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1조대 중견기업, '질적 성장'에 사활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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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3.05조회수 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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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패션 매출 1조원대를 넘나드는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 세정(대표 박순호),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 등 중견기업들이 올해 내실경영, 질적성장에 사활을 걸었다. 의류 사업 자체가 몇 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 유지보다는 △영업이익률 증진 △자금 확보 △수지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랜드와 형지는 각각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대표 김연배, 정성관)과 까스텔바쟉(대표 백배순)의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2019년을 기점으로 IPO를 통해 상장, 자금을 확보해 신규사업에 투자할 것을 예고했다.

    이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외형 키우기를 당분간 자제하고 철저하게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조직운영과 사업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점이 주목된다. 숨가쁘게 매출 볼륨화에 주력하고, 마켓셰어를 넓히는데 누구보다 공격적이었던 이들의 달라진 움직임은 현재 패션시장의 변화를 방증하고 있다.




    이랜드-이랜드리테일, 형지-까스텔바쟉 2019년 상장 추진

    이랜드는 작년부터 시작한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상장과 동시에 이랜드월드(대표 정수정)가 진행하는 '1조원 자본 유치'도 올 상반기 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기업의 부채비율을 200% 초반까지 낮춘 상태다. 1조원 자본이 확보되면 부채비율은 150%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랜드의 패션사업은 올해 「스파오」 「미쏘」 「로엠」 「후아유」 「슈펜」 등 SPA의 국내외 확장에 포커싱한다. 현재 스파오가 연 3500억원, 로엠은 1000억원대로서 이랜드 패션사업을 뒷받침하는 만큼 이들의 역량을 더 키우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더불어 「유솔」 「코코리따」 「더데이걸」를 비롯해 최근 선보인 「밀리밤」 「일로딜로」까지 17개 브랜드를 보유한 이랜드 아동복 사업은 총 5000억원대로 파워풀하다. 앞으로 보다 트렌디한 스타일, 편집형 브랜드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또 새롭게 시작한 '이랜드 키즈전문몰'을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랜드, 「스파오」 3500억•「로엠」 1000억 등 SPA 키운다

    이랜드의 다른 축인 뉴발란스는 키즈 사업까지 성공하며 올해 5200억원을 예상한다. 「뉴발란스키즈」만 1000억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브랜드는 2020년까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이 돼 있어 이후에는 미국 본사와 조인트벤처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세정은 4000억원대 규모의 ‘웰메이드’, 2000억원대 여성복 「올리비아로렌」에 집중한다. 두 브랜드 모두 ‘다운 에이징’을 목표 삼아 소비층을 3040으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트레몰로」가 남성 밸류 마켓 넘버원으로, 「디디에두보」는 프리미엄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세정과미래의 「NII」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장을 대형화해 패밀리, 아동상품을 강화해 나간다. 또 온라인 전용 스트리트 캐주얼 「ㅋㅋㅋ」도 올해 확장해 계획이다. 남성복 「크리스크리스티」의 경우는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대신 온라인, 해외 영업에 주력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바꿔나가는 중이다.

    세정, '웰메이드' 4000억•「올리비아로렌」 2000억 '내실경영'

    세정은 전사적으로 '내실 경영'을 화두로 던진 만큼 전체적으로 스타일 수를 축소하고 로트(LOT) 주력 상품을 확대한다. 또 시즌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한도에서 QR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있다. 주력 소재와 부자재를 비축하거나 한 가지 소재로 다양한 디자인을 진행해 비용절감도 실현해 나간다.

    형지는 까스텔바쟉의 상장을 통해 다소 정체돼 있던 기업의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까스텔바쟉」은 현재 골프웨어, 핸드백, 홈리빙 3개 브랜드를 전개하는데, 자금이 확보되면 캐주얼, 아동복 등으로 익스텐션할 계획이다. 또 중국, 베트남, 대만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포문을 열겠다고 전한다.

    지난해 골프웨어 「까스텔바쟉」은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30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현재 형지의 캐시카우는 여성복 3인방(「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이다. 지난해 생산물량부터 판매 적중률 등을 세밀하게 따져 현금수지가 얼마나 나오는지 월별로 확인하면서 실적을 개선한 것이 효과를 봤다.

    형지, 1본부(여성복) 캐시카우 역할 톡톡, 계열사로 확장 관건

    지난해 패션그룹형지의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20% 상승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여성복 3인방은 전년대비 6~7% 매출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형지는 여성복사업부가 속해 있는 1본부를 주축으로 현금수지 우선 경영을 실현하고 있어 앞으로 계열사까지 체질개선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계열사별 구매조직 관리를 통합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반응생산 비중을 확대한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트렌드에 따라 기획팀이 발빠르게 대응해 매출 기회요소를 잡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이랜드: SPA 여성복 「로엠」과 5000억원대 진입하는 스포츠 「뉴발란스」.




    *세정: '다운에이징'에 주력하는 「브루노바피」와 「올리비아로렌」.




    *형지: 캐시카우 여성복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신성장동력인 골프웨어 「까스텔바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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