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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y To Wear >
토종 SPA 「탑텐」 ‘고공행진’
Monday, Aug. 13, 2012 |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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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이거 대단한데? 1만5000원 가격에 남자 티셔츠가 두장이야. 컬러도 예쁘고 소재도 좋아. 여성용 민소매 티셔츠는 두 장에 5000원밖에 안 해. 백팩은 1만원이야~.” 곳곳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1층과 2층을 부지런히 오가며 정말로 놀라운 가격대와 퀄리티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아이템 고르기에 분주하다.
대학로에 새로 오픈한 ‘탑텐’ 매장에 고객들 발걸음이 쏠리고 있다. 화려한 사전 마케팅 없이 오로지 상품으로 승부를 건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 매장에 20대 대학생부터 30~40대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6월 15일 금요일330㎡(100평) 규모로 문을 연 이 매장은 첫날 4000만원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토요일 3500만원, 이어 일요일에도 3000만원 매출을 돌파하며 3일 누계 매출이 1억원을 넘어섰다.
이 열기는 명동점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6일 비가 오는 가운데서 문을 연 이곳 363㎡(약 110평)매장에는 명동 메인 스트리트를 지나가는 외국인들의 발걸음까지 속속 끌어당기며 첫날 4000만원을 돌파했다. 토요일에는 5200만원, 일요일에는 4700만원 매출로 3일 누계 매출이 1억4000만원에 달했다. 그야말로 대박행진이다. 월매출 1억원을 예상했던 대학로점은 15일 영업 결과로월 3억원을 달성했고, 월평균 4억원 매출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동인구가 훨씬 많은 명동점은 월 6억원 매출이 거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동점 3일 누계 매출 1억4000만원 넘어 지금 곳곳에서 판매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지만 신생 브랜드인 「탑텐」은 놀라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폭탄세일’ 심지어 80% 가격할인 정책을 내세워도 상품이 팔리지 않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 신생브랜드는 반대로 매출이 폭발했다. 오픈 전 6만장을 준비했던 이 업체는 대학로점 매출이 폭발하자 곧바로 추가 생산에 들어가 30만장을 리오더했다.
‘탑텐’ 주력 협력업체들은 납품 한 달 만에 10배에 달하는 추가 물량 오더를 받으면서 입이 귀에 걸렸다.대다수 패션기업들이 판매부진을 이유로 오더량을 속속 취소하기 바쁜데 ‘탑텐’은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생브랜드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5초마다 팔리는 아이템을 가질 정도로 히트치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글로벌 브랜드 수준을 상회하는 상품력과 파격적인 가격대, 여기에 쾌적한 매장환경이 조화를 이룬 결과이다.
‘탑텐’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하고 예쁜 컬러들의 니트 아이템들. 글로벌 감성을 느낄 수 있는 8가지 컬러의 기본 니트들이 30수 피마코튼*과 같은 뛰어난 소재 퀄리티를 가졌음에도 가격대는 9900원에 불과하다. 부드러운 소재로 착용감이 좋은 8가지 파스텔톤 컬러의 제깅스* 역시 1만9900원에 불과해 2~3개를 사는 것은 기본이다.
이곳에서는 기본 티셔츠 가격대가 1만4900원이 일반적이며 코끼리 형상의 정교한 프린트와 큐빅이 박힌 티셔츠 가격도 3만9900원에 불과하다. 자체 개발한 새 모양 그래픽에 5색 컬러의 큼직한 자수와 큐빅으로 포인트 처리한 티셔츠 역시도 3만9900원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 컬러별 시리즈물 전개 압권
고가대로 구성된 플러스라인에서도 6만9900원의 여성 원피스가 가장 비싼 가격대다. 웬만한 밸류존 여성복 브랜드에서 최소 15만~18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이곳에선 절반 이하의 가격이면 가볍게 손에 쥘 수 있다. 최근 2~3년 동안 가처분 소득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에 민감해진 고객들에게 100%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상품이 이곳에는 즐비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브랜드가 니트 백팩 등 2가지 주력 아이템을 좁고 깊게 풀어내면서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점. 철저하게 니트와 백팩을 주력 아이템으로 가져가면서 일부 우븐 소재의 팬츠와 원피스 등은 양념 역할만 하고 있다. MD력 측면에서 보면 효율성 100%. 좁고 깊게 파는 상품 구성 전략으로 판매율과 회전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이 브랜드는 네이밍에 걸맞게 최고 퀄리티의 상품 10가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컬러별로 풀어낼 면팬츠와 셔츠가 8월이면 매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9월에는 10가지 컬러의 스웨터 시리즈, 10월에는 파격적인 가격대의 패딩류가 컬러별로 투입된다.
