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소비~경험, 진화하는 '공간 편집 브랜딩'!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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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1.08조회수 2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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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을 전시하거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에 상업성을 입혀 그곳에 있는 것 만으로 브랜드 전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 편집형 브랜딩’이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 로고를 강조하거나 특정 상품에 대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분위기나 향, 혹은 색다른 문화적 경험으로 소비자와 먼저 소통하고, 그 취향이나 경험에 공감하는 이들이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가치를 인정한다. 가장 최신의 ‘브랜딩(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의 가치를 인지하도록 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신뢰를 유지하는 과정)’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로고나 상품, 혹은 하나의 콘셉트에 맞춰 상품을 선정해 모은 편집숍 등 브랜딩의 방식은 다양하다. 그러나 ‘상품 판매’를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공간 편집 브랜딩과 다른 점이 있다. 공간 편집 브랜딩은 상품 판매보다는 경험이나 서비스 판매를 우선시한다. 상품 판매는 그 이후의 일이다. 어떤 곳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머무르기 위해, 혹은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기 위해 그 공간 내부에서 제안하는 서비스나 물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상품~호텔, 「무지」의 것을 입고 먹고 경험하다

    대표적인 예로 무지호텔을 들 수 있다. ‘본격 「무인양품(이하 무지)」의 것을 입고 먹고 경험할 수 있는 곳, 「무지」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있고, 양품계획(대표 마츠자키 사토루)의 세계관을 구현하는 공간’, 무지호텔이 오는 2018년 1월과 3월 중국 선전과 베이징에 들어선다. 본국인 일본에는 2019년 봄 도쿄 긴자에 오픈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준비해 지난 가을 일본 시바현에서 첫 정식 판매에 들어간 ‘무지헛’에 이은 새로운 프로젝트다.

    전시장 같은 「탬버린즈」, ‘화장품 매장’이라고?



    국내에서는 「젠틀몬스터」 플래그십스토어로 색다른 브랜딩을 선보이고 있는 아이아이컴바인드(대표 김한국)가 또 다른 브랜드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로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다. 작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뒷편에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문을 연 「탬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는 언뜻 디자인 가구나 아트피스를 전시한 쇼룸으로도 보인다. 「탬버린즈」라는 브랜드가 론칭하기 약 4주 전에 공간부터 선보여 가로수길을 지나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곳은 ‘핸드크림’을 시작으로 코스메틱 아이템을 하나씩 선보이는 판매 공간이다.

    2층 규모의 널찍한 공간에는 다양한 설치 작품이 배치돼 있다. 특히 1층에는 현재 활동 중인 10명의 글로벌 디자이너와 「탬버린즈」가 협업해 만든 의자와 테이블 형태의 아트 피스들이 놓여있다. 탁 트인 공간은 마치 일정 기간 동안 아트피스를 전시하다 교체하는 전시장처럼 꾸며져 있고, 매장 곳곳에 핸드크림과 수딩 크림이 놓여있을 뿐 매장 같다는 느낌은 없다.

    「뮬라웨어」 「안다르」, 운동과 쉼을 공유한다



    여성을 위한 스타일리시 스포츠웨어를 제안하는 뮬라(대표 조현수)도 ‘카페뮬라’라는 특별한 공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한다. 「뮬라웨어」는 운동을 통해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자연의 고요함과 쉼(휴식)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목표인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상품과 운동 콘텐츠를 통해 충분히 소비자와 소통하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과 휴식을 공간에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작년 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카페뮬라’를 오픈했다.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국적이고 싱그러운 자연을 넓고 쾌적한 실내에 표현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큰 창을 통해 실내로 가득 쏟아지는 햇빛을 즐기 수 있는 내부는 높은 천장과 밝은 집기들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카페 내부 한켠에 「뮬라웨어」 쇼룸을 마련해 관심있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한다.

    우먼즈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전개 중인 안다르(대표 신애련)도 브랜드의 소비자와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필라테스 센터'를 2곳 운영하고 있다. 편안하고 쾌적한 센터는 휴식과 건강,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도시서점, ‘읽고 쓰는 아날로그의 가치’ 제안



    어반라이크·어반리브 등의 잡지를 제작하는 어반북스(대표 이윤만)는 읽고 쓰는 일의 가치를 경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서울 강남구 도곡2동 작은 골목에 ‘도시서점’을 열었다. 현대적 감성을 추구하는 도시인을 위한 문방구를 표병하는 이곳은 어반북스가 아날로그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전개하는 새로운 공간 프로젝트다.

    43㎡ 규모의 작은 공간을 채운 콘셉트는 ‘편지’다. 연필 등 필기구, 엽서, 편지지, 스테이셔너리 등의 아이템을 판매하며 이곳에서 직접 쓰거나 타자기로 친 편지를 원하는 곳에 부칠 수도 있다. 손으로 직접 쓰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공간 콘셉트에 맞게 가격표나 브랜드 설명 안내문을 모두 타자기로 직접 쳐서 붙인다.

    언타이틀닷, 패션~이벤트 가능한 컬처 플랫폼으로



    패션 편집숍도 공간 편집 브랜딩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엠오씨인터내셔널(대표 최윤모)이 작년 1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오픈한 ‘언타이틀닷’이 그 중 하나다. 데무의 글로벌사업부를 책임지던 최윤모 대표가 발굴한 국내외 실력있는 브랜드들의 글로벌 시장 유통 확장을 돕기 위해 오픈한 공간이다. 디자이너 집안의 장남이자 유학파 출신으로 글로벌사업부를 총괄하던 최 대표만의 오랜 수출 노하우와 경험을 집결시킨 곳이다.

    이름처럼 ‘무정형’의, 무한변신이 가능한 멀티 하이브리드 플레이스를 표방하며 대표적으로 매장과 카페, 쇼룸, 이벤트 공간 4가지 기능을 가진다. 디자이너들의 패션 아이템 판매 공간이면서, 디자이너들의 수출 관련 쇼룸&상담 공간, 건강한 디저트와 음료를 파는 카페, 지역 주민들의 소규모 모임 공간이자 패션인들의 이벤트 장소를 자처한다.


    * 참고 – 무지헛&무지호텔
    무지헛은 ‘미니멀리즘’ 철학을 실천하려는 「무지」가 2015년 10월 도쿄디자인위크 기간에 첫선을 보인 마이크로 하우스로 2017년 가을 일본 시바현에서 첫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내부면적 8.9㎡으로 3평이 안되는 작은 규모지만 높은 천장과 큰 창이 있어 여유로운 공간감이 느낄 수 있으며, 최대 4명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 한 채의 가격대는 약 300만엔이다.

    무지호텔은 무지헛에서 시작한 「무지」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확장판이다. 특히 2019년 일본 도쿄 긴자에 오픈하는 무지호텔의 경우 총 10층 규모로 「무지」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호텔이 모두 들어선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6층은 플래그십스토어, 7~10층에는 「무지」의 가구와 잡화, 어매니티로 구성한 호텔이 입점한다. 호텔 운영은 오다큐그룹의 UDS사가 맡는다.

    양품계획은 작년, 중국 선전에 들어설 모지호텔 미니어처 인테리어를 공개했는데 상당히 미니멀한 공간으로 ‘무지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역시 휴식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서비스와 편의 면에서 무지헛의 업그레이드판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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