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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ight >
패션 인재 필요충분 조건은?
Monday, Oct. 13, 2014 | 이정민 기자, min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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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다, 사람이 없다
패션시장의 한 오너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던 차에 은밀(?)한 부탁을 받았다. “우리 패션시장에 누구 좋은 사람 없습니까? 좋은 인재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오너 곁에 일명 우청룡 좌백호로 불리는 전무와 상무가 짱짱하게 포진해 있고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실력 있는 디렉터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삼각구도를 갖춘 조직인데도 오너는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지금 있는 스태프로는 부족하느냐고 되묻자 “지금 계신 분들도 잘 해 주고 있죠. 결코 내치려는 게 아닙니다. 시대 흐름에 맞는 인재들을 계속 찾을 뿐이죠. 그들이 브랜드 비즈니스의 중요한 핵심이 되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결코 작지 않은 패션기업으로 성장한 이곳의 고민도 결국 ‘사람’이다. 지금 실력 있는 패션 인물들이 포진해 있더라도 ‘오너는 늘 배고프다’라는 단면을 보여 준 사례다.
모든 산업 분야의 공통된 고민은 바로 ‘사람’이다. 그중에서 크리에이티브 감성, 여기에 비즈니스 시각까지 갖춰야 하는 패션 부문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패션에서의 ‘인재’는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수시로 조건이 바뀌기에 더욱 그렇다. 패션시장의 좋은 인재는 어떠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 것일까.
인성 실력 팀워크 필수, 조직력 더하면 OK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예전에는 이력서상 스펙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이를 위해 패션스쿨이나 해외유학은 필수코스였죠.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해서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갑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론보다는 실무입니다. ‘이론=실력’이라고 보기엔 힘든 시장 상황이 됐기 때문이죠. 현재의 대부분 기업은 들어와서 얼마나 빠르게 좋은 결과물들을 내느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패션시장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순발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죠”라고 설명한다.
또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팀 내에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프로젝트를 놓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A 브랜드의 디자인실장 K씨는 “우븐 파트와 니트 파트가 세분돼 있지만 그 시즌의 콘셉트와 트렌드에 대해 매일 아침저녁으로 팀 미팅을 합니다. 내가 하는 일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디자인을 알아야 상품 간 크로스코디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개인 플레이 시대는 갔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자 맡은 부서 일만 알아서는 업무가 돌아가는 판(?!)을 읽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과거 디자인팀은 디자인팀대로 영업팀은 영업팀대로 서로 각자의 영역에 최선을 다하면 됐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디자인은 영업 흐름을 알아야 하고 영업팀은 상품을 잘 팔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과 스타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봉 높을수록 좋은 인재가 몰리기 마련
이런 흐름은 콧대 높은 디자이너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현장에서 뛰는 영업팀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그만큼 개인기보다는 팀워크, 여기에 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인재가 요구되는 시대다. 연봉 책정 또한 인재들이 몰릴 수 있는 좋은 ‘조건’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 민감한 고액 연봉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한 곳이 있어 관심을 끈다.
D사에 가면 ‘1억 연봉자’가 수두룩. 패션업계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려면 D사로 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회사는 전 직원 193명의 평균연령이 31.5세로 누구든지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승승장구할 기회가 주어진다. 실제 브랜드 「L」 사업부장 J씨는 30대 중반에 연봉이 2억원에 육박하는 파워맨이다.
매년 공채를 시행하는 이 회사는 최근 공채 신입사원 초봉을 3000만원으로 시작해 이슈가 됐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공정한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사람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벌(?)이 따르기도 한다.
인재육성 투자와 시스템 매뉴얼화 됐나
패션기업 입장에서도 현재 인재를 위한 투자와 시스템 매뉴얼 부재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인재를 뽑아 놓고도 이들을 담아낼 수 있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말만 고급 인재다 글로벌 인재다 부르짖지만 실제 이들을 뽑아 매뉴얼대로 시스템화한 곳은 거의 없다.(중소기업 기준)
각 기업은 패션산업에 맞는 부서별 스페셜리스트를 요구한다. 디자이너, 기획 MD부터 유통 영업 생산 패턴 VMD 마케팅 숍매니저까지 타 산업과는 다른 전문가들의 집합체로 이뤄진 곳이 패션기업이다. 이들을 어떻게 가이드하고 코디네이션하느냐는 패션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인재’는 더욱 중요하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도 달라지고 있다. 각 맡은 업무에 프로가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장을 보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필요로 한다. 탁월한 인재는 눈에 보이는 단순 업무가 아닌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이 중에서도 소비자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
전문성은 기본, 멀티플레이어의 자질 갖춰야
자기 맡은 바 하고 있는 일의 전문성 외에 언제든 멀티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준비된’자만이 패션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인재만 뽑았다고 가만히 있을 것인가. 기업 역시 인재와 이를 담아낼 수 있는 탄탄한 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헤드헌팅 P사의 한 전문가는 “요즘은 글로벌 인재가 대세죠. 하지만 기업 대다수는 이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구조적 시스템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이탈자와 이직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기업들은 또 다른 인재를 뽑기 위해 손을 뻗죠”라고 모순된 구조를 설명하며 “그래서 인재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자사에 맞게 구축할 것인가는 인재를 뽑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사람이 있다? 없다?’라는 말은 현재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기업 현실 사이의 단편적인 현상을 방증한다.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인재를 고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
개인은 맨파워를 한 단계 높이고 기업은 인재를 담아낼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다. 회사와 인재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때라야 패션산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패션시장의 한 오너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던 차에 은밀(?)한 부탁을 받았다. “우리 패션시장에 누구 좋은 사람 없습니까? 좋은 인재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오너 곁에 일명 우청룡 좌백호로 불리는 전무와 상무가 짱짱하게 포진해 있고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실력 있는 디렉터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삼각구도를 갖춘 조직인데도 오너는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지금 있는 스태프로는 부족하느냐고 되묻자 “지금 계신 분들도 잘 해 주고 있죠. 결코 내치려는 게 아닙니다. 시대 흐름에 맞는 인재들을 계속 찾을 뿐이죠. 그들이 브랜드 비즈니스의 중요한 핵심이 되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결코 작지 않은 패션기업으로 성장한 이곳의 고민도 결국 ‘사람’이다. 지금 실력 있는 패션 인물들이 포진해 있더라도 ‘오너는 늘 배고프다’라는 단면을 보여 준 사례다.
