(Doctrine)’을 붙여도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ESG는 글로벌 핫이슈다. 심각한 기후위기 속 ‘지속가능성’을 위해 ESG가 실현되지 않으면 미래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를 위한 자본주의 입장에서도 ESG경영이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한다. 2022년 1월 미국 뉴욕주에서는 ‘패션 지속가능성 및 사회적 책임법(The Fashion Sustainability and Social Accountability Act)’을 발의했다. 일명 패션법(Fashion Act)이 통과되면 위반하는 기업은 매출액의 2%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 법안은 재활용, 대체 섬유, 업사이클링, 리세일 등 지속가능 패션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과장된 프로모션에 비해 변한 것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패션이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산업 전체의 10%로 변하지 않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오는 2050년에는 패션이 세계 탄소 25%의 책임을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문제를 기업 자율에만 맡길 수 없고 정부 주도에 의한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협력 업체가 아동을 고용(공급망 이슈)한 일로 인해 2년이나 불매운동에 시달렸으며, 아디다스의 경우 ‘END PLASTIC WASTE’라는 슬로건과 함께 ‘플라스틱을 50% 재활용’한 상품으로 홍보했다가 그린워시닷컴에 의해 “플라스틱은 한 번 섬유로 바꾸면 더 이상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매립 또는 소각하는데, 병으로 남아 있으면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병을 신발로 바꾸는 것 자체가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지적받기도 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한 패딩 제품은 ‘리사이클(RECYCLE)’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실제 재활용 섬유가 쓰인 것은 충전재뿐이고 태그에도 설명이 없다고 언론에 노출되는 사례도 있었다. 프로모션만 보면 의류 전체가 재활용 플라스틱 섬유로 제작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워싱’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ESG 감시’의 흐름 속에서 ‘버버리’는 탄소제로를 목표로 SBTI(Science Based Target) 이니셔티브의 승인을 받았다. 2040년까지 탄소제로 배출을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탄소중립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푸마’는 RE100(100% 재생가능 전기)을 비롯해 더 지속가능한 재료를 사용하고 공장 수준에서 효율성 향상을 구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고 공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모든 상장기업의 기후정보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유럽연합도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을 통해 2024년부터 250명 이상, 한 해 매출액 4000만유로 이상 기업에 ESG 공시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기업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에서 패션법을 발의한 이유도 의류 업체의 공급업체 노동 과용 및 임금 체불 등을 막기 위함이다. 기업들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고 법무부장관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법규 위반 기업을 공개토록 했다. 벌금으로 모이는 기금은 환경정의기구(UPROSE)와 같은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고 한다.

    뉴욕에서 패션법이 통과되면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참고로 국내에서도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가 개발한 ‘기업의 지속가능발전성과지표(SDPI)’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신뢰성 있는 측정으로 워싱을 막고 지속가능성 목표가 실현되길 기대한다.



    ■ profile
    - 현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 현 기빙플러스 ESG경영 자문위원장
    - 전 성남장애인복합사업 ‘더드림스토어’ 마케팅이사
    - 전 서울시립대 총동창회보 편집국장
    - 전 균형회복자연학교 마케팅실장
    - 전 패션비즈 취재부장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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