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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 M&A시장 큰 손으로 등극하나?

Monday, Sept. 19, 2016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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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M&A 시장에 또 다른 빅뉴스가 터졌다.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가 프랑스 디자이너브랜드인 「까스텔바쟉」의 한국과 아시아 상표권을 각각 인수한데 이어 최근 본사인 PMJC까지 사들였다는 내용이다. 이로서 「까스텔바쟉」에 관한 전세계 상표권과 판권은 패션그룹형지가 보유하게 됐다.

그야말로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의 기업 M&A 속도에 가속페달이 붙었다. 지난 2012년 우성I&C 인수를 계기로 M&A 시장에 뛰어든 이 회사는 에리트베이직, 에모다, EFC(구 에스콰이아)를 차례로 인수한 이후 마침내 「까스텔바쟉」의 본사까지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형지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쇼핑몰 바우하우스와 베트남의 생산공장인 C&M 인수 등으로 급격하게 사세를 확장해 왔다.  

최근 3~4년 동안 이들 기업들을 속속 M&A하면서 형지의 기업 외형은 계열사 포함 1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각각의 회사를 인수한 이후 그룹 통합 CI(Company Identity) 차원에서 패션그룹형지를 필두로 형지I&C, 형지엘리트, 형지에스콰이아, 형지리테일, 형지쇼핑, 형지C&M 등으로 회사명도 통일화했다. 그야말로 총 7개 계열사를 거느린 패션그룹다운 위상을 외견상으로 갖춘 셈이다.

2014년 한국 이어 2015년 아시아 상표권 인수

그렇지만 형지의 공격적인 행보를 편안하게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M&A를 위해 외부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121%와 158%였던 부채비율이 2013년에는 280%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형지는 쇼핑몰 ‘바우하우스’를 코람코자산운용에 ‘세일즈앤리스백’ 형식으로 830억원에 넘겼다. 건물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대신 매월 임대료를 내면서 유통사업을 계속 유지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군살빼기 노력이 가세하면서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14년 194%로 줄어 들었으나 작년에 다시 203%로 늘어났다.

올해는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와 형지에스콰이아의 보유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에도 속도를 내면서 아웃도어 「노스케이프」과 형지I&C 소속의 남성복 「본지플로워」를 S/S 시즌 기점으로 브랜드 사업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형지의 흥행돌풍을 이끌었던 「까스텔바쟉」을 9월1일자로 떼어내 신설 독립법인으로 분리하고 자금유치에 나섰다.

2012년 우성I&C 인수 계기 M&A에 적극 가세

형지의 모험은 기가막히게 먹혀 들어갔다.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신한BNP파리바로부터 전환우선주 형식으로 45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 형지측은 “저성장기에 4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브랜드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투자금을 활용해 공격적 확장과 글로벌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일환으로 이번 「까스텔바쟉」의 글로벌 본사 인수작업도 이뤄진 셈이다. 그렇다면 「까스텔바쟉」은 어떤 브랜드인가? 이 브랜드는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장 샤를르 드 까스텔바쟉(Jean Charles de Castelbajac)’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1978년 론칭했다.

예술작품 팝아트 등에서 영감을 얻어 유머러스하고 키치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으나 금융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게 된다. 마침내 2011년 우리의 법정관리 상태와 비슷한 은행관리 상태에 들어갔다. 어려움에 봉착한 이 회사를 인수한 사람은 당시 이엑스알코리아를 책임 경영했던 민복기 사장이다. 민 사장은 800만 유로(당시 120억2000만원)를 투입해 이 회사를 인수했다.  

에리트베이직 에모다 EFC C&M 등도 속속 인수

민 사장은 이듬해 한국에서 「까스텔바쟉」을 럭셔리 트래디셔널 브랜드로 론칭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간 국내 시장의 반응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까스텔바쟉」 인수에 따른 무리한 자금투입으로 다른 브랜드 사업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자체 브랜드 사업을 중단하고 한국 상표권을 2014년 패션그룹형지에 매각했다. 이듬해 중국 등 아시아 상표권 매각에 이어 올해는 본사인 PMJC까지 매각함에 따라 이제 「까스텔바쟉」은 민복기 사장의 손을 완전 떠나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에게 넘어간 셈이다.

형지는 「까스텔바쟉」의 상표권 인수 이후 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을 내세워 론칭 1년 만에 150여 개 매장을 돌파하고 론칭 2년 차인 올해 매출액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계열사인 형지에스콰이아에서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쟝샤를드까스텔바쟉」 이름으로 핸드백을 이번 F/W시즌 론칭했다.

독립법인 까스텔바쟉 3년 내 상장, 2000억 규모로

형지는 신설 법인 까스텔바쟉을 장기적으로 3년 내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연매출 2000억원에 수익률 10%를 내는 회사로 키우는데 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더불어 “라이선스 수익도 100억원까지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

계획대로 이뤄지면 더할 나위 없는 핑크빛 청사진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전제 조건은 형지와 계열사의 지속성장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라」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형지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크로커다일레이디스」 의 매출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인 형지I&C도 남성복 「예작」 「본」에 이어 「캐리스노트」 「스테파넬」 등 여성복을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기업 볼륨은 1000억원으로 커졌으나 지난 3년 동안 평균 영업이익률이 1.8%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3월 670억원을 들여 인수한 형지에스콰이아 역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자칫 페달이 얽히면 자전거가 넘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금까지 형지가 보여준 행보가 너무 무리수를 둔 M&A라는 지적들도 많지만, 얽힌 실타래를 잘 풀어 헤쳐나가기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크다.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국내 대표 패션기업으로 성장한 패션그룹 형지에 연관된 수 천 개의 협력사들을 감안해 볼 때 이 회사가 결코 넘어지거나 쓰러져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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