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vs 아디다스, '다양성'이 1분기 승패 갈랐다

    곽선미 기자
    |
    20.05.19조회수 16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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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공룡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대표 존 도나호)와 아디다스그룹(대표 카스퍼 로스테드)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각기 다른 양상으로 눈길을 끈다. 공통점은 '디지털' 부문 매출의 대규모 신장, 차이점은 '다양성'의 유무였다.

    중국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이 두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매출을 살펴보면 나이키는 전년동기대비 5.1%(2019년 12월~2020년 2월, 나이키 기준 2019년 3분기) 성장, 아디다스는 19%(2020년 1~3월, 1분기) 하락했다.

    두 브랜드 모두 디지털 부문 매출만큼은 각각 36%, 35% 증가한 것이 흥미롭다. 나이키는 1월 말 중국 내 매장 75%를 일시 폐쇄하고, 3월 16일부터 2주 넘게는 미국과 캐나다, 서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일시 폐쇄했다. 아디다스는 중국 포함 전세계 75%의 매장이 3월까지 문을 닫은 상태였다. 매출은 디지털 분야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었던 것.



    지난 3월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집에만 갇혀있을 때 디지털 앱 환경과 나이키 전문가 훈련망을 신속하게 잘 활용했다"면서 "이동제한이 강화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에서도 같은 영업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나이키의 디지털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나이키의 아성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끄덕없었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올해 2월(나이키 기준 3분기)까지 나이키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한 101억달러(한화 12조4330억원)를 기록했다.

    3월 16일부터 27일까지 2주 동안 미국과 캐나다, 서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한다고 했을 때만해도 미국 투자은행 코웬 등은 나이키의 1분기 매출이 30% 이상 줄고, 향후 6개월 동안 55억 달러(약 7조4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나이키 매출은 중국 내에서 4% 준 것을 제외하면 전 국가, 전 카테고리에서 증가했다. 심지어 중국 매출도 1월 말 중국 내 매장 75% 일시 폐점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한 케이스다. 중국 매출 방어에는 대륙 내에서 일어난 디지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 신장한 것이 주효했다. 나이키의 디지털 부문 매출은 총 36% 증가했다.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신발은 64억달러(5% 증가), 의류는 29억달러(9% 성장), 스포츠 용품은 3억달러(6% 증가) 늘었다. 특히 신발은 '조던' 라인의 꾸준한 인기로 큰 매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 인기를 증명하듯 국내에도 2번째 조던 단독 매장이 오픈 준비 중이다.

    국가별 매출은 북미 시장이 4%,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이 13%, 아시아태평양과 라틴 시장이 13% 신장했다. 중국만 4% 줄었다.

    반면 아디다스는 디지털 매출 부문을 제외하면 전 부문이 하락세다. 지난 1~3월 아디다스의 매출은 47억5300만유로(한화 6조3000억원)를 나타냈다. 전년동기대비 19% 떨어진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6500만유로로 93% 줄었고, 지배주주 순이익은 3100만유로로 무려 95% 떨어졌다. 일부 임원들은 보상급을 반납했고, 자사주 매입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아시아태평양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68%나 하락했다. 강력하게 밀고 있던 신흥시장의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27% 줄었다. 유럽 시장의 매출도 8% 줄어들었고, 북아메리카의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올 2분기 전망도 밝지는 않다. 유럽의 유력 은행들은 아디다스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얼마전 미국 CNBS 인터뷰를 통해 "1·4분기의 첫 두 달은 정상적이었지만 3월 중순부터 (매출이) 급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1분기 승패는 고마진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 방어와 브랜드 전개시 가지고 가는 '다양성'의 유무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 아디다스가 패션과 축구 등 일부 코어 스포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나이키는 오랜 시간 인종과 젠더 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퍼포먼스는 물론 종교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는 활동을 지지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나이키 2020 포럼'에서 나이와 성별, 신체적 조건, 문화와 상관없이 대표적인 스포츠 인들을 런웨이에 세워 주목을 받았다.

    농구, 축구, 러닝 등 코어 스포츠 분야도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스포츠 컬처를 기반으로 한 의류 용품 브랜드를 넘어서 문화적 소통이 활발하고 인종과 젠더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 소비자들에게도 단순한 목적성 스포츠 의류 용품 소비보다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것에 더욱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지난 4월 말 영국 브랜드 관리 전문 컨설팅 회사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올해 글로벌 500대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나이키는 전년대비 7.3% 증가한 347억9200만달러를 기록했고, 아디다스는 -1.1% 하락한 164억8100만달러로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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