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굴·써티·유니콘·디어 등 플리마켓, 핫 쇼핑 콘텐츠로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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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9.10조회수 19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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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마켓 장터의 한 키즈 브랜드 매장 앞. 고른 옷을 계산하기 위한 줄이 끝도 보이지 않게 늘어서 있다. 아무리 빨라도 30분은 기다려야 하는 줄이다. 마켓이 오픈하기 3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지방에서 비행기나 KTX를 타고 온 사람들도 있다.

    지금의 마켓은 과거의 소소했던 ‘플리마켓’이 아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붐비는 인기 브랜드는 마켓이 열리는 하루 혹은 이틀 동안 수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러한 마켓은 DDP, 호텔 로비, 역세권 공간 그리고 백화점과 몰을 오가며 화제성과 매출을 동시에 잡는다.

    수많은 크고 작은 마켓 중에서도 ‘띵굴시장’과 ‘써티마켓’ ‘유니콘마켓’ ‘디어마켓’은 화제성과 매출 규모를 모두 아울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분명한 콘셉트와 그에 맞는 콘텐츠, 타깃에 맞는 공간 설정, 마켓 네임의 브랜딩을 통해 국내 마켓 문화를 리딩 중이다.

    띵굴, 마켓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마켓 붐의 원조라고 볼 수 있는 ‘띵굴시장’은 ‘띵굴’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브랜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띵굴시장은 띵굴마님(본명 이혜선)이 시작한 리빙 중심 마켓으로, 감도 높은 주방용품과 인테리어 용품으로 주부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후 OTD코퍼레이션(대표 손창현)이 2017년 운영에 참여해 함께 사업을 전개 중이며 띵굴을 브랜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브랜드의 유명도보다 자신의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브랜드 안에 담긴 철학과 스토리라고 생각했고, 가치 있는 수많은 스몰 브랜드를 담은 ‘띵굴’로 한국인의 취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보여주고자 했다. 한국의 대표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띵굴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띵굴시장을 상시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서울 중구 을지로와 성수연방에 ‘띵굴스토어’를 오픈했고, 잠실 롯데몰에는 몰 버전의 패션 • 뷰티 중심의 스토어를, 이후에는 여러 지역의 친환경 뷰티 브랜드를 담은 ‘띵굴브라이트’도 오픈했다. 오는 11월에는 서울에 들어오는 유명 호텔 체인을 포함해 3~4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일 1만 ~ 2만명 방문, 최대 일 5억원 기록





    박동균 띵굴 온라인본부 이사는 “현재 띵굴시장은 국내 최대 플리마켓으로, 이미 팬덤이 형성된 핫한 브랜드 뿐 아니라 진정성 있고 신뢰가 있는 신규 스몰 브랜드들의 참여신청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 판매 뿐 아니라 메이저 유통채널에 입점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띵굴시장을 열 때 600개의 브랜드를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심사를 통해 130~220개 브랜드가 참여 한다. 수백 개의 철학을 담은 스몰 브랜드가 띵굴시장에서 기회를 갖고 소비자를 만난다. 보통 판매가 활발한 브랜드는 이틀의 행사 기간 동안 2000만~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적으로는 하루에 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하기도 한다.

    올해 6월부터는 ‘온라인 띵굴마켓’을 론칭해 전국 각지의 고객과도 소통한다. 브랜드와 아이템에 대한 스토리 그리고 그 아이템을 구매하는 소비자에 대한 얘기를 담는다. 현재 160개 브랜드가 입점했고, 앞으로 참여 브랜드 수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띵굴시장은 교감과 공감이라는 띵굴의 철학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스토어는 소비자가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온라인에서는 편리함을 내세워 ‘띵굴’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채널로 특성화해 운영하고자 한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스토리와 철학에 공감하며 소비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써티, 국내 핫 디자이너 브랜드 한자리에




    써티컴퍼니(대표 최지웅)의 써티마켓은 우리나라 1세대 디자이너 마켓으로, 2014년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며 디자이너 마켓 중 가장 파워가 큰 마켓으로 이름을 굳혔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마켓’ 형태로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성수동에서 여성복 브랜드 ‘써티 Project’를 운영했던 최지웅 대표는 함께 재고를 소진할 겸 같은 성수동 내에서 친하게 지냈던 이웃 디자이너 브랜드 ‘닐바이피’ ‘쌀롱드쥬’ ‘꼼므알’ 등 13개의 브랜드를 모아 행사를 기획했고, 이 행사가 대박이 났다.

    2014년 8월 30일 30평 정도의 사무실에서 그렇게 써티마켓의 1회가 진행됐다. 2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고 성수동의 작은 골목골목으로 사람들이 꽉 차 경찰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마켓에 대한 수요와 가능성을 본 최지웅 대표는 ‘써티마켓’을 본격 사업화했고 지금까지 15번의 마켓을 진행해 왔다.

    현재 마켓에 꾸준히 참여하며 마켓을 리딩하는 닐바이피, 쌀롱드쥬, 꼼므알과 키즈 브랜드 리미떼두두, 플라키키, 젤리멜로 등이 모두 써티마켓과 함께 커 온 브랜드다. 지금 이들 브랜드들은 많으면 4000만~5000만원, 대박이 날 경우에는 하루에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여러 프로젝트로 ‘써티’만의 단독 상품 선봬





    써티마켓이 감도 높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집합 장소인 만큼 주 방문 고객층도 20~30대의 패션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다. 마켓이 오픈하기 전부터 고객들이 긴 줄을 이루는데 이는 모두 자신이 뚜렷하게 좋아하는 브랜드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다른 마켓과 달리 유동인구의 방문율보다 분명한 구매 목적을 가진 고객의 방문율이 높다.

