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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 패션 블루오션 창출

요가 + 패션 + 즐거운 문화체험

Monday, August 18, 2008 | 김은희 뉴욕 리포터, aura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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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 캐나다 밴쿠버. 「룰루레몬애슬레티카」의 창업자 칩 윌슨(Chip Wilson)은 당시 처음 접한 요가 클래스가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크게 변화시킬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당시 스포츠를 즐기는 사업가로서 스케이트복 서핑복 스노보드복을 디자인해 생산하는 「웨스트비치스노보드(Westbeach Snowboard)」의 사장인 칩 윌슨은 다만 사업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던 차였다.
“앗! 바로 이거야.” 요가를 하고 난 칩 윌슨은 요가의 효과에 놀랐다. 그리고 요가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요가가 서핑과 스노보드에 이어 새로운 스포츠로 뜰 것 같다!” 곧바로 그는 사업적 감각으로 여성 요가복 시장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요가를 하는 여성들은 남성의 운동복을 줄여 놓은 듯한 그리 예쁘지 않은 옷을 입고 있었다. “단순히 남성복보다 작은 사이즈, 온통 핑크색 일색이던 요가복 시장에 나는 새로운 여성 요가복을 만들어 적당한 피트감을 줬고 스타일을 가미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윌슨의 새로운 컨셉은 98년 「룰루레몬애슬레티카(Lululemon Athletica)」로 탄생했다.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공전의 히트를 친 요가복 「룰루레몬」은 캐나다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2000년 미국에 첫 진출했다. 지난 2005~2006년 2년 동안은 매출이 3배로 증가해 1억4890만달러(약 1500억원)를 기록했다. 2007년 6월 말에는 토론토 주식시장과 미국 나스닥에 주식을 상장했다.

10년 만에 2조원 매출 규모로 급성장
이때 주식 발행으로 모은 자금은 무려 3억2760만달러(약 3300억원). 이 액수는 캐나다 주식 상장 사상 가장 큰 규모였고, 나스닥에서는 네 번째로 큰 규모였다. 요가복 「룰루레몬」은 리테일 업계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에서 단연코 최고의 뉴스였다. 성공스토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 거대 주식회사로 변모한 「룰루레몬」은 많은 주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난해에도 매출이 84%, 순익이 300% 각각 성장하는 등 모멘텀을 과시했다.

현재 캐나다 41개점, 미국 55개점, 호주 7개점, 일본 4개점을 운영하는 「룰루레몬」은 시가총액 21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내놓아 다시금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룰루레몬」은 올 한 해 미국에 35개점을 개점할 계획이며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에 200개점, 캐나다에 45개점을 각각 추가해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의 최근 불황을 기회 삼아 공격적인 성장에 주력하고 있는 「룰루레몬」의 최고경영자(CEO) 밥 미어스(Bob Meers)는 현재 미국 시장에 대해 “거대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웅변했다. 그는 “「룰루레몬」을 미국 내에 300개 점포까지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미국의 헬스와 피트니스 시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금처럼 경기 불황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된 시기에는 소비자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불황이기 때문에 호황이라면 결코 차지할 수 없는 위치에 점포를 개점할 수 있고 점포 개점비용도 현저히 낮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의 경기 불황이 「룰루레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캐나다에서 성공, 美 진출 후 매출 3배 증가
불황 속에도 급성장하는 「룰루레몬」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룰루레몬」은 ‘블루오션’을 개척해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포지셔닝에서 성공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룰루레몬」은 요가복의 성공을 기반으로 라인을 확장, 넓은 의미의 편안한 옷으로 진화했다. 넓은 연령대, 체형과 관계없이, 스포츠 정도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소비자가 요가복이 필요할 때는 자연스럽게 「룰루레몬」을 찾는다. 요가를 하지 않더라도 그 편안함에 반한 소비자는 평소에도 「룰루레몬」 운동복을 입고 다닌다. 「룰루레몬」은 자사의 브랜드를 요가복이라 한정하지 않고 ‘요가풍 옷(Yoga-Inspired Apparel)’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어 상품성으로 성공을 거둔「룰루레몬」은 상품 개발에서 혁신을 이뤘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혁신적인 소재와 남다른 컷, 섬세한 디테일로 「룰루레몬」의 요가복은 날씬한 이들에게 피트감을 제공했고, 미국의 수많은 과체중 비만인에게는 편안한 옷으로 자리매김했다.
요가할 때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제공하는 루온(Luon, 86% 나일론+14% 라이크라), 실버센트(은 이온 첨가한 100% 폴리에스터), 스트레치 코튼, 오가닉 직물 등을 개발했다. 간지럼을 방지하는 플랫 심(Flat seam)과 지퍼의 커버링, 스트레칭할 때 유동성을 돕는 고젯(덧댄 천), 피팅을 위해 미리 수축 후 지퍼를 부착하는 것, 열쇠와 크레디트 카드를 넣을 수 있는 내부 포켓 등 섬세한 디테일로 요가복의 편안함도 배가시켰다.






















