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 이커머스 가속화, 시즌리스 컬렉션 대두
    포스트 록다운 패션산업 뉴 노멀은?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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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조회수 1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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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상반기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우리의 일상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유럽과 미국에서의 록다운(lockdown;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 집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규제 또는 가이드라인)으로 필수적인 매장(식료품점, 약국, 주유소, 세탁소 등) 외에 모든 숍과 레저시설 · 레스토랑 등이 문을 닫으면서 서구 경제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글로벌 경제 규모가 6% 줄어드는 100년 만의 최대 경제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패션산업에서도 록다운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혼돈이 시작됐고 이어 오프라인 매장들의 휴점 사태로 패션리테일러들은 봄 · 여름 시즌 오더와 생산을 대부분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록다운으로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소비자들의 패션 구매 니즈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매출은 없으나 운영 비용(임금, 매장 임대료, 마케팅 비용 등)은 계속 들어가는 오프라인 매장은 엄청난 재정적 부감을 견뎌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미 도산한 패션기업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지난 5월 초에는 미국의 백화점 체인인 니만 마커스(Nieman Marcus, 43개 매장, Bergdorf Goodman 2개 매장)가 부도 신청을 하기도 했다.






    재정에 대한 불안감… 지출 자제하는 소비자들

    패션기업들은 더 이상 폭발적 매출 성장이나 글로벌 확장,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같은 원대한 목표를 지향하지 않는다. 지금 당면과제는 ‘생존’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후 서서히 풀리고 있는 록다운으로 유럽에서는 하이스트리트 리테일러부터 백화점과 럭셔리 브랜드들이 속속 매장 문을 열고 있다. 그리고 패션매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손 세정제 비치, 마스크를 착용한 매장 직원, 입어본 옷은 스팀해서 24시간 따로 보관하기 같은 새로운 룰이 적용되고 있다. 록다운을 거치면서 패션산업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걸까.

    향후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은 수입의 하락이나 실직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비필수(non-essential) 상품 및 서비스 구매를 줄이는 경향이다. 이미 록다운 기간 중에 영국 · 미국 ·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 · 스페인 등지의 소비자들은 어패럴 · 신발 · 주얼리 · 잡화 등에 대해서 소비를 40  ~  50% 줄일 의도가 있다고 조사(4월 서베이 실시, McKinsey)됐으며 영국 소비자의 3분의 2 역시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한다(Coresight Research).

    실제로 영국에서는 록다운 이후 소득의 5  ~  33%가 감소한 상황이며 실업도 증가해서 4월 한 달 동안 영국에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70% 증가한 210만명에 달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한 달 사이에 가장 많이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또 영국 소비자의 38%는 향후 12개월 안에 재정상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PwC) 이러한 상황에 지출보다는 저축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4월에는 가계저축이 전달대비 24조원이나 증가했다(Bank of England).

    록다운 영향… 5월 영국 내 패션 매출 22.6% ↓

    록다운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영국 내 패션 매출은 22.6% 하락했으며(BDO) 2020년 영국의 의류 및 신발 시장은 34% 줄어든 53조2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GlobalData). 록다운이 풀리면서 패션매장으로 다시 고객의 발길이 몰릴지는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유럽은 지난 5월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독일 · 프랑스 · 이탈리아 등이 연이어 의류매장을 열기 시작했으며, 영국은 록다운 3개월 만인 6월에 의류 매장 개점을 허용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록다운 쇼핑은 예전보다 훨씬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  ~  3개월의 록다운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은 가장 기본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생활하는 데 익숙해졌고 필수적인 제품만을 사용하고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소비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포스트 록다운에 소비를 줄이겠다는 영국 여성은 전체의 35%에 이른다(RSA: The Royal Society for the Encouragement of Arts, Manufacturers and Commerce).






    디지털 파워 절감, 이커머스 시장 가속화

    사람들은 록다운 기간 동안 테크놀로지의 파워를 절감했다. 업무를 위해 줌(Zoom)으로 화상회의를 하고 넷플릭스(Netflix)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보고 유튜브 운동채널을 보면서 홈트를 하는 것 외에도 식품부터 럭셔리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등 디지털은 록다운 라이프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문이 됐다.

