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호텔과 주택 프로듀스 붐

    조태정 객원기자
    |
    18.03.27조회수 13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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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비 이어 「무인양품」 「스노우피크」 「콜롬비아」 …



    패션업계의 영역 확장은 어디까지일까. 최근 몇 년간 디자이너들의 호텔 비즈니스 참여가 붐을 이룬 가운데 패션업계도 카페나 레스토랑, 가구 사업과 주택 프로듀서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패션업계에서 주택 프로듀스가 점차 눈에 띄는데, 2014년 사자비리그가 프로듀스한 ‘더 파크 하우스 후타고타마가와 가든’이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사자비리그는 분양 맨션 130개의 주거 공간 전체와 모델 룸을 프로듀스했고 자사가 전개하는 셀렉트숍 「론허먼」과 「에스티네이션」의 공간 이미지를 반영했다. 이후 양품계획의 「무인양품」은 물론 아웃도어 「스노우피크」 「콜롬비아」 등이 주택 프로듀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공간을 연출하는 기업과 패션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다.

    체험과 경험의 시대로 돌입하는 시대에 이제는 옷이나 잡화라는 물건(상품)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물건이 아닌 삶 자체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보여 줄 것인가를 모두가 고민한다. 이런 가운데 라이프(삶)라는 관점에서 주택 분야가 가장 가까운 영역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양품계획, 9㎡ ‘무지 하우스’ 원룸 판매 본격화

    양품계획은 ‘가옥이 있는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작은 오두막 같은 공간을 제안하는 미니하우스 ‘MUJI HUT’를 발표했다. B2B 거래를 하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반 고객에게 판매를 시작했다. 9㎡ 사이즈 원룸으로, 원목 재료와 시공비에 세금을 포함한 가격인 300만엔(약 3000만원)으로 출시했다.

    콤팩트하면서 천장에 각도를 주어 창문을 크게 설치해 오픈돼 있으면서도 안락한 공간을 만들었다. 예전부터 양품계획은 「무인양품」 집으로 삶을 제안하는 ‘MUJI HOUS’는 물론 ‘MUJI와 UR*단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미 지바현에 10개 구획의 실적이 있으며 건축 가능한 지역은 도쿄를 포함한 관동 지역으로 도쿄도와 그 밖의 8개 현에 한정해서 판매한다. 더 많은 판매를 위해 향후 점차로 건축 가능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무인양품」다운 콘셉트로 장식이나 기능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제안하며 유락초의 「무인양품」 매장 내에 모델하우스를 설치하고 인테리어 어드바이저가 건축에 대해 상담해 준다.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심플하고 작은 공간 제공

    가옥만이 아니라 주거지에서 좀 떨어진 곳에 마련한 자신만의 작은 공간 등 사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사용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세컨드 하우스나 별장 같은 큰 개념이 아니라 가벼운 여행이나 잠시 도심에서 떨어져 지내는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기획이라 도심에 살고 있지만 시골에서의 유유자적한 삶을 동경하고 체험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기뻐할 만한 기획이다.

    양품계획은 MUJI호텔로 호텔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화려하지 않고 저렴하지 않은’ 것을 콘셉트로 중국과 일본에서 호텔 사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MUJI」 매장과 연계해 브랜드의 상품과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지난 1월 중순 중국의 선전과 베이징에, 3월 말 베이징에 오픈한다.

    특히 2019년 일본 도쿄 긴자에 오픈할 MUJI호텔보다 약 1년 빨리 중국에서 오픈한다. 이미 MUJI호텔의 전용 홈페이지(https://hotel.muji.com/ja/)를 개설했으며 우선 이 사이트에서 호텔 정보를 발신해 나간다.



    MUJI호텔, 中 선전 · 베이징 이어 2019년 긴자

    선전의 MUJI HOTEL SHENZHEN은 상업시설 내 4~6층에 79개의 객실을 준비한다. 2층에는 리셉션과 MUJI 레스토랑을 도입해 아침 · 저녁 식사, 칵테일 등을 제공하고 2~3층에는 「MUJI」 매장이 입점한다. MUJI호텔 베이징 재개발 지역의 4층 건물을 활용해 오픈한다.

    1층에는 리셉션과 카페, 서점, 2~3층에는 객실 42실, 4층에는 레스토랑이 들어가며 「MUJI」 매장도 입점한다. 일본에서는 요미우리신문 도쿄 본사와 미쓰이부동산이 내년 봄에 오픈하는 ‘마로니에×가로수 요미우리 긴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로니에게이트 긴자2의 맞은편에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20일 긴자식스에 오픈한 「스노우피크」도 세계 최초로 콘셉트숍 ‘스노우피크 모바일’을 오픈했다. 건축가 구마 겐고*와 콜래보레이션한 모바일 하우스의 이름은 주바코(JUBAKO, 住箱, 주거 박스)라고 하고 가격은 350만엔(세금 별도, 약 3500만원)이다. 콘셉트는 삶을 자유롭게 하는 박스다. 일본인의 삶에 있어서 이동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구마 겐고의 콘셉트가 반영돼 있다.