모든 산업 분야의 공통된 고민은 바로 ‘사람’이다. 그중에서 크리에이티브 감성, 여기에 비즈니스 시각까지 갖춰야 하는 패션 부문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패션에서의 ‘인재’는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수시로 조건이 바뀌기에 더욱 그렇다. 패션시장의 좋은 인재는 어떠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 것일까.
인성 실력 팀워크 필수, 조직력 더하면 OK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예전에는 이력서상 스펙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이를 위해 패션스쿨이나 해외유학은 필수코스였죠.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해서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갑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론보다는 실무입니다. ‘이론=실력’이라고 보기엔 힘든 시장 상황이 됐기 때문이죠. 현재의 대부분 기업은 들어와서 얼마나 빠르게 좋은 결과물들을 내느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패션시장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순발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죠”라고 설명한다.
또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팀 내에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프로젝트를 놓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A 브랜드의 디자인실장 K씨는 “우븐 파트와 니트 파트가 세분돼 있지만 그 시즌의 콘셉트와 트렌드에 대해 매일 아침저녁으로 팀 미팅을 합니다. 내가 하는 일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디자인을 알아야 상품 간 크로스코디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개인 플레이 시대는 갔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자 맡은 부서 일만 알아서는 업무가 돌아가는 판(?!)을 읽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과거 디자인팀은 디자인팀대로 영업팀은 영업팀대로 서로 각자의 영역에 최선을 다하면 됐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디자인은 영업 흐름을 알아야 하고 영업팀은 상품을 잘 팔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과 스타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봉 높을수록 좋은 인재가 몰리기 마련
이런 흐름은 콧대 높은 디자이너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현장에서 뛰는 영업팀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그만큼 개인기보다는 팀워크, 여기에 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인재가 요구되는 시대다. 연봉 책정 또한 인재들이 몰릴 수 있는 좋은 ‘조건’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 민감한 고액 연봉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한 곳이 있어 관심을 끈다.
D사에 가면 ‘1억 연봉자’가 수두룩. 패션업계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려면 D사로 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회사는 전 직원 193명의 평균연령이 31.5세로 누구든지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승승장구할 기회가 주어진다. 실제 브랜드 「L」 사업부장 J씨는 30대 중반에 연봉이 2억원에 육박하는 파워맨이다.
매년 공채를 시행하는 이 회사는 최근 공채 신입사원 초봉을 3000만원으로 시작해 이슈가 됐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공정한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사람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벌(?)이 따르기도 한다.
인재육성 투자와 시스템 매뉴얼화 됐나
패션기업 입장에서도 현재 인재를 위한 투자와 시스템 매뉴얼 부재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인재를 뽑아 놓고도 이들을 담아낼 수 있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말만 고급 인재다 글로벌 인재다 부르짖지만 실제 이들을 뽑아 매뉴얼대로 시스템화한 곳은 거의 없다.(중소기업 기준)
각 기업은 패션산업에 맞는 부서별 스페셜리스트를 요구한다. 디자이너, 기획 MD부터 유통 영업 생산 패턴 VMD 마케팅 숍매니저까지 타 산업과는 다른 전문가들의 집합체로 이뤄진 곳이 패션기업이다. 이들을 어떻게 가이드하고 코디네이션하느냐는 패션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인재’는 더욱 중요하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도 달라지고 있다. 각 맡은 업무에 프로가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장을 보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필요로 한다. 탁월한 인재는 눈에 보이는 단순 업무가 아닌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이 중에서도 소비자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
전문성은 기본, 멀티플레이어의 자질 갖춰야
자기 맡은 바 하고 있는 일의 전문성 외에 언제든 멀티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준비된’자만이 패션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인재만 뽑았다고 가만히 있을 것인가. 기업 역시 인재와 이를 담아낼 수 있는 탄탄한 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헤드헌팅 P사의 한 전문가는 “요즘은 글로벌 인재가 대세죠. 하지만 기업 대다수는 이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구조적 시스템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이탈자와 이직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기업들은 또 다른 인재를 뽑기 위해 손을 뻗죠”라고 모순된 구조를 설명하며 “그래서 인재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자사에 맞게 구축할 것인가는 인재를 뽑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사람이 있다? 없다?’라는 말은 현재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기업 현실 사이의 단편적인 현상을 방증한다.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인재를 고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
개인은 맨파워를 한 단계 높이고 기업은 인재를 담아낼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다. 회사와 인재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때라야 패션산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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