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청량제 ‘워크웨어’ 상승세
    에스피오나지 유니폼브릿지 볼디스트 노이스

    곽선미 기자
    |
    22.05.01조회수 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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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남성복 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상부터 일터까지 경계 없이(no-hassle 번거롭지 않다는 의미를 담아 편안하게 여기저기 입을 수 있는) 입을 수 있는 기능적이고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워크웨어’ 붐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캐주얼 브랜드는 물론 ‘로가디스’ ‘갤럭시’ 등 전통 남성 브랜드까지 워크웨어 라인을 선보이며 이 흐름을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1970년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과 일본까지 점령한 ‘작업복 패션’은 최근 일상복 패션으로 재구성돼 여성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Y2K(1990년대 말) 트렌드만큼 강력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아웃포켓 재킷, 워크 베스트, 점프슈트, 카고 팬츠, 미니백 혹은 크로스백 등 전형적인 워크웨어 상품은 물론 다양한 고리나 끈, 포켓 등을 활용한 스타일링도 주목받는다.

    워크웨어 트렌드는 주로 수입 브랜드가 이끄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브랜드의 강세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2013년 론칭한 ‘에스피오나지’와 ‘유니폼브릿지’부터 작년 선보인 ‘볼디스트’와 신예 ‘노이스’까지 4개 브랜드의 신구 조화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기반으로 MZ세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한다.




    레트로? 여성에겐 Y2K, 남성에겐 1970’s

    웨어하우스(대표 최태훈)의 ‘에스피오나지’는 밀리터리 & 워크웨어 기반의 아메리칸 캐주얼을 표방한다. 원단부터 직접 직조해 워크웨어 특유의 고중량 원단 질감과 무드를 표현하는 것으로 오랜 시간 마니아들의 인정을 받으며 시장을 이끌어왔다. 론칭 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25세부터 30대 초반 고객이 전체 구매고객의 80%를 차지할 만큼 여전히 참신한 이미지를 지키며, 매년 10% 이상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피오나지는 라이풀에서 전개하던 가방 브랜드 ‘티레벨’을 디렉팅한 최태훈 대표가 독립해 론칭한 브랜드다. 당시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던 밀레니얼세대의 소비 성향에 맞춘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상품 제작 방식부터 스토리텔링과 마케팅 방식까지 기존과 다른 스타일로 제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 현재까지 변함없는 방향성을 고수하고 있어 소비자도 인정하는 브랜드다.

    작년 자사몰을 리뉴얼 오픈한 후 자사몰 내 콘텐츠를 활용해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한편 무신사의 전략적 투자를 받고 주요 유통을 무신사와 자사몰로 이원화해 운영 중이다. 자사몰에서는 직접 기획한 피처 콘텐츠나 영상 등을 주로 선보이고, 무신사에서는 브랜드 쇼케이스나 라이브 커머스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10년 차 ‘에스피오나지’ 3월 매출 400%↑

    최태훈 웨얼하우스 대표는 “컨템 무드를 선호하던 캐주얼 시장이 다시 한번 대중성과 기본 스타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그런 속에서 10년간 지켜온 소재에 대한 깐깐함과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들이 다시 한번 상기하며 인정해주는 것 같다. 에스피오나지 특유의 고중량 원단 스웨터와 셔츠, 티셔츠와 카디건 등이 기존 마니아는 물론 신규 소비층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스피오나지와 같은 해 론칭한 커텍터스(대표 김태희)의 ‘유니폼브릿지’도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빈티지 밀리터리 & 워크웨어를 베이직하게 풀어내는 브랜드로 특히 바지에 특화된 상품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는데, 국내는 물론 유럽과 동남아 시장까지 사로잡으며 2018년 연매출 19억원에서 작년 기준 100억원대 매장으로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니폼브릿지 상품 중 특히 사랑받는 아이템은 퍼티그 팬츠(두꺼운 면 원단으로 만든 통이 넓은 바지)인데, 대부분의 팬츠 라인이 이 퍼티그 팬츠를 기본형으로 베리에이션한 스타일이다. 면과 데님 등 소재를 달리하거나 핏과 디테일에 변화를 주며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스타일을 주되 기본형인 워크웨어 스타일링을 유지하고 있다. 톡톡한 원단을 활용한 스웻셔츠도 시그니처 상품으로 인기다.




    국내 넘어 유럽 뚫은 ‘유니폼브릿지’ 100억대로

    퀄리티 높은 상품력으로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인정받은 이 브랜드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아 홀세일 사업을 전개했다. 2017년부터 싱가포르와 프랑스 편집숍 바이어와 꾸준히 거래를 진행하다 2020년 본격적으로 해외 홀세일을 전개해 프랑스  이탈리아  영국 등 유럽 국가로 수출했다.

