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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4인, 스타트업 브랜드 오너가 된 사연
스니커즈 전문 ‘폼페이’ 성공담!

Wednesday, Sept. 23, 2020 | 이민재 마드리드 리포터, fbiz.spa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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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취준생 친구들이 구글에 ‘신발 만드는 법’을 검색해 만들기 시작한 브랜드 ‘폼페이’. 이 브랜드는 6년 만에 연 매출 500만 유로의 회사로 성장했다. 순조롭지 않았지만 패기만만했던 이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던 4명의 친구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이들에게는 스니커즈 마니아라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이 모여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인 ‘폼페이(Pompeii)’를 론칭했다.

첫 컬렉션 생산량 350족, 초기 자본금 1만8000유로(약 2400만원)를 갖고 지난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이 브랜드는 현재 누적판매 20만족, 연매출 500만유로(약 66억3000만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패션 스타트업 브랜드 중 하나인 폼페이의 성공 스토리다.

폼페이의 시작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브랜드의 공동창업자 4인은 창업 당시 모두 대학생이었다. 이미 취업을 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취준생이었다. 스니커즈 브랜드를 창업하고자 모인 4명의 청년 중 패션산업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스페인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 브랜드

그래서 무작정 구글에 ‘신발 만드는 법’을 검색을 해 봤다고 한다. 몇 번의 검색 끝에 이들은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엘체(Elche) 지방에 신발 공장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아냈고, 전화번호부를 뒤져 30개가 넘는 공장에 전화를 했다.

그들에게는 1만8000유로의 자본금이 전부였는데 이 돈으로 신발을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대부분 장난전화라고 여기고 화를 내거나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겨우 한 곳에서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미팅을 하게 됐는데, 신발 디자인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었던 이들이 가져간 것은 흰 종이에 대충 그린 신발 디자인이었다.

비록 처음은 엉망이었으나 다행히 오랜 경험을 갖고 있던 공장의 도움으로 디자인을 수없이 수정해 가며 본격적인 신발 생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들이 간과한 것은 신발을 생산할 기본 설비를 만드는 것이었다. 자본금 대부분은 이 설비를 만드는 데 충당됐으며 그 결과 최종적으로 생산된 신발은 겨우 350족이었다.





‘신발 만드는 법’검색하던 청년 4인의 도전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턱없이 초라해 보이는 수량이었다. 이들의 첫 번째 전략은 제한된 수량을 역이용하는 것이었다. 제품마다 1번부터 350번까지 숫자를 새겨 넣어 구매자로 하여금 리미티드 컬렉션의 제품을 소유한 기분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해 지금도 350족만 생산하는 한정 모델은 폼페이의 대표적인 마케팅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브랜드는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패기 넘치게 신발을 만들었으나 패션산업에 인맥도, 경험도 전혀 없는 스타트업 브랜드이다 보니 판매할 창구가 전무했다. 이들의 초기 자본금은 모두 디자인 개발과 신발 생산에 썼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수 있는 돈이 없었다.

창업 당시 이들은 20대 초중반의 청년으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익숙한 세대였다. ‘오프라인이 안되면 온라인에서 판매하면 된다’는 생각은 폼페이가 처음부터 온라인과 SNS를 통한 마케팅에 집중했던 이유였다.

부족한 생산량, 리미티드 컬렉션으로 탈바꿈

이들은 스페인 내 패션 블로거와 인플루언서에게 제품 리뷰를 부탁했고 이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주력으로 하는 SNS 계정을 만들었다. 각 제품에는 자수로 1부터 350까지 숫자를 새겼다. SNS를 통해 퍼진 폼페이의 350족 한정 판매,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영원히 가질 수 없다는 메시지는 순식간에 공유됐다.

기존에 알려진 브랜드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더 선호하고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Z세대들의 호응으로 계정을 열자마자 팔로워는 금방 2000명을 넘어섰다. 이렇게 온라인에서 먼저 브랜드를 알린 폼페이는 마드리드에 드디어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온라인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팝업스토어 첫날 100여족을 팔았고 이틀 만에 제품을 모두 매진시키며 첫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브랜드의 성공적인 시작을 안겨준 온라인과 SNS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은 현재도 폼페이의 주요 동력이다. 현재 폼페이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팔로워 수는 합쳐서 약 26만명이다. 새로운 모델이 론칭됐을 때 가장 먼저 알리는 곳도 바로 이 SNS 계정이다.





온라인 인지도 → 팝업 매진, 성공적인 스타트!

