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나」 「인에이」 「프렌치엘」 … 디자이너 속옷 뜬다

    h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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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2.28조회수 14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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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성장세를 보이는 이지웨어, 파자마 조닝과 함께 브라렛, 무봉제 심리스 등 편한 속옷이 속옷 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다. 또 높은 착용감과 더불어, 기성 브랜드에서 찾을 수 없었던 감성을 가진 브랜드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있다. 백화점 브랜드와 가두·마트의 중저가 브랜드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된 것. 그동안 소비자들이 원했던 적정한 가격대, 감성적인 디자인, 편안한 착용감만 갖춘 브랜드가 속속 나타나면서 환영 받고 있다. 중저가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가 주로 중국 사입으로 상품을 구성하는 반면, 중가 디자이너 브랜드는 국내 자체 생산해 좀 더 믿고 입을 수 있는 점도 있다.

    론칭 후 3년 이상 생존한 개인 브랜드이면서 감도 있고 독창적인 브랜드로는 「비나제이」 「프렌치엘」 「지아나」 「인에이」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커스터마이즈에 초점을 맞춘 「란제리한」 「사라스핏」 등도 있다.

    독특한 감성, 컨설팅으로 소비자 관심↑

    대표적으로 3년 차 국내 브랜드 「프렌치엘」은 좋은사람들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고 디자인을 총괄했던 서미정 디자이너가 이끌고 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의 신규 이너웨어 편집숍 ‘엘라코닉’ 등 소바자와의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엘라코닉'에서는 신세계 PB 「언컷」을 제외하면 국내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속옷뿐 아니라 파자마, 실내복 상품도 비중있게 갖추고 있는데 착용감에 가장 중점을 둔다.

    서미정 디자이너는 "아직 브라렛이나 편안한 속옷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트렌드에 빠른 소비자부터 서서히 그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일본도 파자마나 편한 속옷 시장이 굉장히 잘되고 있다. 1위 업체인 와코루가 '수면과학'이라는 슬로건으로 숙면을 돕는 속옷을 어필하고 있다. 우리도 결국 속옷만큼은 내 몸에 맞는 편안함과 내 휴식,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영와코루, 좋은사람들, 코튼클럽 등의 디자인실에서 15년간 활동했던 전지연 디자이너가 이끄는 「지아나」는 ‘페미닌 시크’ 무드를 담았다. 여성스러운 느낌이 강하고 밝고 건강한 속옷을 제안한다. 레이스 소재가 들어간 상품이 전체의 70%다.




    연매출 10억 미만, 영향력은 더 방대해

    브라렛이나 젊은 감성의 패션 이너웨어처럼 밴드가 있는 캐주얼 상품도 갖추고 있다. 또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이너웨어를 디자인해보는 속옷 원데이 클래스를 여는 등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 민지선 신세계 이너웨어 편집숍 담당 바이어는 “「지아나」는 상품이 전체적으로 디자이너 감성이 들어가면서도 커머셜한 감각까지 갖췄다. 디자이너 브랜드지만 마니아적인 것보다는 대중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

    와이어, 패드, 레이스가 없는 심플하고 가벼운 브라렛 전문 브랜드 「인에이」도 독특한 브랜드 중 하나다. 최근 브라렛 붐이 불면서 레이스 위주의 여성스러운 브라렛이 많이 나오는 것과 달리, 7년 전부터 이 시장에 뛰어든 「인에이」는 가볍고 단순한 디자인에 감성적인 색감, 세련된 색채의 조합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는 김 현 디자이너가 이끌고 있는데 ‘수입 브랜드 직구 말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예쁘고 편한 속옷이 있으면 나는 바로 살 텐데. 볼륨보다는 가벼운 게 좋은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메이저 브랜드가 안하거나 못하는 것 집중"

    일찍 시작해 시장을 선점한 부분도 있지만 고생도 많이 했다고. 지금처럼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내 몸 긍정주의’나 몸을 압박하지 않는 속옷에 대한 욕구가 표면으로 터져 나오지 않은 때였기 때문이다. 이제 「인에이」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무드가 오고 있으니 향후 활약이 기대된다.

    이런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일 최고 150만원, 연 매출은 최고 10억원 정도지만 그들의 도전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번져 나가고 있는 소비자 개개인에게 딱 맞는 디자인, 핏의 속옷을 찾는 열풍은 나비효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 디자이너로서는 어려운 상품을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는 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적중률을 높여야 하니 디자이너 감성을 다 살리는 대신 작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게 되는 기업 디자이너와 같은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푸시업이나 몸매 보정 등 기능에 강력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성 브랜드와 달리, 디자인 속옷 시장을 새롭게 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 디자이너 브랜드 기업의 임원은 “잘 안 팔릴 것 같은 상품이라도 진행할 때가 종종 있다. 디자이너가 하고 싶어 하니까. 디자이너의 감성을 억누르면 브랜드가 제대로 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디자이너 브랜드에 합류한 뒤로, 노련한 것만이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사람들만이 저지를 수 있고 담을 수 있는 게 있는데 그점이 극대화되는 것이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사진 설명:(위)김 현 디자이너의 「인에이」/(아래)전지연 디자이너의 「지아나」 화보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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