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남성복 패션위크 분리된다

    grooveash
    |
    13.05.01조회수 10511
    Copy Link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 CFDA(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가 뉴욕 남성복 패션위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CFDA는 관련 인사들과 함께 올해 들어 두 차례 이상 뉴욕 남성복 패션위크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 참석자 명단에는 GQ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짐 무어(Jim Moore)를 포함한 남성지 에디터들, 트레이드 쇼 컴퍼니 ‘애드밴스타 패션 그룹(Advanstar Fashion Group)’의 CEO 톰 플로리오(Tom Florio), 글로벌 패션 PR 및 프로덕션 에이전시 KCD 등이 이름을 올렸다.

    CFDA의 CEO인 스티븐 콜브(Steven Kolb)는 그동안 뉴욕 패션계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남성복 패션위크 분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더욱 진지하게 검토 중인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잠재적인 뉴욕 남성복 패션위크가 기존의 글로벌 남성복 패션위크와 바이어의 일정에 어떻게 잘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강조했다.





    런던 남성복 패션위크 분리 흥행이 활시위 당겨
    참석하는 디자이너 수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바이어, 프레스를 모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기획 중인 단계지만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여름이나 2014년 초에 진행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게 된 데에는 런던 남성복 패션위크의 흥행이 한몫을 했다. 지난해 6월 첫 번째 맨즈 패션위크를 치른 데 이어 두 번째인 올 1월 2013 F/W 컬렉션에서도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

    런던컬렉션은 런던을 대표하는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sum)」, 「구치」 디렉터 시절 피렌체에 있던 디자인 오피스를 런던으로 옮겼을 정도로 런던을 사랑해온 「톰 포드(Tom Ford)」, 런던 전통의 남성복 거리 ‘새빌로(Saville Row)’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이제는 ‘사라 버튼(Sarah Burton)’이 이끌고 있는 「알렉산더 매퀸(Alexander Mcqueen)」 등 ‘빅네임’들이 함께하며 세계의 바이어들을 이끌었다.


    「버버리 프로섬」 「톰포드」 등 빅네임 런던 참여
    「알프레드 던힐(Alfred Dunhill)」 「헤켓(Heckett)」 「탑맨(Topman)」 등 런던 출신 남성복 컴퍼니들뿐만 아니라 「크레이그 그린(Craig Green)」 「J.W.앤더슨(Anderson)」과 같은 런던 패션스쿨 출신의 걸출한 독립 디자이너들 또한 화제가 됐다.

    파리, 밀라노를 잇는 패션위크로 꼽히던 뉴욕보다 런던이 남성복 패션위크를 여는 데에는 한발 앞선 것이다. 영국의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까지 나와서 축사를 했을 정도로 브리티시 패션 위원회(British Fashion Council)를 통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이 뉴욕 패션계를 자극했다. 이로써 4대 메이저 패션위크 도시들 중 유일하게 뉴욕만이 남성복 패션위크를 개최하지 않는 곳이 됐다.

    뉴욕 남성복 디자이너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뉴욕 패션위크가 남성복 바이어들의 일정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대대로 여성복이 강세를 보여온 뉴욕 패션위크의 일정은 세계 여성복 패션위크의 일정에 맞춰 2월과 9월에 열린다.





    「크레이그 그린」 등 걸출한 독립 디자이너 배출
    뉴욕 남성복 디자이너들도 같은 시기에 런웨이 쇼 혹은 프레젠테이션 쇼를 진행한다. 하지만 세계의 남성복 바이어들은 1월과 6월에, 이탈리아 피렌체의 ‘피티워모(Pitti Uomo)’를 시작으로 밀라노, 파리로 이어지는 남성복 패션위크를 통해 바잉을 진행한다. 그야말로 세계 남성복 바이어들의 일정과 동떨어진 것.

