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니」, 결국 렌조로소 품에~

    이영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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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2.05조회수 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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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조 로소(Renzo Rosso)가 이끄는 이탈리아의 투자그룹 OTB(Only the Brave) 홀딩스가 마침내 「마르니(Marni)」의 대주주가 됐다. 그간 무성했던 루머는 「디젤(Diesel)」의 설립자 렌조 로소가 이탈리아 브랜드 「마르니」에 투자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OTB 홀딩스는 이미 「메종마틴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와 「빅토&롤프(Victor& Rolf)」 등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 콘수엘로와 지아니 카스틸로니 커플이 1994년에 설립한 브랜드 「마르니」에 지분을 투자(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음),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브랜드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이자 오너로서 행사권을 가지게 됐다.

    「마르니」는 그동안 파이낸스 컨설턴트 N+1Syz를 통해 지속적으로 파트너를 찾아왔다.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콘수엘로와 지아니 카스틸로니 커플이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루머가 흘러나왔으며 소문은 「마르니」가 Syz&Co의 스페인계 프라이빗 뱅킹 계열사인 N+1Syz를 매매 중개자로 선택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N+1Syz의 모체인 스위스 뱅킹 그룹 Syz&Co는 프라이빗 뱅킹, 해외 자산 운용, 뮤추얼 펀드를 주축으로 하는 자산 운용 전문 기업이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비즈니스 안정화 목표
    「마르니」의 목표는 현재 매출의 90%(1억3000만유로, 약 1820억원) 가까이 차지하는 해외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확대할 수 있는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며 주요 마켓인 미국과 중국은 단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 세계에 1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마르니」는 아이러니하게도 자국인 이탈리아에 단 2개의 매장만을 가지고 있다.

    이미 미디오방카(Mediobanca)와 크레뎀(Credem)으로부터 지난 2009년 한 차례 펀딩(9150만유로, 1281억원)을 받아 해외 마켓 개발에 적극 활용한 「마르니」는 새로운 파트너 OTB 홀딩스를 만나 2~3년 내로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탈리아의 일몬도(Il Mondo)지 등의 보도에 의하면 그간 거론되어온 잠정 파트너로는 이미 「체루티(Cerruti)」와 「로베르트 클레제(Robert Clergerie)」를 사들인 홍콩의 리앤펑(Li & Fung)이 있다.


    이미 2009년 한 차례 1300억원 수혈 받기도
    “OTB와의 최종 계약에 만족한다. 그것은 우리 회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진일보하기 위한 올바른 선택이며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족 회사로서 우리만의 비즈니스 감성을 유지,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다”라고 「마르니」의 CEO 지아니 카스틸로니는 설명했다.

    지아니 카스틸로니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자를 찾고 있었으며 새로이 대주주가 된 렌조 로소는 「마르니」가 의심할 여지없이 OTB가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브랜드이며 그들은 「마르니」가 가진 고유의 컨셉인 ‘유니크, 프레시, 모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마르니」는 1994년 여성복 런칭 후 2002년 남성복 런칭, 2005년 선글라스 런칭 등 그동안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어 2010년 「에스테로더」와 향수 콜래보레이션 런칭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기존 럭셔리 마켓의 새로운 판도를 열다?!
    이후 지난해 봄 「H&M」과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아프리카를 테마로 한 「마르니」만의 독특한 프린트와 컬러를 미니 컬렉션으로 런칭, 호평 받았으며 2012년 S/S시즌에는 소매가 60~400유로(약 8만4000~56만원) 사이의 2~12살 여아만을 타깃으로 한 아동복을 런칭했다.

    이 라인은 여성라인 축소판으로 기존 어덜트 고객층의 자녀를 위한 아동복으로 흡수, 전개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마르니」의 본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으며 기성복 라인(프레타포르테), 여성, 남성과 아동, 액세서리 등 다양한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에 320여개의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

    런던 셀프리지(Selfridges)와 도쿄 긴자의 도버 스트리트마켓(Dover Street Market) 등이 작년 중반에 오픈한 매장으로 매장, 코너마다 「마르니」만의 독특하고 유니크한 컨셉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새로이 「마르니」의 대주주가 된 OTB 홀딩스는 「디스퀘어(Dsquared)」 「저스트카발리(Just Cavalli)」 「비비안웨스트우드 레드라벨」과 「마크제이콥스」 남성라인 등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 매출 규모는 13억유로(약 1조8200억원)에 달한다.

    「마르니」와 OTB 두 회사의 메가톤급 파트너십으로 일궈내는 시너지가 이미 포화 상태인 기존의 럭셔리 마켓에 새로운 판도를 열어나가는 도약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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