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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NO ‘경쟁력 확보가 키’
Monday, May 18, 2015 |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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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 패션시장은 패션 대기업에 좌지우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경영 2~3세들이 패션사업 전면에 나서 공격적으로 사업확장을 추진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흐름이 포착됐다. 특히 연매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속속 유입되면서 이들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라도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패션 대기업의 필요성이 대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5년 넘는 시간이 경과한 현재,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제일모직(대표 윤주화) 패션부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박동문), LF(대표 구본걸, 계열사 트라이본즈 파스텔세상 포함) 등 대기업 3사의 패션부문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작년 실적 기준 매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2013년에는 2012년 대비 보합세를 유지한 정도에 머물렀다면, 작년에는 1%에서 5%에 달하는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패션기업이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로 계열사 신세계톰보이(대표 조병하)의 성공적인 재건 작업 덕분에 2013년 실적 대비 10%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9365억원으로 마감해 1조원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네트웍스(대표 문종훈) 역시 「오브제」와 「오즈세컨」의 호투로 지난 2013년 대비 3% 포인트 높은 7% 상승 실적(5835억원)을 일궈 냈다.
제일모직 LF 코오롱FnC 등 3사 매출 하락
주목할 점은 패션사업에 하드웨어적 관점으로 접근한 곳은 매출 하락세를 보인 반면에 소프트웨어 측면을 중시한 곳은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를 강조한 제일모직은 작년 실적에서 4%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LF 역시 1%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대기업 3사 중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코오롱FnC 역시 주력사업군인 스포츠와 골프 아웃도어 판매 부진으로 작년 매출이 1조2000억원을 가까스로 넘겼다.
패션 대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매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캐주얼의 대부 격인 지오다노(대표 한준석)도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성공적인 M&A 사례로 손꼽히던 지엔코(대표 김석주)도 작년에 매출이 하락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엑스알코리아(대표 한창훈) BLS코리아(대표 정용하 인정배) 더베이직하우스(대표 우종완) 더휴컴퍼니(대표 권성재) 뱅뱅어패럴(대표 권종열) 데코앤이(대표 정인견) 아비스타(대표 김동근) 보끄레머천다이징(대표 이만중) 등도 두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해 충격을 던져 줬다. 글로벌 SPA의 가공할 만한 위력에 여성복과 캐주얼 대표주자들이 힘없이 쓰러졌다.
온라인 히로인 난다, 전년비 70% 매출 신장세
탄탄한 기업으로 소문난 에스제이듀코(대표 김삼중)와 탠디(대표 정기수)도 매출이 떨어진 가운데 진도(대표 임영준) 아가방앤컴퍼니(대표 이원재) 태진인터내셔날(대표 전용준) 등도 두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해 작년 한 해 패션시장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줬다. 이 기업들은 조직 혁신 및 신성장동력 발굴로 올해 확실한 반전을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가장 기초 데이터가 되는 기업의 성장성부터 상승 무드로 되돌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일수록 실력을 갖춘 기업들은 더욱 진가를 발하기 마련. 자체 경쟁력을 확보한 패션기업들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는 작년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인 곳은 온라인 히로인 「스타일난다」를 전개하는 난다(대표 김소희)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2013년 매출 677억원에서 작년 1151억원을 실현해 연매출 1000억원대 패션기업 대열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골프웨어 「루이까스텔」을 전개하는 브이엘앤코(대표 이재엽)은 무려 42%의 신장세를 보였다. 대리점 위주의 유통전략을 펼치는 이 회사는 작년 마감 실적이 1707억원으로 판매가 기준 2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뛰어난 상품력과 합리적인 가격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비결이다. 무엇보다 이재엽 회장의 정확한 시장 예측력과 통찰력에 근거한 브랜딩 전략이 「루이까스텔」의 고공비행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F&F, 24% 신장세 화려하게 턴어라운드 실현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대표 홍성호)도 2013년 대비 29%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8월 말 결산 기준 8954억원 매출을 실현해 단일 브랜드로 국내 패션시장에서 최대 볼륨을 실현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8월 말 결산에서는 매출 1조원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멋지게 턴어라운드를 이룬 곳은 F&F(대표 김창수, 베네통코리아 에프앤코 포함)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최근 4~5년 동안 매출 정체를 보이며 여러 혼란을 겪었으나 작년에 획기적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판이 바뀐 아웃도어시장에서 모험을 한 「디스커버리」의 상품력이 적중해 론칭 3년 만에 아웃도어 강자로 비상했다.
