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션 심장부를 한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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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3.01조회수 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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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초호화 패션 페어(Fair)들은 어째서 이곳이 지난 수백년간 전세계의 유행을 주도해왔는지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자리였다. 진행기간동안 행사가 개최되었던 파리는 물론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유럽 패션 중심 국가들과 미국 및 아시아 지역 등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바이어들로 행사는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루었으며 시장 조사차 파리에 들른 패션 피플들까지 더해 어느 해보다 열기를 더했다.

    특히 파리의 이번 행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집객 파워를 갖고 있어 지구촌 패션축제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 4일간의 전시 기간 동안 전세계 최대의 패션 페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파리 프레타포르테(www.pretparis.com)를 비롯해 총4개의 행사(후즈넥스트, 살롱인터내셔널 드 란제리, 인터필레)가 파리시내에 위치한 전시장에서 함께 열렸다. 여기에 파리로 입성하는 제1관문인 ‘샤를 드골 국제공항’ 옆에 위치한 전시장에선 역시 국제 규모의 홈 패션 페어 메죵오브제가 열려 전세계 패션인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1천개의 브랜드와 디자이너 3백개의 신규 브랜드 1천5백개의 컬렉션 40여개국 4만여명의 방문객 그리고 1천명이 넘는 외신 기자단과 16만 미터의 원단…바로 전세계적으로 규모나 내용에 있어 최고라고 칭송 받고 있는 파리 프레타포르테가 이번 행사를 통해 기록한 내용들이다.

    프레타포르테, 1천개 브랜드 참가

    이처럼 세계 최고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파리의 프레타포르테는 전세계 여성복과 남성복 캐주얼 및 액세서리 시장의 움직임 및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대로 손꼽힌다. 특히 올해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바이어들 중에서도 그간 패션의 변방으로 분류됐던 중동을 비롯한 ‘제3세계’의 바이어들이 다수 참가해 눈길을 끌었으며 최근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유럽과 아시아시장 방문객도 크게 증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전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이번 전시회 기간동안 보여진 가장 큰 흐름은 무엇보다 빠른 속도로 세계화가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여성복 부문에서는 이미 오래 전 세계시장에 등장해 새로울 것 없다는 국내일부 관계자들의 진단을 불식시키듯 다시 한번 오리엔탈리즘이 전면에 부상했다. 고유의 프린트와 화려한 자수를 전면에 부각시킨 데님은 가장 서구적인 아이템에 이국적인 디테일을 조화시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특히 블랙 등 무채색에 기반한 아시아권 디자이너들의 전위적인 스타일들도 행사 내내 바이어들의 표적(!)이 됐다. 이와 함께 캐주얼 컬렉션 경우 여전히 빈티지가 강세를 보여 그 생명력이 유효함을 증명했다.

    이 같은 세계적인 컬렉션에서 한국 업체들이 처음부터 지명도를 갖고 승부하기란 쉽지않은 것이 현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번 행사를 통해 유럽과 미국 중심의 패션 마켓서 한국 디자이너들이 나름의 전략으로 꾸준히 자기분야를 개척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던 것. 먼저 프레타포르테에 7년 이상 참가해오면서 명성을 높이고 있는 디자이너 이상봉씨 경우 울해도 특유의 창조적인 가죽 아이템들이 인기를 얻었으며 역시 같은 관에 위치한 임현희씨도 자신만의 컬렉션으로 5년째 행사에 참가해 50만 달러 어치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편 이들은 자신만의 성공 노하우를 밝혀달라는 주문에 한결 같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겸손해 하면서도 “쉽게 단념하지 않고 행사에 꾸준히 참가해 이름을 알리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한 두 번의 컬렉션 참가 후 쉽게 포기해버리는 후배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간접적으로 은유했다.

    「도바」 「도호」…파이팅 코리아!

    기성 디자이너들이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스타일을 바탕으로 이미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면 패기 넘치는 신예 디자이너들과 처녀 진출한 브랜드들 경우 파격에 가까운 행보로 바이어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해 분주했다. 한국패션센터(이사장 최태용 www.fck.or.kr)가 참가비 일부를 지원해 「도바」 「도호」 「깜」등 대구 지역의 유망 브랜드들을 선별 참가 시킨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 이들은 여성복과 함께 신예 디자이너들이 집결해있는 2층에 공동으로 대한민국관을 구성해 단일화된 마케팅을 펼치는 파격을 단행했다. 언뜻 한국적인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은 서구 바이어들에게 차별화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없을까 우려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의 대성공. 이들의 공동마케팅과 특색 있는 디자인에 유럽과 중동권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진출 첫해에 일부 큰 건수의 계약을 맺는 성과를 보였다.

    한편 프레타포르테와 같은 기간 동안 개최된 후즈넥스트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란제리 페어 2개와 메죵오브제 역시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후즈넥스트 경우 50여개 참가업체로 출발했던 것이 올해 1백50개를 넘어서 3백%의 성장을 보였으며 살롱드란제리와 인터필레 역시 「CK언더웨어」를 비롯 「DKNY」 「DIM」 「까샤렐」등 다국적 초일류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전시관은 다르지만 함께 열렸던 메죵오브제 경우 특히 한국 패션인들에게 그 의미가 남다를 듯. 이미 이 행사를 통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은일씨가 이번 행사를 통해 당당히 중심무대에 입성해 집중 조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일부 커리큘럼의 강의를 맡고 있어 소극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지만 이미 국제무대에선 실력하나로 당당히 검증 받았던 그의 컬렉션은 이번 행사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으며 주최측의 추천으로 행사 중심무대에도 서는 영예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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