10가지 컬러의 맨투맨 후드티도 F/W시즌 베이직 아이템으로 선보인다. 매달 최고의 퀄리티를 가진 아이템이 경쟁력 있게 풀리면서도 주력인 니트 상품은 전체 상품구성의 60~70% 비중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하게 하는 판매 구조를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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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백팩 등 파워 아이템 10개 이어져
이 시점에서 의문이 든다. 과연 이러한 가격대가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이는 신성통상이라는 기업이 가진 자체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이 회사는 40년 넘게 니트 주력의 섬유수출 기업으로서 명성을 쌓아 왔다. 「아베크롬비 앤 피치」 「A.E.O」 「갭」「올드네이비」 등 유명 브랜드뿐만 아니라 「타겟」 「월마트」 등 대형 체인 스토어들의 최우수 거래처로 인정받으며 연간 3억달러 규모의 니트 의류를 수출해 오고 있다.
여기서 확보된 니트에 관한 무궁무진한 노하우를 내수에 접목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이 회사는 이를 과감하게 실천에 옮겼다. 이번 ‘탑텐’ 론칭을 직접 진두지휘한 염태순 회장은 “패션 브랜드 특히 캐주얼 브랜드에서 니트 아이템은 큰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니트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업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니트 의류 수출을 전문으로 해 왔던 신성이 보유한 노하우가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수출에서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내수에 잘 활용하면 된다고 믿었다. 한번 ‘탑텐10’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반드시 재구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만큼 상품 퀄리티와 디자인, 가격대에 자신한다”고 브랜드 론칭 배경과 상품력에 자신감을 표했다.
실제 이 회사는 글로벌 SPA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맞붙어도 끄떡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 내수용 셔츠와 니트 전문라인을 구축했다. 특히 미얀마 생산기지 경우에는 원단제직부터 프린트 봉제 시설까지 일괄생산라인을 세팅하는 등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봉제라인만 67개에 달하며 총 67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매머드급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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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PA와 정면 승부 ‘자신 있다!’
염 회장은 신성통상 외에도 지난 83년 직접 설립한 가나안을 통해서도 「나이키」 「이스트팩」 「노스페이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를 대상으로 지난 30년간 가방 텐트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 개발생산(ODM)방식으로 수출해 온 베테랑이다. 소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렀다고 표현할 정도로 해외 공장을 핸들링하는 방면에서는 국내 패션기업 어디보다 노하우가 깊다.
이를 이번 ‘탑텐’ 론칭에 있어 십분 활용했고, 그 결과 뛰어난 소재 퀄리티의 다양한 니트와 백팩들이 입이 딱 벌어질 가격표를 달고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염 회장의 예측대로 소비자들은 반응했다. 대학로점과 명동점 매출이 폭발했고 8월 중순에는 홍대점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대점은 메인 스트리트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앞서 오픈한 두 매장보다 더 큰 매출을 자신한다. 홍대상권이 갖는 특성상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탑텐’을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곳은 상권특성을 감안해 매장 운영시간도 대학로점과 명동점의 오전 11시 오픈, 오후 11시 폐점이 아닌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영업할 계획이다. ‘TOPTEN10’이란 로고가 크게 새겨진 플래그십스토어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블랙앤드화이트의 어찌 보면 밋밋한 로고플레이지만 이를 큼직하게 풀어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멀리서도 확 사로잡았다. 매장 안은 널찍한 동선을 기본으로 스타일별로 그루핑해서 소비자들이 손쉽게 둘러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금은 300㎡를 기본으로 매장규모가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이너웨어 아동복 등이 순차적으로 늘어나면 매장규모도 키워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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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점 매장 영업시간은 pm 5:00 ~ am 5:00
이 회사는 이들 직매장에 이어 올해 안에 코엑스몰을 비롯해 스퀘어원 등에도 테넌트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올해 수도권 중심으로 10개 직매장을 세팅한 뒤 내년부터 지방 대도시 상권 진출도 추진한다. 글로벌 SPA와 한판 붙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점출점 전략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영업 한 달이 지난 대학로점의 경우는 인근 A급 캐주얼브랜드 매출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생브랜드가 오로지 상품력으로 승부를 걸어 이 같은 결과물을 도출해 냈다고 하는 점은 다른 국내 브랜드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탑텐’은 내년에 20개로 매장을 늘리고 매출목표도 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해외 명품브랜드와 글로벌 SPA들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점점 거세지면서 국내 로컬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과 미국발 경제위기로 대외경기까지 악화되면서 소비심리 또한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이중 삼중고 속에서 SPA 브랜드에 버금가는 상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을 ‘탑텐’은 우리에게 보여줬다. 미리 경쟁력을 갖춘 준비된 패션기업에는 지금의 위기가 곧 기회이다. 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한국패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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