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에서 멀티태스킹 디렉터로 ‘크리에이티브 + α’ 뉴 CD 시대 개막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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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1.20조회수 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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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ltitasking : 하나의 컴퓨터가 동시에 여러 개의 작업을 수행하는 일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능력.

    상품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VMD, 광고 등 비주얼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Creative Director). 브랜드에 풍성한 감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CD의 중요성은 여성복에서부터 시작돼 남성복, 캐주얼, 스포츠, 잡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감성’만 가진 CD가 국내 패션마켓에 적합한가에 대해서 항상 물음표가 따라 다닌다.

    시대에 따라 요구되는 인재상이 바뀌듯 CD의 자질도 바뀌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의 감성적인 CD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VMD, 트렌드 정보에 빠른 R&D, 홍보에 강한 마케터 출신의 CD, 그리고 CD출신의 사업부장까지 배출되면서 브랜드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 준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CD의 실력은 상품기획이나 비주얼 총괄에 그치지 않는다. ‘브랜딩’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묻는다. 나무 하나하나를 만들어 숲을 이루던 기획방식에서 벗어나 숲을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나무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CD에게 요구한다.

    패션이 옷이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하는 가운데 스페이스의 연출력이 중요해지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마케팅 툴도 놓쳐서는 안 될 키가 됐기 때문이다. 또 끊임없이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컬처를 제안하는 것도 CD의 역량이다. 이에 따라 CD들은 상품기획에 아이디어를 던지는 크리에이티브함은 기본이요, +α를 키워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구호 전 제일모직(현 삼성에버랜드) CD처럼 10개의 브랜드라도 핸들링할 수 있는 디렉터이거나 한경애 코오롱 「시리즈」 상무처럼 사업부장을 겸한 CD 정도라면 모를까, 디자인실장 위의 실장 같은 CD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의 오너들이 많다”고 전한다.

    요즘 같은 불황에 고액의 연봉을 주고 CD를 영입할 수 있는 회사는 매우 한정적이다. 아직 CD에 대한 개념이나 역할이 분명치 않은 패션업계에 단지 ‘약간 업그레이드된 디자인실장’ 정도의 CD라면 차별화될 수 없다. 또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고, MD 중심적인 국내 패션업계에서 숫자에 어두운 CD는 제아무리 감각이 있다손 치더라도 고액의 연봉을 주면서까지 기업에서 받아들일 까닭이 없다.

    경력이 높아진 디자인실장에게 부여하는 직급으로서의 CD가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상품기획팀과 마케팅, VMD, 더 나아가서는 영업팀까지 리드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디렉터들이 앞으로 CD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성과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CD들과 다른 +α를 가진 멀티태스킹 디렉터 4인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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