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FOR 25th ANNIVERSARY
12.04.01 ∙ 조회수 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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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뷰한 싱가포르의 한 파이낸스 전문가는 이제 아시아의 시대가 왔고 아시아 각국의 협력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했습니다. 또한 이 시대에 한국의 문화 패션 콘텐츠는 뉴 아시안 시대를 이끄는 가장 파워풀한 것이 되리라 덧붙였습니다. 그의 이 의견에는 한 가지 단서가 붙습니다. “아시안과 코리안의 자존감만 회복한다면.”
이러한 그의 의견은 역시 최근 만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김창수 F&F 사장, 그리고 타 문화 관련 오피니언 리더들의 말, 혹은 글과 일맥상통합니다. ‘회복’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원래 갖고 있었던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세계사의 출발이 동양이므로 우리가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갖고 있었지만 서양 중심의 시대를 거치며 까맣게 잊어버린 그것을 다시 찾는다는 것입니다.
뉴욕 통신원이 보내온 창간호 특집기사인 ‘아시안 디자이너 뉴욕 패션 정상에 서다’라는 글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2012 가을 뉴욕컬렉션의 어메이징한 컨템포러리 패션, 거기에 생기를 불어넣은 주역은 바로 아시안 디자이너라는 것입니다. 알렉산더 왕, 데릭 램, 필립 림, 두리 정, 리처드 채, 제이슨 우, 프라발 구룽 등 아시안 군단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 밖에 모든 패션 어워드의 상 역시 아시안 디자이너들이 휩쓸고 있으며 그 안에 한국인 디자이너의 이름도 종종 등장합니다. 우리는 바야흐로 세상이 완전히 뒤바뀌는 놀라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동시대 한국, 아시아인들은 우리가 살아 있던 그 어느 때도 주역이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모든 힘의 중심은 돈, 그에 따라 서양을 중심으로 우주는 움직여 왔습니다. 그런 시대의 축이 바뀌는 참으로 놀라운 역사의 현장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입니다. 우리가 이미 갖고 있지만 잃어버린, 혹은 잊고 있는 우리의 DNA를 되살리고 거기에 글로벌 감각을 입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 시대에 ‘다름’을 무기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습니다. 이미 그 증거를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K-POP과 한국 영화, 드라마를 통해 생생히 목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패션 안에서는 「MCM」과 우영미, 정욱준, 정구호, 그 밖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행보가 희망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동일한 도구(모바일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동시대의 문화를 공유합니다. 이제 그 감성에 맞는 DNA를 창조해 내고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공유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기회는 충분합니다. 더구나 그들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글로벌이라는 망망대해가 아니라 이제 한국과 중국에서 승리한다면 그 승리는 곧 글로벌 승리 아니겠습니까? 중국, 아시아에 맞으면서도 유로피안 룩을 담고 있는, 글로벌한 감각에 동양인 색채를 녹여낸 브랜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지난 1987년 4월 창간호 발행으로 독자 여러분과 처음 만난 Fashionbiz가 이번 2012년 4월호로 통권 300호, 창간 25주년 기념호를 맞이했습니다. 사반세기, 저희에게는 참으로 감격적인 숫자입니다. 소셜미디어 열풍과 디지털 혁명, 클라우딩 컴퓨터와 크라우드 소싱을 얘기하며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제 ‘글로벌’이란 단어는 손(폰) 안에서 매일 느끼는 평범한 단어가 됐습니다. 놀라운 격변기 한복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창간 25주년을 맞은 Fashionbiz는 더욱 진지한 패션 전문 정보미디어로 발돋움할 것을 약속합니다. 애독자 여러분, 앞으로도
Fashionbiz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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