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 호텔 사업, 패션 돌파구?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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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1.20조회수 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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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기업 라이프스타일 판다...‘고에도쿄’ ‘트렁크호텔’ ‘MUJI호텔’…



    <사진 출처 : ikkyu>


    전문가들은 “패션업계가 호텔사업을 하는 것은 호텔업계에서는 따라 할 수 없는 디렉션 능력을 살린 것”이라며 2020년 이후에도 호텔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일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여행자 수가 4000만명, 일본 국내여행 소비 총액은 21조엔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년 관광객 수가 늘고 있는 일본에서 특히 도쿄는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뿐만 아니라 일본 각지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이다. 관서 지역의 중심인 오사카 • 교토 • 나라 지역에 가기 위한 관서공항 이용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 출처 : 트렁크 호텔 홈페이지>




    <사진 출처 : 우미토타 홈페이지>

    더욱이 카지노 시설까지 들어서는 오사카에는 더욱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 때문에 도쿄와 관서 지역에 호텔을 오픈하거나 오픈 준비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호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형 호텔 체인은 물론 이업종 또는 결혼사업 등을 하는 패션업계들의 호텔 사업 참가도 눈에 띈다.

    패션업계가 호텔에 참여하는 이유는 패션 영역을 넘는 비즈니스를 모색할 필요가 있고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패션기업에서 호텔은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발산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들어 준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숙박시설까지 구축해야 하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긴 하지만 이는 큰 비즈니스가 될 하나의 기회로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진화된 호텔 사업 진출 ‘속속’

    이렇게 패션기업이 호텔을 개업할 때 자사 브랜드를 판매하거나 음악이나 컬처를 융합해 새로운 시스템과 스타일을 제공하는 점이 포인트다. 지난 2월에 스트라이프인터내셔널(전 크로스 컴퍼니)이 시부야에 오픈한 호텔 ‘고에 도쿄(KOE TOKYO)’는 이를 잘 나타내는 사례다.

    1층은 카페 겸 다이닝을 포함해 음악 이벤트나 팝업 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장소로 활용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2층은 캐주얼한 아이템에서 슈트와 원피스 등 일상복이나 출근할 때 입는 옷 등 오케이션에 대응하는 아이템까지 폭넓게 준비한다.




    <사진 출처 : shibuyakezai> <사진 출처 : expedia>





    지방에서 유명한 패션 잡화 등을 풍부하게 구성해 관광객을 위한 제안도 한다. 밤 9시부터 11시인 야간 시간대는 무인 계산대를 설치해 간단한 캐시리스(Cashless) 쇼핑을 할 수 있다. 이른바 자사 어패럴 매장의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위한 테스트 겸 선구자적인 역할도 하는 것이다. 객실은 3층부터이며 1박에 3만6000엔부터 25만엔 이상 하는 룸도 있다.

    고에 도쿄, 자사 브랜드 판매 기회 장소 제공

    지난해 5월 ‘고에 도쿄’보다 먼저 시부야에 오픈한 트렁크 호텔(TRUNK HOTEL)은 지금도 계속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결혼식 업계에서도 가장 트렌디하기로 유명한 회사 테이크 & 기브 니즈(Take and Give. Needs)가 만든 호텔인데, 기대치 이상의 최첨단을 달리는 트렌디한 장소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숙박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의식한 패셔너블한 이미지와 내부에서 취급하는 아이템 등 간단한 F&B도 판매하는 레스토랑 또한 인기다. 라운지에서 미팅하거나 파티 개최도 빈번하다. 패션업계나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트렁크 호텔에서 미팅하자”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숙박하는 사람의 80%가 외국인이라는 것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이렇게 호텔사업이 최근 붐이라면 호텔 운영을 하는 프로에게 프로듀싱을 맡기는 디렉션도 하나의 키가 될 것이다. 내년 봄에 긴자에 오픈하게 될 무지호텔(MUJI HOTEL)은 양품기획이 콘셉트를 제공하고 내부 디자인까지 감수한다. 설계, 시공, 운영은 USD가 맡는다. 콘셉트는 ‘안티 gorgeous, 안티 cheap’으로 무인양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트렌디 트렁크 호텔, 트렌드세터들에게 인기

    2022년 후반에는 도쿄역 주변 야에스 지역에 불가리 도쿄 호텔도 오픈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불가리 호텔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파트너십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야에스 지역 미쓰이 부동산이 개발 중인 45층 건물이 있는데, 이 고층 빌딩의 39~45층에 이들의 파트너십으로 만든 호텔이 들어갈 예정이다.