    써티마켓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올해 6월부터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기존의 온라인 몰과 달리 마켓의 특성을 살려 온라인에서도 팝업 형태의 판매를 선보인다. 현재 브랜드 ‘프루아’와 일러스트작가 ‘캘리박’이 협업해 론칭한 써티마켓의 단독상품처럼 이제껏 마켓에 참여했던 300개의 브랜드 풀 안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써티마켓은 규모 위주의 박람회와 소소한 장터인 플리마켓의 중간점을 유지하고자 한다”며 “1년에 3회 진행하던 마켓 횟수를 4회로 늘리고, 온라인을 통해 써티만의 상품을 선보이면서 인지도와 브랜딩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니콘마켓, 백화점~몰 신흥 콘텐츠로 인기




    스위트스팟(대표 김정수)이 전개하는 유니콘마켓은 수많은 스몰 브랜드 50~60개를 모아 몰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마켓을 펼치고 있다. 사람들 상상 속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의미로 ‘유니콘’을 설정한 스위트스팟은 유니콘 이미지에 맞는 아기자기하고 컬러풀한 집기와 공간 인테리어 상품 그리고 유니콘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 상품으로 ‘유니콘’ 브랜딩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기획 준비를 시작으로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총 30회 차를 진행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름을 알렸다. 첫 회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렸던 ‘윙윙페어’의 일환으로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서 마켓을 진행했는데, 장소의 화제성 때문인지 빠르게 다음 회차를 진행 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6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3일 동안 진행했을 때 총 2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과가 좋아 유통가에서 입소문이 났고, 여러 몰과 백화점에서 잇따라 진행 제안이 쏟아졌다. 해당 회차는 여름시즌 테마 마켓으로, 당시 몰에서 진행하던 다른 페어 콘셉트와 컬러를 조화롭게 맞춰 시선을 끌어 효과를 봤다.

    3일에 2억 기록, 참가비 없고 수수료 도입





    유니콘마켓이 다른 마켓과 다른 점은 브랜드 참가비가 없고 모두 판매 수수료제라는 점이다. 보통 마켓의 하루 참가비가 50만원인데, 판매가 잘 되는 브랜드는 50만원을 훌쩍 넘는 몇 천 만원의 수익을 올리지만 참가비 만큼도 매출이 나오지 않는 브랜드도 수두룩하다. 이에 유니콘마켓은 참가비 대신 판매된 전체 매출에서 30% 미만의 수수료를 내도록 책정하는 판매수수료제를 운영한다.

    조희원 마켓 파트장은 “브랜드 입장에서 ‘스위트스팟’을 통해 진행한 마켓이 가장 잘 됐다고 여길 수 있는 마켓이 됐으면 한다”며 “실제 참가했던 브랜드들의 만족도가 높아 참여 브랜드 중 60%가 재참여하고 있다. 브랜드의 여러 가지 상황 등을 고려해 수수료를 대부분 30% 미만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조 파트장은 “스위트스팟이라는 모기업이 탄탄한 만큼 VMD와 MD구성, 마케팅 부분에서 모두 전문인력을 갖췄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에 시즌마다 마켓 콘셉트와 비주얼을 새롭게 어필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앞으로 쇼핑을 문화 콘텐츠로 제안하는 방향으로 유니콘마켓을 전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만든 ‘디어’




    리스페이스(대표 여동인)의 ‘디어마켓’은 여동인 대표를 비롯한 회사 내부의 시각디자이너, 공간디자이너 그리고 인기 온라인 브랜드 ‘어썸니즈’의 배주희 디자이너와 ‘더고보’의 고보람 디자이너가 함께 기획하는 마켓이다. 주최 측과 참여 브랜드 측이 함께 기획해 감도 높은 마켓 콘셉트와 차별화된 브랜드 큐레이션을 제안한다.

    대부분 마켓이 입점 신청서를 받는 것에 반해, 디어마켓이 주체적으로 콘택트해 브랜드를 섭외하는 편이다. 리스페이스가 2013년에 회사를 설립한 이후 85회의 행사를 진행했고 이로 인해 총 1600개 내외의 브랜드 풀을 지닌 만큼, 탄탄한 상품을 지닌 브랜드를 주도적으로 콘택트하고 있다. 또한 리스페이스 밖에서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디자이너들과의 논의를 거쳐 더 까다로운 큐레이션이 가능하다.

    주로 ‘Clean & Timeless’의 콘셉트에 맞춰 ‘보장된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어마켓’은 실질적인 혜택에 포커스를 맞춰, 가격 혜택과 신상품 선공개 등 디어마켓에서 방문객이 누릴 수 있는 점을 강조한다. 마켓 입장 티켓을 5000 ~ 1만원 선에 판매하는 데도 오픈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마켓 주위를 서성이는 이유다.

    행사 진행 노하우 & 1600개 브랜드 풀 승부





    여동인 대표는 “기업에서 기존의 행사와 다른 유니크한 기획을 원할 때 리스페이스를 찾는다. 여러 규모의 다양한 콘셉트로 진행해 본 만큼 행사를 기획하고 홍보 • 운영하는 데 있어 리스페이스만의 노하우가 있다. 이런 노하우를 집약해 진행하는 행사가 ‘디어마켓’”이라고 설명한다.

    리스페이스는 전문 시각 • 공간 디자이너를 갖춘 만큼 홍보 콘텐츠와 공간의 인테리어의 톤을 통일되게 유지하며 비주얼을 브랜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콘텐츠로 마켓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 때 바로 ‘디어마켓’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임팩트 있고 결이 같은 디자인을 활용한다.

    자체 행사를 전시 •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 업로드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으며, 행사를 홍보하면 수백 건이 공유되는 등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홍보로 유입되는 고객이 40%, 그 외의 브랜드 자체 팬덤이 60% 정도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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