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 기존∙신진 디자이너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홍영석 기자 (hong@fashionbiz.co.kr)
21.08.09 ∙ 조회수 1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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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 배기팬츠는 누가 누굴 카피(?) 했을까? 아니면 그냥 비슷한 제품일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둘 중 하나가 카피 혹은 모방 제품이라면 당한(?) 사람과 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날 자기가 애써 디자인 한 제품이 버젓이 다른 디자이너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직접 보면 어떤 기분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위 배기팬츠 제보자는 몇 번이고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지만 구매자나 구매 시기, 장소, 방법 등 여러 정황상 이건 분명 카피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판매 사이트에서 슬쩍 내리거나 발뺌(?)을 한다면? 패션 관련 지적재산권이 충분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제보자는 그래도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결론에 이르기가 쉽지 않고 별 영향은 못 끼치겠지만 그래도 한 명의 디자이너에게라도 창작에 대한, 카피에 대한 생각을 한 번이라도 더 하게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했다고 한다.
자, 그럼 또 위 스커트는 어떠신가요? 컬러, 소재가 다르다고요? 네, 물론 컬러와 원단은 다른 듯 합니다. 하지만… 패션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스커트의 디자인을 보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을 본 한 패션 관계자는 “물론 컬러와 소재 원단이 다르고, 시즌이 다르고 만든 시기가 다르고, 디자이너들의 크리에이티브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건 패션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같거나 비슷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라고 의견을 전했다.
카피를 당해 본 경험이 있는 한 디자이너는 “창작은 모방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모방과 카피를 구별 못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카피(?) 한 당사자는…”이라면서 “누가 봐도 아예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도 지적재산권을 통해 보호받기는 시간과 비용 등의 면에서 매우 어렵습니다. 하물며 모방했거나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는 법적 대응을 한다고 하더라도 상처만 입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차라리 어떤 제품을 모방해 디자인이 같게 제작한 제품 즉 ‘레플리카(Replica)’라고 밝혔다면 모를까, 대놓고 카피를 하던 우연히 하고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K-패션의 미래는 안타깝지만 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소위 제도권 브랜드들이나 동대문에서 일어나던 카피 문제가 이제는 기존 베테랑이나 신진 디자이너까지 옮겨 가고 있다. 온라인을 베이스로 한 스트리트 등 중소 독립 브랜드는 물론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로 확산된 개인 판매자가 늘면서 카피캣에 대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각 창작자나 판매자들의 양심은 물론 법적 제도적으로도 카피캣에 대해 잘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카피 관련 일을 겪어 본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K-패션이 K-팝처럼 글로벌에서 통하는 날이 머지않아 오길 패션인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란다면서.
진정한 사과와 쿨하게 받아들이는 디자이너들… K-패션 미래 그나마 밝아
참고로 위 배기팬츠 제보자가 말하는 상대 디자이너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직접 연락을 취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해당 배기팬츠를 2017년경 한 백화점 행사장에서 직접 구매한 것 같다”면서 “제품이 너무 맘에 들어 이후 2벌을 더 그 디자이너에게 직접 구매해 1년 넘게 거의 매일 같이 입고 다녔습니다. 보통 실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에 반영하는데 자연스럽게 이 해당 제품이 2020년 출시 아이템에 녹여진 것 같습니다. 상대 디자이너와 소통해 충분히 의견을 전달할 것입니다.”
제보 디자이너도 관련 내용에 대해 당사자와 직접 통화해 재발 방지와 함께 이후 관련 사항에 대한 협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흔쾌히 유감을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이번 제보 건을 보고 상대의 지적을 쿨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들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K-패션의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한편 한 지적재산권 관련 전문가는 “카피 피해 당사자가 직접 상대방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은 이번 일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라면서 “많은 관련 사례를 보면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해도 여러 설왕설래가 생긴다. 우선 당사자들이 카피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또 “카피 문제가 발생하면 증거 및 입증 자료 등을 잘 준비하고 관련 전문 변호사나 변리사 등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에는 AI 등을 통해 소위 짝퉁이나 카피 제품을 잡아내는 솔루션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어 이를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션비즈=홍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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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석 기자 h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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