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앙 크론 CEO "韓·獨 MZ 컬처 공략, 성공 자신"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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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6.02조회수 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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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적 차이는 있겠지만, 취향의 갭은 걱정하지 않아요. 디지털을 통해 글로벌로 소통하는 MZ세대들은 애티튜드나 생각, 라이프스타일 등 대부분 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대적인 트렌드에 영감을 받으며 대담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죠. 특히 ‘팬덤’ 문화가 강한 편인데, 우선은 저희도 베를린 특유의 문화적 특징으로 한국에서도 통하는 팬덤을 형성하고 싶습니다.” 내년 한국 론칭을 준비 중인 파비앙 크론(Fabian Krone) 리베스킨트베를린 사장의 말이다.

    지난 5월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비컨스튜디오에 아시아 최초 브랜드 쇼룸을 열고 3일간 수 많은 한국 패션 관계자들과 소통하던 그와 만나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리베스킨트베를린(LIEBESKIND BERLIN, 이하 리베스킨트)' 브랜드에 대해 들어봤다. 2003년 독일 베를린에서 탄생한 리베스킨트는 유럽에서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전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을 통해서는 26개국에 판매 중인데,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부터 직구를 통해 이 브랜드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크론 사장은 “리베스킨트는 2003년 론칭 후 20년 동안 꾸준히 진화해 온 브랜드다. 물론 굴곡도 당연히 있었지만 늘 마켓을 리딩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특히 3년 전 디자이너 지나 콘데(Gina Conde)를 영입한 이후로 상품 디자인이 더욱 발전했는데, 브랜드의 DNA에 베를린 특유의 트렌디한 무드와 특징을 반영한 것이 적중했다. MZ 타깃으로 주 소비층을 전환하고 3년 간 성장하는데 든든한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자이너 지나 콘데 영입 후 리베스킨트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연평균 17%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0%나 신장했다. 브랜드에 좀 더 젊고 쿨한 감성을 넣는데 성공하면서 유럽 주요 도시에 새로운 스토어를 오픈할 수 있었고, 아시아 진출에 대한 계획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아시아 진출을 염두에 두면서 첫 번째 진출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 패션과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아시아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아시아 마켓에서 성공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 내년 상반기 론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1차 목표다. 다른 아시아 국가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아시아 진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또 “리베스킨트의 캠페인에 ‘플레이(PLAY)’를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는 문화적인 면을 가장 중시한다. 한국의 케이팝처럼 독일, 특히 베를린은 문화 중에서도 음악적인 면이 강하다. 매우 쿨하고 젊고 역동적이면서도 유연하고 창조적이라는 특성은 한국과 베를린의 문화적 특징이 맞닿는 지점이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라며 한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짚었다.

    리베스킨트의 가장 큰 강점은 변함없는 고퀄리티와 접근성 좋은 가격대다. ‘뉴 럭셔리’라는 요즘 MZ 소비자들의 니즈와도 딱 맞다. 트렌디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브랜드, 동시에 문화적으로 헤리티지가 탄탄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리베스킨트는 세 가지 가격 구성을 제안한다. 200~300유로, 500~600유로, 800~2000유로 라인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300~600유로 카테고리 상품 비중이 높고, 800~2000유로 라인은 ‘디에디트(The Edit)’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 라인의 상품들은 보테가베네타와 셀린느의 가죽 제품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생산지에서 제조해 퀄리티를 유지한다.

    한국 시장을 공략할 상품들은 ‘2023 봄 컬렉션’으로 새롭게 구성했는데,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셰이프와 컬러, 크기를 반영한 새 디자인들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벼운 무게, 실용적인 구조, 다양한 소재와 수작업으로 마무리한 매듭 및 직조 디테일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면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유통 전략은 옴니채널로 열어두고 있다. 전개할 파트너사의 결정에 따라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포지셔닝을 유지할 수 있는 리테일 전략에 협력할 생각이다. 최근 젊게 진화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춰 유럽 시장에서는 유연하고 통일된 브랜딩 전략을 펼치기 위해 리테일 전개 방식을 변경했다.

    크론 사장은 과거 뷰티, 주얼리, 워치를 거쳐 마지막으로 ‘보테가베네타’ 북유럽 총괄을 맡으면서 상당히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보테가의 시대를 연 다니엘 리와 함께 일했던 기간은 25년 경력을 통틀어서 손꼽을 정도로 멋진 시간이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한 브랜드를 완벽하게 이미지화해 새롭게 전환시키는 것을 목격했고, 그 때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리베스킨트의 에너제틱한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베스킨트베를린의 한국 전개는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까. 내년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전개를 시작할 이 브랜드의 행보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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