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그룹·구찌·자라
해외 브랜드 ‘라이브커머스’ 강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중국 패션시장에서 특히 해외 브랜드들의 타격이 컸다. 하지만 타 국가에 비해 중국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명품 브랜드와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DTC(Direct to Customer) 판매 방식 내 ‘라이브커머스*’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에서 LVMH 그룹 산하의 브랜드들이 라이브커머스로 첫발을 내디뎠다.
2020년 3월 루이비통은 중국진출 30년 만에 처음으로 온라인 플랫폼인 샤오훙슈(小红书)*에서 생방송 판매를 시작했다. 상하이 헝룽(恒隆)광장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에서 진행된 생방송(즈보, 直播)*에서는 S/S시즌 상품을 판매했고 1시간 만에 약 1만5000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루이비통의 판매방식 변화는 많은 이슈를 불러모았으며, 생방송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출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월에는 루이비통 헝룽점에서 약 1억5000만위안(약 25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중국 내 매장 월별 최고매출액을 달성했다. 루이비통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지방시(Givency)도 샤오훙슈에서 생방송을 시작했다. 상하이 IAPM 쇼핑몰의 지방시 매장에서 패션 주보(主播)* 린다(Linda)가 가방, 남성복, 여성복 상의를 판매했고 첫 방송임에도 참여자가 101만명을 넘었다. 이날 생방송은 지방시의 공식계정과 린다의 개인계정에서 동시에 보여졌다.
루이비통, 생방송 이후 월매출 255억원 기록!
지방시의 생방송은 상품판매보다는 시청자와의 소통에 포인트를 두었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설명 과 함께 재미있는 이벤트도 열었다. 매장방문 고객 중 방송 진행자와 친구찾기 게임도 하고 유명 스타일리스트와 패션블로거 등이 차례로 매장을 방문하면서 함께 상품을 고르고 착장을 시연했다.
또한 신상품으로 색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이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텔링, 디자인과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리뷰존에 상품구매 경로와 가격 · 문의사항 등 고객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전담 인원들을 별도로 배치했다.
실제 매장이 생방송의 배경이 되면서 상품판매와 함께 오프라인매장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을 구현했다. 콧대 높았던 명품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중국 온라인시장에 들어와 생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전자상거래 수요가 높아지면서 △엄청난 잠재력의 라이브커머스 시장 △주요 소비층의 변화 △현지화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 덕분이다.
중국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이미 2016년부터 타오바오(淘宝)와 징둥(京东)* 등 주요 플랫폼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인플루언서인 왕훙(网红)*과 간편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의 발달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주우허우 · 링링허우세대 명품 주소비층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라이브커머스 판매방식을 공략하는 주된 이유는 95后*와 00后*세대가 명품의 주 소비자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중국 Z세대*의 첫 명품 구매연령은 20세 미만으로 밀레니얼세대보다 2~3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가 거대한 잠재 소비력을 보유한 소비주역 세대로 커지면서 명품 소비층이 젊어지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온라인 구매가 익숙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이용해 일반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생방송 판매를 하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와 문화를 내세워 품격을 유지하고 고급스러운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문적인 진행자(主播)가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방식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서 생동감 있게 실제처럼 체험하는 느낌을 준다. 또한 생방송과 함께 쇼트비디오 플랫폼에도 도전하고 있다.
구찌는 도우인(抖音, 틱톡)* 계정을 만들고 짧은 동영상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구찌의 첫 번째 짧은 영상은 두 명의 시니어 모델이 테디베어 재킷과 빈티지 운동화를 신고 거리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었으나 주기적으로 펀(Fun)한 영상과 제품을 업데이트하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구찌는 “앞으로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인 도우인(抖音), 샤오청쉬(小程序)*, 샤오훙슈(小红书) 등에 쉽고 재미있는 라이프스타일 형식으로 표현한 브랜드 정신과 스토리를 함께 공유할 것이다. 도우인을 통해서는 더 큰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며 어울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구찌의 도우인의 계정 첫 페이지에 홈페이지가 게시돼 있어 바로 구매로 연결될 수 있다.
최적의 플랫폼 찾는 것이 핵심 키
현지화된 판매채널을 이용한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 중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생방송 판매를 진행할 때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 샤오훙슈를 사용한다. 샤오훙슈는 인터랙티브 라이브가 가능하고 이용자 중 70%가 95后 이후 세대로 구매력과 소비의지가 높아 명품 브랜드의 타깃고객과 맞는다.