    호텔 아래층에는 상업시설과 오피스가 입점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2020년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 긴자와 토라노몬 지역에서 그룹사 최고급 호텔 시설인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에디션(EDITION)’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진 출처 : inhabitat.com> <사진 출처 : Booking.com>
    ■ 사진설명 : 1, 2 ‘북 앤드 베드 도쿄’ 책도 보고 숙박도 가능하다. 넓은 공간에서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관서 지방에는 에이스 호텔이 진출한다. 패션업계에서도 유명한 미국의 에이스 호텔이 내년 말에 일본 NTT도시 개발과 운영 면에서 위탁 계약을 하고 에이스 호텔 교토를 오픈할 예정이다. 에이스 호텔은 1999년에 시애틀 1호점을 오픈한 이후 디자인 호텔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만들어 세계에서 감도 높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MUJI 호텔 파트너십 진행, 와코루도 숙박업

    일본 패션업계에서도 팬이 많은 호텔로 유명한 에이스 호텔 교토는 새로운 고층 빌딩이 아니라 2001년 구 교토 중앙전화국의 외부를 개조해서 만든다고 한다. 예전 건물을 살려서 새로운 료칸풍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객실은 213개실이며 호텔 외 음식점이나 매장이 20개 정도 입점할 예정이라고 한다. 상업시설 부문에서는 감도 높은 사람들을 겨냥한 경쟁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vossy.com> <사진 출처 : WIRED HOTEL ASAKUSA> <사진 출처 : ustech-jp.com>


    또한 교토 거리에 있는 집을 리노베이션한 ‘온도코로’라는 곳을 리뉴얼해 새로운 료칸으로 만든 곳은 속옷 전문기업 와코루다. 지난 4월 28일 오픈했는데 하루에 한 팀, 최대 6명까지 프라이빗으로 묵을 수 있는 숙박 시설이다. 숙박뿐 아니라 마치 교토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경험과 새로운 일상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체재하는 것 자체가 아주 특별한 체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와코루는 내년 3월까지 4개 정도 더 개업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릭스 스토어(FREAK’S STORE)를 운영하는 데이토나(DAYTONA) 인터내셔널도 4월 27일 오사카의 신사이바시 지역에 ‘어스맨즈 호텔 & 카페(EARTHMANS HOTEL & KAFFEE)’를 오픈했다. 여행자의 숙박 니즈와 시의 관광사업 관련 특정 지구 계획도 있어서 올해 오사카에 1개 매장을 더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이스 호텔 교토 진출, 와이어드 호텔도 화제

    이 밖에 ‘와이어드 카페’ 등 F&B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카페컴퍼니는 지난해 4월에 아사쿠사에 ‘와이어드 호텔’을 오픈했다. 가벼운 호스텔 타입부터 아주 고급스러운 펜트 하우스까지 여행 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타입을 보여준다.

    또 패션 브랜드 「미나페르호넨(mina perhonen)」의 미나가와 아키라 디자이너가 디렉션한 호텔 ‘우미토타’도 디자이너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호텔이다. 숙박할 수 있는 책방 ‘북 앤드 베드 도쿄(BOOK AND BED TOKYO)’ 같은 체험형 호텔도 최근 자주 눈에 띈다.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패션업계가 호텔사업을 하는 것은 호텔업계에서는 따라 할 수 없는 디렉션 능력을 살린 것”이라며 “2020년 이후에도 호텔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다. 앞으로 패션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호텔 사업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패션비즈 2018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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