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원’ 아이템 「루프휠러」로 승부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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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4.26조회수 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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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정통 스웻웨어 만드는 스즈키 사토시



    편물 기계로 짠 스웨터에 반해 어떻게든 사라져 가는 구식 기계를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루프휠러」를 론칭, 베이직이지만 크리에이티브한 브랜딩으로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세계 제일의 정통 스웻셔츠’라는 콘셉트로 품질 좋은 스웻웨어를 발신하는 브랜드 「루프휠러」(LOOPWHEELER). 오랫동안 어패럴 생산관리 일에 종사하면서 경력을 쌓아오던 스즈키 사토시가 지난 1999년 스타트한 브랜드다.

    「루프휠러」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편직물을 짜는 고속 기계에 비하면 20배나 느린 속도로 직물을 짜는 편물 기계 루프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기계로 짠 옷은 아주 부드러운 느낌으로 착용감 좋은 스웻 원단이 만들어진다.

    「루프휠러」의 디자이너 겸 대표인 스즈키 사토시는 어렸을 때 입었던 「반(VAN)」의 스웻 아이템을 입었을 때 그 부드러움과 착용감 좋았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다. 그 기억들이 「루프휠러」 탄생의 계기라고 한다. 그는 대량 생산에 밀려 점점 사라지는 편직물 기계 루프휠 머신을 남기고 이 기계의 좋은 점을 더 많은 사람들과 다음 세대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브랜드를 만들었다.

    대량생산 밀려 사라지는 루프휠 머신 지킨다

    세계에서 최고가 된다는 목표로 스타트했고 오랫동안 패션 업계에 종사한 자신의 인맥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재를 중시하는 아이템 스웻셔츠로 방향을 설정했다. 「루프휠러」는 특별한 디자인이 아닌 소재를 내세워 어필하며 일본의 모노즈쿠리를 지키는 뚜렷한 가치관의 브랜드다. 베이직이지만 크리에이티브한 브랜딩으로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스즈키 사토시 대표는 대학교 졸업 후 15년간 패션 브랜드 기획, 생산 일에 종사하며 어패럴 브랜드의 컷앤소(컷트 앤드 소운)를 만드는 일로 소재, 패턴 메이킹 등 생산 관리직을 수행해 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양말부터 기능성을 중시하는 스포츠 웨어, 테일러 아이템까지 모두 만들어 봤다.

    이런 실무경험을 통해 루프휠이라는 구식 편직물을 짜는 기계로 생산한 원단 소재의 느낌을 좋아하게 됐고, 이 가치관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생산 메이커나 장인들과의 만남을 거듭하면서 상품 기획부터 모노즈쿠리(숙련된 기술자가 뛰어난 기술로 정교한 물건을 만드는 것)를 해보고 싶은 열망이 생겨 브랜드를 론칭한다.



    탄탄한 실무경험, 생산업체, 장인기술 조합

    과거에는 많은 편직물 기계가 있었지만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이 기계들은 점점 쇠퇴하고 효율성도 떨어졌다. 버블이 무너지고 대량생산이 가속화돼 가면서 ‘메이드 인 차이나’가 늘어나고 결국 도산하거나 폐업하는 곳도 많아졌다. 결국 90년대 후반에는 이 루프휠 기계로 작업하는 곳은 일본에 2, 3곳밖에 남지 않았다.

    현재 와카야마현이라는 곳에 「루프휠러」를 짜는 공장이 2곳뿐이고 기계는 일본 국내에 약 200대밖에 없다. 카디건 같은 아이템을 짜는 기계는 단 한 대뿐이다. 하지만 스즈키는 역으로 이제 생산뿐 아니라 매장까지도 단지 상품을 파는 것보다는 루프휠 기계로 짠 직물을 보여주고 그 원단을 설명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스웻 원단 같은 소재를 이 루프휠 기계로 짜면 1시간당 1m밖에 짤 수 없다. 반면 기계 메이커들이 점점 우수하고 근대적인 기능을 갖춘 기계를 개발하면서 1시간에 10m, 20m까지 짤 수 있게 됐다.

    효율보다 정통 추구, 소재 본래의 촉감 유지

    하지만 대량 생산용 기계로 짠 원단과 루프휠 기계로 제작한 원단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루프휠 기계는 실에 텐션이 있고 1분에 평균 24번 회전해 눈으로 그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느린 스피드다. 원단을 짜면서 원단 무게 때문에 아래로 내려가면서 바닥의 큰 트레이 안에 떨어진다.

    현대 기계는 10배 혹은 30배 정도 속도로 눈으로 보고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하지만 천천히 짜면서 본래 가지고 있는 면의 푹신푹신한 느낌과 부드러움을 되도록이면 남겨서 자연스러운 느낌과 소재 본래의 잠재적인 능력을 간직한 원단이 「루프휠러」의 장점이다.