    패션 부문도 마찬가지다. 록다운으로 인해 전시회와 패션위크 등이 디지털 버전으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매출을 낼 수 있는 유일한 판매채널로서 온라인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록다운하의 영국 리테일 중 온라인 구매는 30.7%(ONS,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비식품류(의류 포함) 매출의 44.3%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등 어느 때보다도 이커머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BDO(High Street Sales Tracker)에 따르면 5월 중 영국 내 비식품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129.5%)나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온라인 패션판매의 증가세가 록다운 기간에만 제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고무적이다. 매킨지는 유럽과 북미주에서 향후 6  ~  12개월 내에 패션과 어패럴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  ~  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축소, 쇼핑센터 위기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는 록다운으로 인해 지난 분기(2  ~  4월) 매출이 44%나 하락한 44조5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으로 1200개 매장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비용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인디텍스의 이커머스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운영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매장을 닫고 온라인을 강화해서 마진을 올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분기 동안 인디텍스의 온라인 매출은 50% 성장했으며 4월에만 95%나 증가했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면서 쇼핑센터들이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2년간 영국 내 쇼핑센터들의 가치가 31%나 하락한 데다(MSCI) 코로나19 사태로 패션체인들이 도산하거나 철수하면서 쇼핑센터들은 새로운 입주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쇼핑센터들은 현재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브랜드에 마케팅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센터인 웨스트필드(Westfield)에 해로즈(Harrods) 백화점의 아울렛이 입점할 것으로 알려져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H&M과 엘케이베넷(LK Bennet) 등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등 프리미엄 쇼핑몰에 아울렛 매장이 들어오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쇼핑센터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주요 쇼핑센터의 임대료가 30% 정도 하락한 것은 물론 임대공간도 30% 정도 줄어들어서 궁극적으로 쇼핑몰 수입이 50%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Jeffries).






    디젤, 옴니채널 ‘문’ 론칭 등 디지털 투자 ↑

    브랜드들은 이처럼 록다운에서 주요 판매채널로 부상한 이커머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디지털에 투자하고 있다. 록다운이 풀렸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당분간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는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디젤(Diesel)은 최근 옴니채널 모델인 문(Moon)을 론칭했다. 이커머스의 비중이 아직은 12%에 불과하지만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세를 보이는 데 힘입어 디젤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론칭한 것이라고 한다. 문은 13개월에 걸쳐서 완성된 옴니채널 모델로 모바일,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매장, 창고 등을 모두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B2B와 B2C의 물류 모델을 결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패션리테일러들이 옴니채널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특히 ‘오프라인 이 온라인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시작하고 오프라인이 이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매장에서 오더를 처리할 정도로 디지털이 중요해지고 있다.

    소싱룰의 변화… 소규모 · 스피드 · 융통성 지향

    패스트패션이 떠오르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패션리테일러의 소싱 포커스는 신속한 딜리버리와 저렴한 비용이었다. 이를 위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저렴한 베이직 상품을, 동유럽 · 터키 · 북아프리카 등 유럽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6주 내 딜리버리가 가능해 패스트패션을 생산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러한 소싱의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 소싱은 작은 규모의 오더를 근거리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짧은 딜리버리 기간을 통해서 고객의 취향과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팬데믹 같은 긴급사태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또 다른 록다운이 일어난다면 유럽 리테일러에게는 중국이나 방글라데시에 있는 엄청난 양의 상품을 걱정하기보다는 인접국이나 터키 등지에서 소형 오더를 운영하는 것이 손쉬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포스트 록다운에서는 융통성 있는 상품기획과 짧은 딜리버리 기간, 적은 양의 오더로 소싱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민첩한 소싱 운영의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영국의 온라인 패션리테일러인 부후(boohoo.com)다. 부후는 록다운이 시작된 3월 중순부터 기존 상품과 베스트셀러와 일상적인 시즌성(휴가를 위한 워드롭 등)을 따르기보다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을 중심으로 개편했다.






