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메이션 등 인종차별로 CEO들 잇따라 사퇴

    백주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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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7조회수 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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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리적인 패션과 여성권 향상, 인클루시비티 등의 메시지로 큰 인기를 누리던 LA의 브랜드 ‘리포메이션(Reformation)’이 구설수에 올랐다. 브랜드가 보여주던 정신과 정반대로 회사 내에서는 인종차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과거에 리포메이션에 몸담았던 직원이 긴 시간 당했던 고통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후 CEO 야옐 아플라로(Yael Aflalo)는 사퇴를 결정했다. 이번에 언급된 브랜드는 리포메이션 단 한곳만이 아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불을 지핀 역대급 규모의 시위 물결은 패션계에까지 닿았다.

    5월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 주에서 일어난 백인 경찰의 흑인 민간인 과잉 진압, 살인 사건으로 미국과 전 세계에서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뜨겁다. 이미 수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시민들은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거리로 뛰쳐나갔다. 이들은 3주째 시위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러 기업들은 흑인 인권 단체에 기부를 했고 사내 직원들의 인종 다양성을 약속했다.



    때로는 눈에 보이기도 눈에 잘 띄지 않기도 한 이 인종 문제는 이미 미국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패션계도 만연했다. 같은 시각 미디어와 업계 리더들은 흑인 디자이너들을 집중 조명했고 브랜드들은 블랙 라이브즈 매터에 참여했다.

    리포메이션도 분위기에 맞게 이 운동에 대한 열의를 SNS을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플래그십 매장에서 매니저 역할을 했던 엘르 산티아고가 자신이 겪은 일을 답글로 남기며 리포메이션이 원했던 팔로워들과의 공감 시나리오는 실패했다.

    매장 직원이었던 엘르 산티아고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매장 업무를 맡아 하면서 3년간 단 한 번도 매니저 타이틀을 받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에 몇 차례 자신보다 낮은 경력의 새로운 직원들이 그녀의 위로 들어왔으며 그들은 모두 다 백인이었다.

    그녀 포함해 다른 유색인종 직원들은 본사로 출장을 단 한 번을 가본 적이 없지만 백인 직원들을 주기적으로 비행 편을 제공받았다고 한다. CEO 야옐 아플라로는 유색인종의 직원들과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거나 거의 대화도 섞지 않았고 흑인 모델들은 절대 쓰지 않았다.

    최근 흑인의 문화를 기리는 달에(Black History Month) 백인 직원이 흑인들의 솔푸드라고 불리는 치킨을 먹는 사진과 함께 희화화 한 일이 있었다. 당시에도 논란으로 그 사진은 SNS에서 내려졌으나 그 직원은 홀세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 음악씬에서 아주 영향력 있는 흑인 R&B 스타 시저(SZA)까지도 리포메이션 SNS 페이지에 자신이 뉴욕 리포메이션 매장에서 느꼈던 불친절함을 코멘트로 남기며 가세해 리포메이션은 수많은 이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CEO 야엘은 모든 것을 인정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한다는 사과문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리포메이션뿐만이 아니다. 유명 미디어 리파이너리29(Refinery 29)의 크리스틴 바베리치, 블로그 맨 리펠러(Man Repeller)의 설립자 린드라 코헨, ‘밴도(Ban.do)’의 젠 고치도 인종 차별 문제가 제기돼 각자의 직책에서 물러났다.

    한편 보그의 애나 윈투어도 타깃이 됐다. 내부자의 제보에 따르면 그녀는 ‘회사 내에서 누군가라도 어떠한 불평등을 느낀 적이 있다면 애나 윈투어 다 자신의 잘못’이라는 메시지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고 한다. 유명 매거진 본아뻬띠(Bon Appétit’s)의 편집장, 더윙(The Wing)의 CEO, 크로스핏(Crossfit)의 CEO 등 패션 이외의 업계에서도 사내 인종차별 문제로 사퇴가 이어졌다. [패션비즈=백주용 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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