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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삼중고, 아직도 날씨 탓?
Friday, July 11, 2014 |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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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가 훌쩍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서울 33.3도, 대구 33.7도, 대전 32.8도, 광주 31.6도가 넘는 등 서울 전역과 경기 충청 강원 경상도 등 넓은 지역에 걸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예보된 대로라면 지금은 장마 기간이어야 한다. 심지어 작년보다 장마는 빨리 시작됐지만 비 구경한지가 언제인지 모를 정도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마른 장마'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문제는 이로 인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또 한번의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지난 해 예상보다 훨씬 따뜻한 겨울을 보내면서 1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다운 장사를 망쳤다. 지난 상반기 여행과 캠핑 시즌을 맞아 겨울의 부진을 만회할 회심의 상품군을 내놓고 3월을 맞이했는데,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 분위기로 6월 초까지 맥을 못 추고 있었다. 오죽하면 상반기에 목표 매출을 달성한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장마와 태풍이 오는 시즌에는 레인 아이템으로 반짝 매출 효과를 볼 수 있길 기대했는데, 현재 이렇게 쨍쨍하게 해가 비추면서 준비한 아이템들이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비가 와야 성수기처럼 좋은 비(雨)수기인데,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비수기가 돼 버렸다'고 전했다. 그나마 무더위 속에 '쿨링 아이템'들이 선방을 해주고 있는 상태.
이제 매출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은 겨울 다운 판매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도 골칫거리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작년 겨울 판매하지 못한 재고가 창고 가득 쌓여있어, 신상품 판매에 지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인지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백화점 할인대전 및 자사 상설매장을 통해 전년대비 두 달 이상 빠른 6월 말부터 40~7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다운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전에 없던 할인폭인데다, 노세일 전략을 걸고 있던 브랜드들마저 할인 대열에 들어섰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영업 총괄자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에서 건강한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다들 몇 십 만 장이 넘는 재고를 떠안고 손해를 보느니 어떻게 해서든 파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작년 다운 상품 물량이 재작년의 1.5배 정도였기 때문에 남은 재고수는 어마어마하다. 70만 장 만들어서 40만 장 밖에 못 판 곳도 있다. 작년까지는 신상품 선판매를 했지만, 올해는 신상품 출고 직전까지 재고 치우기에 정신이 없을 것 같다"며 "지금 대형 업체들도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어느 한 곳이 더 경쟁적으로 움직이면 그게 아무리 젠틀하지 못한 형태라 해도 아마 우르르 따라 갈 것"이라며 현재 아웃도어 시장의 과열된 모습을 짚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전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호황을 누렸다. 단일 브랜드로 5000억원이 넘는 브랜드가 5개가 나왔고, 영원아웃도어와 케이투코리아는 1조대 규모의 전문 기업이다. 이렇게 대단한 빅 브랜드들이 몰려있는 이 시장이 불과 작년과 올해 날씨 변화 때문에 이렇게 휘청거린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 과연 이것이 아웃도어가 날씨에 민감한 복종이기 때문만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다.
*사진설명 : 롯데백화점에서 지난 달 말 강남점.미아점 등에서 진행한 아웃도어 겨울상품 할인전 현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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