계정에 새로운 제품이 올라오면 팔로워들끼리 태그와 공유를 통해 저절로 인터넷상에서 홍보가 된다. 수십만의 팔로워를 바탕으로 한 이런 바이럴 효과 덕분에 폼페이는 매번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도 빠른 판매가 가능하다.

바로 이 점이 폼페이의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공동창업자 가운데 한 명은 설명했다. 국경 없는 온라인 판매는 해외판매 장벽도 없애 현재 전체 매출 중 10~20%는 꾸준히 프랑스 · 영국 · 포르투갈 등 인근 유럽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계속적인 판매와 성장을 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과 품질에 대한 보장이 절실했다.

폼페이라는 브랜드명은 이탈리아의 폼페이에서 가져왔다. 화산폭발로 폐허가 됐다가 다시 살아난 도시에서 브랜드명을 가져온 이유는 폼페이라는 도시가 가진 생명력을 브랜드에 그대로 입히겠다는 공동창업자들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생명력만큼 스타트업을 잘 드러내는 가치가 없다는 것.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 스타트업 브랜드엔 필수

디자인 면에서는 하이브리드를 강조했다. 공동창업자 4인 모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성장했다. 이들이 주목한 타깃층도 바로 자신들과 같은 Z세대의 중산층 이상의 고객들이었다.

디자인은 비교적 심플한데 스니커즈인지 구두인지 모를, 어딘지 캐주얼하면서도 포멀한 디자인이다. 파스텔톤의 신발 밑창에는 생동감을, 가죽 신발끈에는 포멀함을 강조했다.

디자인은 신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추구와 연대를 지향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폼페이는 제품 판매 그 이상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노력했다. 이 일환으로 브랜드가 성장한 연대기를 디자인 맵을 통해서 소개하기도 했다.

‘폼페이 장학금’ 등 공유가치 커뮤니티 지원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는 ‘폼페이 장학금’이 있다. 폼페이라는 브랜드가 초창기 창업자들이 스페인 전국을, 이후 유럽을, 나아가서는 아시아를 직접 발로 뛰고 여행하면서 키운 브랜드라는 점에서 공동창업자들은 폼페이라는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여행과 그를 통해서 얻는 영감과 인간관계를 꼽는다.

‘폼페이 장학금’은 폼페이의 고객이 이런 브랜드 가치를 함께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브랜드가 여행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 각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조건은 오로지 폼페이에서 지정한 장소는 반드시 방문하고(전체 일정의 30%), 가는 곳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경험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해야 한다.

2019년에는 도미니카공화국,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지를 여행을 하게 했다. 장학금 신청에 참여하고 이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참가자들은 영상 등을 통해 소통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브랜드는 전 세계 곳곳에 저절로 홍보되는 반사 이익을 얻게 된다.





14년 론칭 첫해 50만 유로, 연평균 40% 신장

이렇듯 디자인, 판매, CS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시도에 나선 폼페이는 론칭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론칭 첫해 50만유로(약 6억7000만원)를 달성한 후 이듬해는 무려 400% 성장한 200만유로(26억7000만원)를 달성했다. 그 다음 해는 350만유로(46억7000만원)를 올렸고, 작년 매출은 500만유로(66억3000만원)로 추산된다.

최근까지 폼페이는 연 40% 이상의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유통망도 온라인 판매를 넘어 스페인의 주요 도시인 마드리드, 발렌시아, 세비야, 빌바오 등 모두 4곳에 매장을 오픈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공동창업자가 모든 프로세스를 담당하던 데에서 벗어나 어느덧 50여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제품군 역시 스니커즈뿐만 아니라 의류제품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바르셀로나와 밀라노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초심으로 되돌아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스페인 패션산업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폼페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스페인이 국가경계령을 발동한 이후 오프라인 매장들이 무기한 문을 닫으며 브랜드는 생존을 선택해야만 했다. 특히 추가 매장 오픈과 사업확장을 계획했기 때문에 브랜드는 많은 재고를 확보해 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폼페이가 선택한 것은 스카이프를 통해 전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한 것이었다. 팬데믹 기간 중 직원 고용과 급여를 모두 유지하기로 결정한 스페인의 패션공룡 자라를 제외하고, 폼페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스페인 패션 브랜드인 코르테피엘과 아돌포도밍게스 등도 모두 무급휴직을 선택한 가운데 폼페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었다.

이제 브랜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처음 온라인 기반으로 판매했던 브랜드처럼 온라인 구매만 가능하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화상전화나 채팅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CS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SNS 소통을 지속하며 브랜드는 출구전략을 고심 중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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