    긴자식스 「스노우피크」 모바일 하우스도 화제

    ‘여행하는 건축’을 테마로 하며 노송 나무 합판을 결합한 트레일러 하우스 타입으로 개폐식의 대형 창문과 출입구는 유리로 돼 있다. 전체 모양은 단순한 직사각형 상자로 보이는 설계다. 용도는 쓰는 사람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다. 침대나 책장을 놓아 두고 간단한 주거용이나 서재로 활용할 수도 있고, 그 밖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형태를 제안한다.

    이 주바코는 이미 2016년에 테스트를 거쳤고 주방과 카운터를 설치해 기간 한정으로 가구라자카에 와인 바 형태로 오픈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6년에 B2B로 판매를 시작했고 호평을 얻어 수주가 증가하면서 B2C로 확장했다. 긴자식스에 오픈한 「스노우피크」 모바일 하우스는 주거 박스로 제안,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아웃도어용품과 의류 등을 전개하고 지난해 골든위크 기간에 모바일 하우스의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 이벤트도 실시해 화제가 됐다.

    「스노우피크」의 모바일 하우스는 하나의 공간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하고 리노베이션 같은 오래된 요소를 넣어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는 미혼자나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가 증가하는 요즘 가족 구성도 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데 삶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하나의 힌트가 될 것이다.



    「콜롬비아」 + 아사히리빙, 싱글족 주택 사업

    지난해 2월에는 미국 포틀랜드 아웃도어 브랜드 「콜롬비아」도 종합 리폼기업 아사히리빙(ASAHI LIVING)과 콜래보레이션해 사이타마 기타오오미야라는 지역에 아웃도어를 테마로 한 임대 건물을 프로듀스했다.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독신 남성에게 웨어뿐만 아니라 주택 공간도 제공해 브랜드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콘셉트는 어번아웃도어 룸이며 오리지널 벽지가 디자인 포인트이고 통풍을 좋게 하고 바닥엔 브라운을 베이스로 친환경 소재인 유공 보드를 깔거나 DIY 컬처를 반영한 방으로 기획했다. 임대 가격은 1K* 약 36㎡ 면적에 8만5000엔에 관리비 4000엔을 포함해 8만9000엔(약 90만원), 1R*는 면적 26㎡이며 7만5000엔에 관리비 5000엔을 포함해 8만엔으로 제공한다.

    인테리어를 다룬 아사히리빙 관계자는 앞으로도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장르와 콜래보레이션해 개인이 좋아하는 세계관이 담긴 공간에서 살고 싶어 하는 2030세대를 위한 새로운 주거 공간을 제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대 건물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점차 입주자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흐름에 따라 일본의 주거 공간도 점점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협업이라고 코멘트했다.

    마크스타일 「언그리드」, 리노베이션 사업 시작

    마크스타일이 전개하는 「언그리드(Ungrid)」도 주택 프로듀스를 통해 브랜딩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한다. 지난해 리노베이션 사업을 시작했고 메인 타깃은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기혼 여성이나 그 가족이다. 지진에 대비한 새로운 설비 시설을 갖추고 「언그리드」만이 제안할 수 있는 리노베이션을 선보인다는 목적이다.

    제1호점 건물은 가구라자카에서 가까운 주택가에 있다. 공원도 가깝고 생활하기에 편한 장소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코디네이트를 올리는 여성이 많은 만큼 클로젯에서 현관까지의 거리가 가깝고 현관에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게 현관을 넓게 만들었다고 했다.

    「언그리드」는 2011년 브랜드 론칭 후 데님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아 인기 있는 브랜드. 이제는 의식주를 넘어 지식(知), 락(樂), 건강(健康), 아름다움(美), 놀이(遊)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의식해 매장 외에도 이런 콘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패럴 본업에서 가꾸어 온 노하우나 감성을 강점으로 타 업종과 협업해 브랜드의 세계관과 라이프스타일의 깊이와 폭을 넓혀 간다. 이 노하우를 살려 향후에는 프로듀스업을 기반으로 한 라이선스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식주 넘어 知, 樂, 健康, 美, 遊까지 제안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패션 사업과 주택 사업의 협업은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사업 입장에서 봐도 임대 맨션이 많이 증가한 반면 인구 감소로 빈 방의 비율이 증가했다. 고객의 다양한 성향을 분석해 접근할 필요가 있고 디자인이나 공간 환경에 변화를 줘 타사와 차별화하는 것을 노린다는 의미다.

    패션업계나 브랜드 측에서 보면 주택 사업 분야에도 참여하는 것은 하나의 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패션은 각자 여러가지의 삶, 라이프에 있어서 여러 형태의 가치관이 늘어난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지금까지 패션기업들은 잡화나 푸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는데 주택 프로듀스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궁극적인 수단이 아닐까 싶다. ‘삶’, 즉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프로듀스하는 게 진정으로 브랜드가 목표로 하는 길이 아닐까.

    **패션비즈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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