    과잉 생산 · 딜리버리 자제… 수요 주도형 소싱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캐주얼 워드롭(라운지 웨어)과 인스타그램과 화상회의에 멋지게 보일 수 있는 카메라와 비디오 상품으로 상품구색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이러한 기민한 대처로 영국 내에서 패션매출이 30%나 하락하는 상황에도 부후는 4월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부후가 이렇게 소비자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로컬생산이다. 영국에서 50% 이상을 생산함으로써 1  ~  2주 안에 딜리버리가 가능한 스피드와 민첩성은 부후가 지난해 매출 성장 44%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부후는 록다운 기간인 1분기(3  ~  5월)의 매출 성장을 5  ~  10%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패션산업의 인사이더들이 기존의 글로벌 패션캘린더(연중 시즌 컬렉션 발표 및 딜리버리 일정)를 소비자와 브랜드와 매장의 니드에 적합하도록 수정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 5월 디자이너 드리스 반노튼(Dries van Noten)과 홍콩의 레인크로퍼드(Lane Crawford) 백화점 CEO 앤드루 키스(Andrew Keith) 등 패션산업계 주요 인사들은 불합리한 패션산업의 컬렉션 운영 일정을 조정하자는 성명을 발표하고 서명운동 중이다.

    민첩 소싱 운영 리더 ‘부후’ 4월 매출 10% 신장

    주요 내용은 현재 연간 제공되는 최소 4개의 컬렉션(프리 컬렉션 2, 시즌 컬렉션 2)을 두 개(S/S, F/W)로 줄이고 판매 시점 역시 소비자들이 실제로 옷을 입는 시즌에 맞추자는 내용이다. 즉 F/W 컬렉션을 8월부터 1월까지, S/S 컬렉션을 2월부터 7월까지 판매하고 각 시즌 말(1월과 7월)에 세일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른 세일(특히 11월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없애는 동시에 불필요한 상품을 줄임으로써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처럼 시즌을 재조정하고자 하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S/S 2017 컬렉션에서 버버리와 톰포드는 시나우 바이나우(see-now-buy-now: 컬렉션을 보고 6개월을 기다려서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캣워크에서 소개되는 시점에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를 적극 주장했지만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CFDA, 글로벌 패션 시스템 전환 요구

    서명운동이 시작된 지 약 한 달 만에 700여개 패션회사의 임직원들이 서명했으며 셀프릿지스, 버그도프굳맨, 토리버치, 조셉 알투자라(Joseph Altuzarra),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등이 합류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럭셔리 그룹인 케어링과 LVMH 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성명이 단순한 플랜이 아닌 것은 독점금지범(anti-trust law)에 따라 여러 국가에서 공식적인 협의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forumLetter.org에 레터를 올리고 서명을 받으면서 비공식적인 단결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CFDA(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와 BFC(British Fashion Council)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직면한 글로벌 패션산업을 향해 ‘속도를 늦추고 지나친 생산과 딜리버리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디자이너들은 일하는 방식을 재설정(reset)하는 것은 물론 컬렉션은 연간 2회로 하고 좀 더 창의적이고 퀄리티가 좋은 상품을 적게 생산하는 것과 상품의 딜리버리를 소비자가 필요한 시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구찌, 연 컬렉션 2회로 압축 ‘시즌리스’

    지난 5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다이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는 구찌의 컬렉션과 스케줄 변경을 발표했다. 기존 4회의 주요 컬렉션(프리폴, 크루즈, S/S, F/W)을 연간 두 개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압축하는 한편 시즌리스 컬렉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프리폴(pre-fall), 크루즈(crusie), 봄/여름, 가을/겨울 시즌’ 같은 것은 이제 오래되고 신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컬렉션의) 변화로 오래되고 의례적 방식의 시즌과 쇼는 새로운 것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며 “더 이상 구찌는 시즌으로 패션을 규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운영 역시 전통적인 캣워크쇼보다는 이벤트 방식으로 여러 개의 인스타그램 포스트로 발표할 계획이다.