나스닥 상장 네 번째 큰 펀드 모집 ‘화제’
그러나 「룰루레몬」을 급성장하게 한 원동력은 정작 상품에 있지 않았다. 「룰루레몬」을 평범한 요가복 브랜드와 구별시킨 비결은 그들이 만들어낸 문화, 바로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끌어낸 컬트에 가까운 문화에 있다. 스타벅스의 커피가 그냥 커피가 아니라 커피를 매개로 한 즐거운 경험을 판매했듯이 「룰루레몬」은 단순 요가복이 아니라 요가복을 통한 쇼핑의 즐거운 문화 체험을 제공했다.
「룰루레몬」의 매장은 얼핏 보면 여느 스포츠웨어 점포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룰루레몬」의 독특한 로고(Ω, 스타일화한 A)와 동양의 선(禪) 스타일 점포는 외관에서부터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윈도 및 벽면을 덮고 있는 많은 문구와 요가 동작의 그래픽이다. 요가 동작의 그래픽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룰루레몬」이 ‘선언(manifesto)’이라고 명명한 빨간색 문구들은 흥미를 자아낸다.
예를 들어 ‘성공의 추구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다’ ‘인생은 실패로 가득 차 있다. 실패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성공이 달려 있다’ ‘하루에 딱 한 가지만 가장 두려운 일을 하라’ ‘깨끗한 물을 많이 마셔라. 물은 몸 안의 독기를 없애 주고 머리를 맑게 해 준다’ ‘친구가 돈보다 중요하다’ 등. 이들 문구는 읽는 이에게 「룰루레몬」이 흥미로운 점포라는 인식과 함께 소비자를 내부로 유인하는 데 상당 부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카테고리킬러식 상품 구색과 고객 서비스
매장에 들어서면 깊이 있는 상품 구성과 깔끔한 디스플레이가 돋보인다. 요가복에 집중해 카테고리킬러 식으로 요가와 관련한 전 품목을 구비하고 마네킹 선반 집기를 활용해 훑어보기 쉽고 상품을 찾기 쉽게 진열해 놓았다. 점원의 친절한 서비스도 일품이다. 요가에 대해 문외한인 일반인도 점원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면 금세 요가가 친숙한 스포츠로 다가오게 만든다.
「룰루레몬」의 쇼핑 경험이 즐거운 문화 체험으로 되는 것은 브랜드의 치밀한 기획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룰루레몬」은 자사의 옷을 ‘옷’이라 하지 않는다. 장수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한 ‘요소(Component)’라고 칭한다. 상점의 점원은 ‘점원’이 아니라 ‘선생님(Educator)’이고, 상점을 찾는 고객은 ‘내빈(guest)’이다. 이들은 요가를 통해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다. 이처럼 새로운 용어 설정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낸다.

특히 전 직원에게 제공하는 무료 요가 클래스를 통해 「룰루레몬」은 점원을 선생님으로 제대로 교육하고, ‘요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손님과의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또한 「룰루레몬」에는 무료로 요가복을 제공받아 착용한 뒤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절(ambassador, 使節)’이 있다. ‘사절’은 점포가 위치한 지역의 요가 선생님이 대상이 된다. 요가 선생님들은 무료로 요가복을 제공받아 착용 후 장단점을 모니터링하고 ‘입소문’을 낸다(「룰루레몬」은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입소문에 의존한다).




그냥 ‘옷’이 아니라 ‘잘 살기 위한 요소’
「룰루레몬」은 회사가 옷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업체라기보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요소’를 제공하는 업체이고, 다양한 작은 진리를 매주 ‘선언’하는 기업이라고 자사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삶을 살아 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이를 위해 「룰루레몬」은 동종 업계보다 높은 월급 수준과 복지 혜택, 과로 없는 회사를 표방한다. 생산공장에서도 근로기준을 초과하는 시설과 월급 수준, 환경을 고민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직원들의 높은 만족 수준과 ‘요가’라는 공통분모는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높은 충성도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한다. 한 점원은 자신의 직장을 ‘행복한 컬트’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룰루레몬」의 홍보 사이트도 이미지 작업에 단단히 한몫한다. 왜 요가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스포츠로 부각되었는가를 역사적으로 설명하는 창업자 칩 윌슨의 한마디에서부터 「룰루레몬」이 매주 쏟아내는 일상의 ‘선언’까지. 다양한 콘텐츠는 「룰루레몬」이 요가복만 아니라 요가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여기에 소비자들은 열렬히 호응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룰루레몬」에 대한 블로그가 수십 개 떠 있다. 유튜브에는 「룰루레몬」을 입었을 때 얼마나 엉덩이가 예뻐 보이는지 사진을 찍어놓은 UCC가 있고 「룰루레몬」의 요가복이 얼마나 쿨한가를 적은 블로그, 「룰루레몬」의 ‘선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방 등 다양한 소비자 블로그가 있다. 「룰루레몬」은 가끔 논란거리를 제공하는 ‘선언’을 발표해 소비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하고 뉴스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최근에 ‘요가는 마약이나 섹스보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뉘앙스의 교묘한 선언문을 만들어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블로그 수십 개 거느린 인기 패션 브랜드
옷 브랜드로 블로그를 수십 개 거느린 브랜드라면 이는 분명 쇼핑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좋은 상품과 새로운 문화 창출,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어필하는 마케팅 전략 등 이 삼박자가 어울려 「룰루레몬」은 급성장했다.
최근 미국의 불황을 기회 삼아 공격적인 점포 확장 전략을 내놓은 「룰루레몬」. 지난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최고의 뉴스를 만들어내던 「룰루레몬」이 불황 속에서도 계속 빛나는 기업으로 급성장을 지속할지에 패션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앞으로 5년간 40%의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의 전망이 현실이 될지를 지켜 보는 것이 관전포인트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블루오션’의 성공 사례인 「룰루레몬」의 미래에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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