또한 샤오훙슈가 처음에 해외쇼핑 정보와 영상 공유로 시작했기 때문에 해외 브랜드 쇼핑에 익숙하고 명품 소비능력을 갖춘 사용자들이었던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디올, 펜디, 구찌, 끌로에, 지방시, 입생로랑 등 30여개의 브랜드가 이미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도 명품 브랜드의 생방송 시작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들의 수준 높은 생방송은 플랫폼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티몰은 명품 브랜드의 생방송 판매를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유치하기 위해 인큐베이팅, 운영, 결제, 물류 등의 단계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해 소비 과정의 심플화를 보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 세계에서 명품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했던 중국시장이 2025년에는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시장 쟁탈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프라다, 디올, 샤넬, 버버리 등 잘 알려진 거물급 브랜드들도 최근 직접 판매를 할 수 있는 생방송 플랫폼과의 협업, 적극적인 온라인 채널 구축 등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존위기 자라 · H&M, 생방송으로 위기 탈출?
명품시장과 함께 패스트패션 영역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속에 좋은 품질과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에버21, 올드네이비(Old navy)가 철수했고 갭(Gap)도 중국시장 철수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혁신적인 시도를 하며 승승장구하던 자라도 실적부진으로 중국 대도시의 플래그십스토어를 하나씩 폐쇄했다.
중국 소비층의 변화와 경쟁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을 마음을 잡지 못했던 자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0년 1월부터 생방송 판매를 시작한 것. 평균 참여자 5만명의 적은 숫자로 출발했으나 생방송 횟수를 늘리면서 회당 평균 10만명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2020년도 1분기에는 전체적으로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4월 이후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상승했다. 여기에는 생방송판매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생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고객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고 피팅에 맞춰 가며 자세히 설명하는 등 최대한 좋은 상품과 가격으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자라, 라방으로 전자상거래 매출 95% 증가
지난해 6월 618행사* 당시 티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 할인 의류 판매는 성공적이었다. 행사기간 내 모든 상품 무료배송, 방송기간 동안의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생방송 내내 호응이 폭발적이었다. 또한 상품의 스타일번호를 기억해 놓으면 방송 다음 날은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즉 생방송 판매로 자신감을 얻은 자라는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1인자가 되기 위해 안정적인 DTC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속도와 유행에 민감한 패스트패션 시장은 생방송 판매가 이점이 많다. 고객과 직접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소비습관과 고객층의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고 빠른 반응속도를 유지하면서 최신 시장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라는 6400㎡의 생방송 공간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H&M은 2018년에야 티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해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보했다. H&M은 2020년 2분기 온라인 매출이 36%의 증가율을 보이며 생방송 판매도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중화권 최고책임자인 매그너스 올슨(Magnus Olsson)까지 생방송 중 등장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등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궈차오(国潮)* 열풍으로 토종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개성이 강한 젊은 인디 디자이너에게 열광하는 중국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라이브커머스 :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로, 비대면 · 비접촉을 추구하는 언택트 경제가 부상하면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샤오훙슈(小红书) : 중국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표방한 온라인 쇼핑몰로 해외 각국의 상품이나 문화 활동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즈보(直播) : 중국 인터넷 생방송 쇼핑 플랫폼.
*주보(主播) : 공중파 TV의 메인 아나운서 또는 진행자의 개념에 중국의 생방송 플랫폼의 증가로 왕훙과 TV프로그램 진행자의 중간에 있는 의미로 이해.
*징둥(京东) : 중국 소비자 인터넷 판매 플랫폼 2위 기업으로 미국 나스닥시장에도 상장됨.
*왕훙(网红) : 중국의 인플루언서들을 일컫는 용어.
*95后(주우허우) : 1995년 이후 출생한 이들. *00后(링링허우) : 2000년 이후 출생한 이들.
*Z세대 :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
*도우인(抖音) : 틱톡(TikTok)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중국의 대표적 쇼트 클립(짧은 동영상) 플랫폼.
*샤오청쉬(小程序) : 텐센트가 만든 위챗(wechat) 내에서 동작하는 미니 응용프로그램.
*티몰(T-mall) : 톈마오(天猫)라고도 불리며, 알리바바가 만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618행사 :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 징둥(京东)에서 처음 시작.
*궈차오(国潮) : 애국소비 열풍. 로컬 브랜드와 중국전통문화 마케팅.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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