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꽃샘 추위’ 매섭다!

    김숙경 발행인
    |
    12.03.12조회수 6170
    Copy Link



    패션시장의 꽃샘추위가 좀체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 혼란한 국내외 정세, 글로벌 브랜드의 파격 공세 등으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던 패션시장이 올해 들어서는 경기침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가 밝힌 올해 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서도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피 가죽 등 고가제품의 수요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여성정장이 -16.5%로 가장 크게 감소한 가운데 가정용품(-11.0%), 여성캐주얼(-8.1%), 남성의류(-5.2%), 잡화(-5.1%) 순으로 역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11월(-0.5%)을 제외하고 매달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 올해 출발이 순조롭지 않아 보인다. 이렇듯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과열경쟁은 심화되면 중소 패션기업들은 자금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션사업을 정리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자로 골프웨어「 아이아스」를 전개하던 아이아스(대표 이성호)가 당좌거래 정지로 문을 닫았다. 이 회사를 이끌었던 이성호 사장에게「 아이아스」는 친자식 이상이었다. 이 때문에 다소 무모(?)할 정도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우선했다. 10년 넘게 브랜드사업을 해오면서「 아이아스」를 대표적인 중가 골프웨어로 키워 보겠다는 그의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지난 95년 런칭된「 아이아스」는 초기에 티셔츠 단품 위주로 판매하다가 2000년부터 남녀 골프웨어의 토털 패션으로 선보였다. 본사 이익구조가 줄더라도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장인정신을 강조해 왔지만 경기침체 과열경쟁 이상기후 등 패션환경을 둘러싼 이중삼중고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고배를 마셨다.


    아이아스·패션야후 등 당좌거래 정지

    올 들어서도「카리스마」 남성복을 전개해 온 패션야후(대표 김행철)가 1월 26일자로 당좌거래가 정지됐다. 이 회사는 원신사 만승물산 한사랑물산 마렌지오 등과 함께 구로지역에 아울렛 유통을 운영하던 업체로서 지난 2000년부터 패션사업에 진출해 남성복「 카리스마」를 전개해왔다. 100억원대 외형 규모를 유지하면서「 카리스마」를 남성 토털패션으로 키우고자 했지만 매출이 늘어도 이윤폭이 줄어드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여성복「 에꼴드빠리」를 전개하는 중견 여성복기업 래만(대표 이영선)은 최근 회생절차 폐지 수순을 거쳐 패션기업으로서 명을 다했다. 회생절차 폐지는 회생절차 개시 후 당해 회생절차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법원이 그 절차를 중도 종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회생절차 폐지는 회생절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회생절차로부터 퇴출당하는 것이다. 지난 1987년 래만통상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08년 12월 11일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 처분 결정을 받았으며, 모든 채무가 동결된 상태였다. 이들에 앞서 지난해 S/S시즌 「모다까리나」를 전개하던 가배어패럴이 백화점 매장에서 전면 철수했으며「 모크베이비」를 전개하던 모크 역시도 백기를 들고 말았다. 현재「 모다까리나」는 온라인 유통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모크베이비」 는 이랜드월드에서 상표권과 재고물량을 전량 인수한 가운데 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 등으로 유통채널이 바뀌어 전개되고 있다.


    여성복「 에꼴드파리」 등 중단 소식도

    부도 또는 폐지 등으로 패션 무대 위에서 내려온 이들 기업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차원에서 브랜드를 정리하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브랜드사업을 정리한 대표적인 곳으로 신사복「 맨스타」와 캐주얼「 페리엘리스아메리카」를 꼽을 수 있다. 두 브랜드 모두 코오롱FnC(대표 박동문)와 슈페리어(대표 김성열)라는 든든한 모체에서 전개해 왔지만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자 단절 메스를 꺼내 들었다.

    코오롱은 남성복 마켓 특성상 포멀 정장 쪽의 수요가 감소하고 같은 조닝에「 캠브리지멤버스」가 선전하고 있어 신사복「 맨스타」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브랜드는 지난 1979년 런칭돼 한때 코오롱을 대표하는 남성복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력에서 밀리며 고전했다.

    코오롱은 신사복 「맨스타」의 백화점 정장매장을 철수하는 대신 타운캐주얼 조닝에 포진하고 있는「 맨스타캐주얼」의 BI를「 맨스타」로 바꾸고 새로운 로고타입을 개발해 이번 S/S시즌 상품부터 적용했다.

    수차례 리뉴얼을 통해 반전을 꾀했던 「페리엘리스아메리카」도 결국 쓴잔을 마셨다. 국내 캐주얼 분야의 대표 본부장들은 한번쯤 이 브랜드를 맡아 회생을 꾀했지만 끝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고별전을 진행했다.


    패션사업 →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추락

    올 들어서는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대표 신동배)가 지난 2010년 8월 런칭한「 데니즌 프롬 리바이스(이하 데니즌)」를 접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리바이스트라우스에서 한국과 중국을 위해 이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성과가 미진하다고 판단해 브랜드 사업 중단으로 방향을 세웠다. 4월까지 영업을 정리키로 하고 막바지 재고물량 정리 중에 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투입되는 패션사업이 과거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돌변했다. 치솟은 인건비와 원가부담, 과열경쟁에 따른 재고물량 누적과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매출이 늘어도 이윤은 줄어드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예측불허의 날씨와 설상가상으로 밀려들어오는 해외 유명브랜드와 글로벌 SPA의 유입 속에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 국내 패션기업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꽃피는 춘삼월이 다가왔지만 이를 제대로 즐길 준비가 돼 있는 패션기업들은 많지 않아 보여 무엇보다 걱정이다.

    Related News

    • 골프
    News Image
    윌슨, 국내 첫 토털 브랜드 스토어 1호점 오픈
    24.01.22
    News Image
    말본골프X코카콜라, 연말 맞이 이색 컬래버 제안
    23.12.22
    News Image
    신세계Int'l 제이린드버그, 앰버서더 프로그램 진행
    23.12.18
    News Image
    PGA투어 & LPGA골프웨어, 유망주 송민혁 후원
    23.12.05
    More News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