    9월에 쇼를 선보여야 하는 뉴욕 남성복 디자이너들은 이미 새 시즌 바잉을 끝낸 바이어들이 뉴욕을 찾지 않으면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결국 뉴욕을 대표하던 디자이너들이 뉴욕을 떠나서 쇼를 진행하는 일도 생겼다. 「캘빈 클라인(Calvin Klein)」과 「존 바바토스(John Varbatos)」는 아예 밀라노로, 「톰 브라운(Thom Browne)」과 「필립 림(Philip Lim) 3.1」은 파리로 남성복 쇼를 옮겼다.

    「밴드 오브 아웃사이더스(Band of Outsiders)」의 경우 7월에는 파리에서, 9월엔 뉴욕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렇게 미리 다른 도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디자이너들에게는 9월 뉴욕 패션위크가 열리기 전 6~7월에 새 시즌 컬렉션을 공개해야 하는 점도 어려움을 준다.





    「존 바바토스」 「톰 브라운」 「필립 림」 등 뉴욕 떠나
    사정이 이렇다 보니, CFDA의 CEO 스티븐 콜브의 말대로, 뉴욕 남성복 패션위크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바이어의 스케줄 문제가 가장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런던 남성복 패션위크는 아예 ‘피티워모’가 시작되기 전으로 일정을 잡아 바이어들의 일정을 며칠 앞당기는 편을 택했다. GQ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짐 무어는 분리된 남성복 패션위크에 자신감을 보였다. 수년 전 브라이언 파크(Bryant Park)에서 패션위크를 진행할 때에도 남성복 쇼만 공식적으로 분리해서 진행했을 만큼 뉴욕의 남성복은 강했으며 지금은 그때보다도 남성복이 더욱 주목받고 있으니 다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012년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남성복 부흥의 해였다. 이는 뉴욕도 마찬가지. 지난 2월 2013 F/W 뉴욕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남성복 디자이너는 WWD를 기준으로 50개를 넘어섰다. 남성복 여성복을 같이 소개하는 디자이너 또한 프레스에 런웨이 컬렉션 전체가 소개되지 않은 디자이너들까지 꼽으면 7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뉴욕다운 남성복’ 승부 & 바이어 유치 관건



    이제 남성복 패션위크 분리의 관건은 바이어 유치다. 뉴욕에서 성공적인 남성복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이클 바스티안(Michael Bastian)’은 뉴욕 디자이너들끼리 모여 가장 뉴욕다운 남성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 밀라노에서 활동 중인 몇몇 뉴욕 출신 디자이너의 컬렉션이 그곳의 다른 유럽 디자이너 속에서 매우 어색해 보일 정도로 뉴욕의 남성복은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동안 뉴욕 남성복을 보러 오지 않던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바이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뉴욕 컬렉션만의 확실한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해간 떠오른 아메리칸 맨즈웨어의 세계적인 부상이 이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파리, 밀라노, 런던 등 다른 패션위크와의 일정뿐만 아니라 뉴욕에서 열리는 트레이드 쇼 기간인 ‘마켓위크’ 또한 고려해야 한다. 세계에서 바이어가 몰려드는 남성복 트레이드쇼 기간도 바이어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 남성복 마켓위크는 패션위크와 관계없이 세계 남성복 바이어들의 일정에 맞춰 열린다.

    파리의 경우 ‘트라노이(Tranoi)’ ‘후즈 넥스트(Who’s Next)’ 등 대형 트레이드쇼가 패션위크와 같은 기간에 개최돼 바이어들을 대거 유치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뉴욕 남성복 패션위크의 성공적인 분리와 함께 세계적인 남성복 시장의 확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 News

    • 남성복
    • 패션위크
    News Image
    파크랜드, 지창욱 & 김희선 모델로 시너지 기대
    24.04.23
    News Image
    준지, 파리서 '반짝이는' 2024 F/W 컬렉션 장식
    24.01.22
    News Image
    한섬, '시스템' 올해도 파리 접수...홀세일 수주액 ↑
    24.01.18
    News Image
    이스트쿤스트, 2024 봄 컬렉션 1차 라인업 선봬
    24.01.16
    More News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