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패션사업 다시 반등하나?

    김숙경 발행인
    |
    14.11.21조회수 8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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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 2~3년 동안 극심한 침체를 보이던 한국 패션사업이 불황의 긴 터널을 뚫고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는 것일까? 몇몇 주요 패션기업에서 보이는 긍정적인 징후가 이러한 희망을 품게 한다. 국내 대표 패션기업 한섬(대표 김형종)은 하반기부터 매출이 상승세로 반전했다.

    「타임」 「시스템」 「마인」 「SJSJ」 등 한섬의 기존 브랜드들은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 상승세를 보이며 탄력을 받았다. 특히 주력 브랜드인 「타임」은 많은 우려를 뒤로하고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2층 캐릭터존에서 3층 수입명품존으로 자리를 옮겨 당당하게 매출 1위를 기록해 한국 대표 토종 브랜드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한섬이 이번 F/W시즌 선보인 「더캐시미어」는 고퀄리티의 캐시미어를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안한 결과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의 팝업 스토어에서 9월 한 달 동안 일평균 1200만원 매출을 올리며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가치 구매에 눈뜬 서울 강남권 고객들이 생소한 브랜드명에 구애되지 않고 속속 구매했다는 평가다.

    한섬, 주력 브랜드 매출 상승세로 반전

    여기에 올해 S/S시즌 론칭한 패션잡화 「덱케」와 이번 F/W시즌 선보인 남성복 「랑방스포츠」가 각 조닝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패션리딩기업으로 한섬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형종 한섬 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되고 2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브랜드를 키우는 데 힘을 실어 왔다. 인수 후 신규 사업 확대 및 조직 재정비 등으로 영업이익 하락과 같은 진통도 겪었지만 초지일관 국내 최고의 패션기업으로서 브랜드력과 상품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러한 결과들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되는 것 같다”라며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이를 참고 이겨 내야만 진정한 브랜드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중가 존에서는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특히 이 회사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대다수 패션기업이 극심한 매출부진에 시달린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 상승세를 기록하며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패션그룹형지, 상반기 매출 ‘고공비행’

    매출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은 형지의 주력 브랜드인 「크로커다일레이디스」로 나타났다. 이를 책임지는 손수근 사장은 “형지의 가장 큰 강점은 전국 상권에 걸쳐 대리점 유통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점이다.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품 개발과 재고물량 조절 등 상품의 흐름을 조금 개선해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근간이 됐다”라며 「크로커다일레이디스」의 경우 전국적으로 정상 460개 아울렛 120개 등 총 580개 매장을 파워풀하게 운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과감하게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매출부진 브랜드인 남성복 「아놀드바시니」를 정리하고, 대신 「까스텔바작」에 관한 국내 상표권을 확보하고 내년 S/S시즌 중가 골프웨어 론칭을 위한 준비가 활발하다. 오는 2017년까지 2000억원대 브랜드로 「까스텔바작」을 키운다는 야심 찬 목표 아래 손 사장의 진두지휘로 상품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계열사인 우성I&C(대표 김인규)도 남성복 「본」 「예작」 「본지플로어」에 이어 여성복 「캐리스노트」를 추가해 종합패션기업으로서 위상을 갖췄다. 여기에 여성복 「스테파넬」의 국내 라이선스 전개권을 확보하고 곧바로 11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형지는 가두상권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우성은 백화점 중심 유통채널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소싱력 기반 신성통상, 거침없이 달린다

    미얀마 소싱기지를 근간으로 원가 경쟁력을 키워 온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은 최근 덮쳐 온 패션시장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좋은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제안함으로써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된 것. 특히 「올젠」과 「지오지아」가 매출 상승을 이끌면서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패션 부문 매출목표를 거뜬하게 넘어섰다. 글로벌 SPA의 대항마로 내놓은 「탑텐」도 올해 초 조직 재정비에 이어 디자인과 MD 구성 등에 전반적인 대수술을 단행하고 있어 내년을 기대케 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다수 패션기업과 달리 신성통상은 올해 패션 부문 매출이 유례 없는 최고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계열사인 에이션패션(대표 염태순) 역시 「폴햄」 「엠폴햄」 「팀스폴햄」 등 세 브랜드가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신성(에이션패션 포함)은 작년 패션 부문 매출 6000억원 돌파에 이어 올해 7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신세계톰보이(대표 조병하)도 여성복 「톰보이」의 호투에 힘입어 남성복 「코모도스퀘어」 아동복 「톰키즈」 3개 브랜드가 모두 각 조닝에서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세를 이어 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신세계톰보이로 CI 교체, 제2 전성기 누려

    지난 6월 법정관리를 졸업했으며 현재 「톰보이」를 ‘메가 톰보이’로 키워 나가는 것과 더불어 남성복사업부에서 신규 브랜드 TF팀을 세팅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1120억원을 목표로 하며 10년 후인 2023년 5000억원대 패션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이들 몇몇 패션 대표주자의 모습에서 한국 패션의 희망을 발견해 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내수 소비가 조심스럽게 회복되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 역시 적극적인 성장동력을 통해 실적 모멘텀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매출 반등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확실하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패션기업만이 위기를 이겨 내고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패션기업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섬은 국내 최고의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며, 신성통상은 소싱 경쟁력 분야에서 국내 넘버원 패션기업이다. 신세계톰보이는 국내 최고의 MD력을 자랑하고, 패션그룹형지는 가두상권에만 1000개가 넘는 탄탄한 유통망을 확보해 왔다.

    과거에는 넘치는 수요 속에서 밀어내기식 영업 전략이 통했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꿰뚫고 경쟁사보다 한 발짝 앞서 차별화된 썸씽뉴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귀사는 다른 패션기업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어떤 핵심 경쟁력을 갖췄는가? 냉정하게 반성해 봐야 할 대목이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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