    구찌의 이 같은 발표는 지난 4월 같은 케어링 그룹 소속의 생로랑(Saint Laurent)이 패션위크가 아닌 독자적인 스케줄로 컬렉션을 제공할 것을 발표한 이래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광범위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구찌의 이번 행보는 다른 브랜드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예를 들어 2017년 구찌가 모피 사용 중단을 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따르게 된 것처럼 연매출 규모 12조9600억원의 가장 인기 있고 힘 있는 브랜드가 움직이는 방향은 패션산업에 중요한 인플루언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 D2C 확대 및 홀세일 모델 제고

    패션산업의 시즌성은 홀세일 판매와 패션잡지의 화보촬영 스케줄에 바탕을 둔다. 예를 들어 2월 패션위크에서는 F/W 컬렉션을 선보여서 홀세일 오더(6개월 후 딜리버리)를 받는 것은 물론 잡지의 에디터들 역시 캣워크쇼를 보고 가을/겨울호 잡지 화보를 준비하게 된다. 그런데 홀세일을 하지 않거나 아주 작은 규모의 홀세일만을 운영한다면 굳이 국제 컬렉션의 스케줄을 따를 필요가 없다.

    구찌가 독자적인 방식으로 시즌리스 컬렉션을 제공한다는 것은 온 · 오프라인 리테일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구찌 매출의 85%가 직접 판매(직영매장과 온라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디자이너나 브랜드들은 이제 D2C(direct to consumer, 온라인 판매)를 통해 홀세일을 생략한다. 직접 온라인으로 오더를 받으면서 고객과의 관계를 이어 가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반응을 볼 수 있고 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2C모델은 직접 컨트롤할 수 있고 마진이 높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지만 문제는 인벤토리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소형 브랜드의 경우 홀세일과 D2C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기능성 상품 관심 고조… 안전과 보호 위한 혁신

    팬데믹은 또한 패션산업에서 기능적 상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록다운이 끝나고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데님아우터웨어, 블레이저, 모자, 스카프 등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상품들이라고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서 안티바이러스 소재가 등장했다. 이탈리아의 원단 제조업체인 알비니(Albini Group)는 스위스 소재혁신 회사인 하이큐(HeiQ)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안티바이러스 원단인 바이러포뮬러(ViroFormula)를 개발했다. 바이러포뮬러는 생산과정에서 원단에 화학물질을 처리함으로써 안티바이러스 성질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알비니는 케어링 그룹, 아르마니, 젠냐, 프라다 등에 셔츠 소재를 제공하는 회사로 이번 안티바이러스 원단은 이미 럭셔리 브랜드로부터 오더를 받았다고 한다.

    알비니사는 ‘안티바이러스 기능은 향후 의류의 일반적인 성능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면서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전 세계 패션 시스템 변화

    2월 이후 코로나19로 패션산업은 정지 모드에 돌입했다. 록다운으로 매장들이 문을 닫았고 온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의 상품은 살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전시회나 새로운 컬렉션 발표도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으며 셀러브리티가 북적이는 론칭 파티도 없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모든 것이 멈춘 듯했지만 패션산업은 결코 쉬지 않았다. 브랜드들은 끊임없이 ‘20% 특별 할인’ ‘50% 할인 프리뷰’ 등으로 이메일 마케팅을 발송하고 소셜마케팅을 운영했으며 온라인 리테일러들은 록다운하에서 소비자의 니즈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마케팅을 수정했다.

    결국 네타포르테(net-a-porter)에서 라운지 웨어 매출은 전년대비 1300% 이상 증가했고 영국의 온라인 패션리테일러인 소산다(sosandar.com)는 지난 2개월간 매출 성장 62%를 기록해서 록다운의 성공스토리를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와 CEO들은 해묵은 패션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경쟁력 강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과연 록다운이 풀리고 유럽 패션매장에 고객이 방문하면서 정지 상태였던 패션산업이 작동 모드로 전환하게 되면 우리는 어떤 변화를 목격하게 될까?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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