    특히 영국에서 반응이 좋다. 영국 프리미엄 편집숍 엔드클로딩과 리버티백화점에 입점해 영국 소비자 사이에서 국내 캐주얼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올해는 영국 내 유통 기업인 옵션즈가 직접 디스트리뷰터로 나서 현지 거래처를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최근 셀프리지 백화점에도 입점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영국 엔드클로딩 입점이 효과가 좋았다. 이후 유럽 다른 나라는 물론 대만과 홍콩  일본 등 패셔너블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부터 해외 바이어가 접하는 온라인 자사몰 콘텐츠를 강화해 온라인으로 먼저 접할 수 있는 브랜딩에 신경 쓰고 있다. 해외 홀세일 매출은 매년 2배 이상 신장하고 있고, 현재 거래 국가는 약 35개다.

    코오롱FnC ‘볼디스트’ 온라인 → 대리점 확장

    남성 패션에 일가견을 가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은 국내 패션시장 트렌드를 읽고 지난 2020년 9월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 ‘볼디스트’를 론칭했다. 국내에서 막 시장이 커지는 시점에 ‘실제 워커와 함께 선보이는 리얼 워크웨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첫선을 보였다.

    ‘워크웨어 스타일’이 아니라 진짜 산업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입을 수 있는 테크니컬 워크웨어로 차별화했다. 약 35년간 다양한 업종의 유니폼을 수주한 코오롱 자회사의 노하우를 살려 아라미드, 코듀라, 워크 데님 같은 내연성 혹은 내구성 강한 소재를 주력으로 사용해 실제 작업 현장에서 안전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보였다. 포인트는 ‘일하기 편한’ 디자인과 디테일. 다양한 장비를 다루는 전문가의 옷답게 편리한 수납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으로만 전개하다 지난해 11월 초 처음으로 스타필드 하남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목표 매출의 250%를 달성하면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눈도장을 받았다. 무릎에 코듀라 소재를 더한 워크 조거팬츠와 워크재킷 2.0이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팝업스토어 진행 이후 단체 구매 문의도 3~4배가 증가했다고.




    태생부터 핫한 ‘노이스’ 百 ~ 해외 편집숍 공략

    볼디스트 TF팀을 이끌어 온 박병주 팀장은 “작년 오프라인 팝업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가능성을 봤다. 아무래도 직접 현장에서 입는 옷을 만드는 만큼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수인데,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점포가 활용도가 높았다”라며 “올해는 대리점을 포함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볼디스트는 매 시즌 현장을 목수, 목공예, 건축 및 건설, 미케닉 등으로 콘셉트 삼아 상품을 기획해 선보인다. 올 상반기는 소방복과 같은 내연 기능성을 지닌 ‘실드’ 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실제 기능 면을 강조했음에도 워크웨어를 선호하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년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 그레이고(대표 이준호)가 론칭한 ‘노이스’는 론칭과 동시에 핫 브랜드로 등극했다. 아웃도어와 애슬레저, 캐주얼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아이템 선정과 해외 컨템 브랜드 못지않은 세련된 감성이 새로운 것에 목말랐던 MZ 소비층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 스웻셔츠 한 장에 10만원대 중후반, 베스트와 재킷은 30만원대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대임에도 유통가에서도 빠르게 러브콜을 보낸다.

    2030세대 남성들, 기능성 + 실용성 높은 상품 선호

    워크웨어의 뻣뻣하고 강한 느낌과 다르게 편안한 실루엣과 톤 다운된 컬러로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론칭 6개월 만에 카시나 한남에서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진행하고,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화제를 모았는데, 일본 편집숍 ‘빔즈’와 독일 ‘컬티즘’ 등 해외 편집숍 12곳에서 바잉해 약 1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현재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상황.

    노이스를 총괄하는 안진수 그레이고 디렉터는 “워크웨어라는 카테고리가 오래된 만큼 고착화된 이미지가 짙은데, 노이스만의 컬러와 특유의 룩으로 표현한 워크웨어를 좋아해 주는 소비자가 많다. 론칭과 동시에 해외에서 더 반응이 좋았는데, 올해부터는 경험 중심의 새로운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나 백화점 매장을 고객 소통의 채널로 활용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이스는 지난 3월 초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정규 점포를 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약 66.12㎡(20평) 규모로 신규 브랜드치고 상당히 큰 매장에 입점하며 유통사의 기대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 롯데백화점 측은 “2030세대 남성 고객의 1인 매출 성장세가 다른 연령대의 남성 고객 대비 두드러지게 높다. 이 소비층의 수요를 잡기 위해 디자인과 퀄리티, 가격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신규 카테고리 브랜드를 발굴해 적극 키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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