스포츠캐주얼 「MLB」도 야구선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활약을 계기로 재조명받기 시작했으며, 트렌드로 부상한 야구점퍼 붐이 가세하면서 확실하게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코스메틱 브랜드 「바닐라코」 역시 유커뿐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F&F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다.
「루이까스텔」 작년 영업이익률 31%로 ‘톱’
패션잡화 「MCM」을 전개하는 성주디앤디(대표 김성주)를 비롯 스포츠기업 데상트코리아(대표 김훈도)와 크리스패션(대표 우진석)도 각각 24% 18% 17%의 두 자릿수 신장률로 작년 한 해를 행복하게 마감했다.
리테일 SPA ‘오렌지팩토리’를 전개하는 우진패션비즈(대표 전상용)는 가격파괴 바람을 주도하면서 16% 신장률로 작년 한 해를 반전의 기회로 삼았다. 슈즈 카테고리킬러인 에이비씨마트코리아(대표 이기호)도 2013년 대비 15% 신장한 3975억원으로 작년 한 해를 마감했다. 국내 대표 패션전문기업 한섬(대표 김형종)을 비롯 평안엘앤씨(대표 김형건 조재훈)와 위비스(대표 도상현)도 각각 10% 11% 12%로 두 자릿수 신장률 대열에 가세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 지표에서는 브이엘앤코가 31%를 기록해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패션기업 80개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30%대를 실현했다. 특히 브이엘앤코는 작년 한해 실적에서 성장성에 이어 수익성까지 국내 패션기업 중 톱3 안에 포진하는 진기록을 만들어 냈다. 실력과 저력을 갖춘 패션기업이다 보니 가장 힘들다고 아우성이던 작년에 오히려 탄탄한 성과를 만들어 낸 것. 그 뒤를 이어 케이투코리아가 영업이익률 23%를 실현했고 태진인터내셔날 네파 등도 나란히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했다.
부채비율 200% 넘는 9개사 ‘요주의 기업’
연매출 1조원이 넘는 패션기업 중에서는 이랜드월드(대표 최종양)만이 16%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실현해 영업이익액으로는 가장 많은 2634억원을 실현했다. 이어 BYC 아디다스코리아 성주디앤디 데상트코리아 레드페이스 에이비씨마트코리아 블랙야크(동진레저 포함) 에프알엘코리아 한섬 크리스패션 등이 영업이익률 10%를 상회했다.
이 기업들에 이어 LF(트라이본즈 파스텔세상 포함) 동일드방레 MEH(밀레 포함) 등이 8%대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 지오다노 BLS코리아 위비스 등은 나란히 7%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준금리 1.75%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을 보인 곳도 20여개사에 달했다. 평안엘앤씨와 더베이직하우스는 영업이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9%와 10%를 기록해 실적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기업의 안정성을 보여 주는 부채 비율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태진 신영와코루 네파 지오다노 한섬 BLS코리아 에이비씨마트코리아 등은 부채 비율이 10%대다. 반면 부채 비율이 200%를 넘은 바바패션 시선그룹 아이올리 우진패션비즈 크리스패션 더휴컴퍼니 인동에프엔 등은 재무구조 개선이 요구된다. 화승과 성창인터패션은 2013년에 이어 작년에도 400% 전후의 부채 비율을 보여 자칫 영업활동 흐름에 이상 조짐이 발생할 경우 기업경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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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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