    현재의 첨단화된 테크놀로지로는 이런 기계를 돌리는 편직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면직물이 갖고 있는 천연적인 중공 구조로 인해 공기를 품어 부드럽고 보온성도 높다. 세탁을 해도 고속 스피드로 짠 스웻보다 훨씬 부드러운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콜레트 · 셀프리지 등 해외에서 먼저 알아봐

    「루프휠러」는 대부분 아주 심플한 디자인으로 컬러는 물론 아이템도 후드, 팬츠, 풀오버, 기본 T셔츠 등 베이직한 컬러와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트렌드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패션도 급속하게 변화하고, 브랜드가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도 누구나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루프휠러」는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시대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베이직한 아이템을 제공한다.

    해외의 유통 리더들이 먼저 이를 알아보고 반응했다. 2000년 런던의 셀프리지를 시작으로 파리의 콜레트, 뉴욕의 「잭스페이드」 등 해외에서도 바잉이 시작된다. 파리의 콜레트 바이어와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도 「루프휠러」의 모노즈쿠리를 존중해서 바잉을 했고 이로 인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2002년에 도쿄 나카메구로에 첫 매장을 오픈, 2005년 센다가야로 이전해 건축  인테리어 회사로 유명한 가타야마가 디자인한 현재 「루프휠러」 플래그십 스토어가 탄생했다. 그 후 후쿠오카점과 오사카점을 오픈한다. 이제 20년차가 되는 「루프휠러」는 일본 리딩 브랜드는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과도 협업해 더욱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빔스’ 외 「NIKE」 「요시다」 「MHL」 등과 콜래보

    특히 이들은 별주 아이템이 유명한데 빔스의 경우 신주쿠에 위치한 신주쿠 빔스 매장에 특별 상설 코너까지 마련해 숍인 숍처럼 전개해 왔다. 오랫동안 함께 콜래보레이션과 별주 아이템을 만들어 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이키」 「빔스」 「요시다가방」 등 수많은 빅 브랜드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해 왔다. 특히 「나이키 」는 미국 본사의 담당자가 센다가야의 본점을 방문해 개인적으로 구입한 것을 인연으로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해 세계 일부 숍에서만 전개했다.

    인기가 점점 높아져 발매 후에도 계속 품절되면서 「Nike SNKRS」 「나이키하라주쿠」 「NIKELAB MAS」 같은 일부 NIKELAB 매장에서 콜래보한 슈즈도 인기를 끌었다. 또 「빔스」 「크라민치」와 트리플 콜래보레이션하거나 마거릿 하웰이 디자인하는 「MHL」의 첫 콜래보레이션도 사실 「루프휠러」였다.

    센다가야에 아카이브 갖춘 빈티지 서비스 센터

    그 외 「스튜디오 지브리」 「NF」 「그라프페이퍼」 「로어케이스」 「프리맨스포팅클럽」 「N.헐리우드」 「메디컴토이」 「모노클」 「SCYE」 「페어먼트유니온」 「WHIZ LIMITED」 「넥서스빌」 등 수많은 핫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발표해 착용감 좋은 정통 스웨터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발신한다. 2015년에는 센다가야점 2층에 아카이브를 갖춘 스토어 ‘「루프휠러」 빈티지 서비스’도 오픈했다.

    사람의 기술력과 기계가 진보하기 마련이지만 옛 것은 그 나름의 좋은 점이 있다. 이런 점을 살리면서 콜래보레이션 등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루프휠러」. 스즈키 사토시 대표는 전통을 살린 혁신가로서 ‘오래갈 수 있는 브랜드, 회사는 시대성을 반영하면서도 반드시 전문적인 크리에이션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Profile

    Suzuki Satoshi
    스즈키 사토시


    - 현존하는 편물 기계로 짠 원단만을 사용한 스웨터 브랜드 「루프휠러」의 대표이자 디자이너.
    - 1959 년 시즈오카 현 출생.
    - 법정(호세이) 대학 졸업 후 섬유 업계로 진로를 정하고 독학으로 옷 만들기를 시작, 오랫동안 컷앤소 기획 · 생산에 종사하면서 인맥과 신뢰를 구축
    - 1999년 편물 기계로 짠 스웨터에 반해 구식 편물 기계로만 짠 원단을 취급한다는 스웻셔츠 브랜드 「루프휠러」를 스타트
    -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 공장을 배경으로 ‘메이드 인 재팬’의 고퀄리티와 철학적 부분까지 차세대에 전달하고 있음.
    빈티지 스웻의 연구는 물론 고대 구식 편물 기계, 편직물 등 기술적인 것까지 포함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스웻 전문가이기도 함. <프로필 참조 : openers.jp>

    **패션비즈 2018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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