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캐릭터 ‘차이나 드림’ 펼친다

    안성희 기자
    |
    10.03.01조회수 3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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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지아」에 이어 「지이크파렌하이트」도 중국에 성공적으로 런칭하며 한국 남성 캐릭터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미 중국 내 A급 백화점 수입 브리지 조닝에서 랭킹 3위 안에 드는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지오지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고급 캐릭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2월 20일 항저우 다샤백화점에 입성한 신원(대표 박성철)의 「지이크파렌하이트」는 이 백화점이 창립한 이래 최고 일매출인 15만위안(3층 수입 브리지 조닝)을 올려 중국 패션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 막 태동한 중국 남성 캐릭터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인기가 치솟자 제일모직(대표 황백)의 「엠비오」, 톰보이(대표 신수천)의 「코모도스퀘어」, 파스토조(대표 박용수)의 「지오송지오」 등도 남성 시장을 뚫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엠비오」는 제일모직의 중국 법인을 통해 올 하반기에 진출할 예정이며, 「코모도스퀘어」는 대리상과 계약 막바지에 접어 들며 수주 상담을 벌이고 있다. 「지오송지오」는 아직 구체적인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시장조사를 벌이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남성 캐릭터 브랜드들이 중국 진출에 잰걸음을 보이는 것은 여성복이나 캐주얼에 비해 조닝의 세분화가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올해 엑스포까지 치르고 나면 중국의 내수 경기는 활기를 더할 것이다. 특히 중산층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패션산업의 선진화는 급속도로 진전될 전망이다.

    지금이 적기! 「코모도스퀘어」 등도 진출
    이 가운데에서 중국의 개방과 함께 성장한 1980년생 이후의 고소득 신세대층인 ‘바링허우(八零後)’의 소비 파워가 주목된다. 기성세대와 달리 감성적인 패션을 즐기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전 세계 브랜드들이 놓쳐서는 안될 주요 소비층으로 꼽히고 있다. 「지오지아」나 「지이크파렌하이트」 등이 중국 비즈니스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국내 남성 캐릭터가 유럽이나 일본 브랜드들을 제치고 중국 시장에서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우리 브랜드의 품질을 최우수급으로 인정하며, 무엇보다 상품 핏이 잘 맞고 감성 코드가 비슷해 한국에서 히트한 스타일은 중국에서의 적중률도 거의 일치한다”면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브랜드 선호도는 높다”라고 전했다. 「지오지아」나 「지이크파렌하이트」가 선전하는 것은 바링허우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타일이다. 가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슬림핏의 수트, 컬러감 있는 셔츠, 스타일리시한 재킷와 팬츠 등은 이제까지 중국에서 접하던 브랜드와 차별되고 있다. 국내와 비교하면 이들이 중국에서 받는 대우는 특급이다. 두 브랜드 모두 국내에서는 가두점 위주의 중가대 브랜드로 품질이나 디자인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누리는 반면에 중국 현지에서는 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 브랜드로 이름을 날린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수트 한 벌이 19만8000~72만8000원에 팔리는 데 반해 중국에서는 동일한 제품이 3999~5699위안에 나가고 있다.




    「지오지아」, 연 10억 내는 A급 점포 속속
    「지오지아」는 2003년 상페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에 처음 깃발을 꽂았다. 대리상을 끼고 진출했지만 국내 남성 캐릭터로는 첫 브랜드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남성 캐릭터가 생소하던 시장에서 「지오지아」는 튀고 어려운 브랜드로 2여 년 동안 고전하다가 중단했다. 그리고 2005년 시이룽복장유한공사(대표 류훙옌)를 만나 지금의 성과로까지 이어졌다. 두 번째 파트너인 시이룽(希依龍)은 규모는 작지만 패션과 유통에서 뛰어난 회사로, 대리상으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2007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지오지아」는 2008년 중국 18개 매장에서 58억원, 지난해 26개점에서 97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 40개점에서 1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브랜드 성장세로 봐서는 지난해에 한 단계 더 점프할 수 있었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시이룽은 안전성을 기한 영업을 택했다. 바잉 물량을 2008년 17억원(수주금액)에서 2009년 10억원으로 대폭 줄인 것. 그러나 우려한 것과 달리 불황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판매율은 더 나아졌다. 현재 중국 내 A급 백화점에서는 연 10억원, B급은 연 4억원을 각각 올리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지오지아」는 올해 중국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는 한 해로 삼을 계획이다.

    이재균 「지오지아」 사업부장은 “직진출이 아닌 이상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가 브랜드의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면서 “요즘 중국 매출이 잘 나오니까 직진출로 가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제안을 많이 받지만 우리는 파트너를 통해 중국 현지의 영업 시스템을 이해하게 됐고, 그들을 통해 고급 정보를 듣는다. 파트너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며, 그들의 운영 능력을 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상호 신뢰 유지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신성-시이룽, 상호 윈윈전략으로 150억!
    100% 완사입제로 나가는 「지오지아」는 상품 바잉은 대체로 파트너사에 맡기는 편이다. 1년에 네 차례 중국 파트너가 본사를 방문해 상품을 수주해 간다. 신성통상은 중국에 부족한 영업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매장에서 어떤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실시간 확인하는 프로그램은 파트너의 영업력을 높여 더욱 적중률 높은 상품과 물량을 맞출 수 있게끔 도와 준다. 신성통상과 시이룽복장유한공사는 2013년까지 파트너십 계약이 맺은 상태로, 이후에는 직진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중국 영업까지 핸들링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일 브랜드 하나를 위해 중국에 법인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자사의 신규인 「에이폴스토리」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 진출할 계획으로 런칭한 브랜드여서 직진출에 대한 고민이 깊다. 신성통상 측은 “초반에는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 대리상에 이점이 있지만 매출이 어느 정도 일기 시작하면 직진출에 비해 마진이 적고 대리상과의 파트너십이 돈독하게 이어지지 않을 경우 브랜드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길 수 있는 부담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원의 「지이크파렌하이트」는 남성 캐릭터 브랜드로는 최초로 중국에 직진출했다. 지난해 12월 20일 항저우 다사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한 첫날 15만위안의 매출을 올려 이 백화점 창립 이래 최고의 일매출 기록의 갈아치우는 등 12월 말까지 52만위안, 이 여세를 몰아 올 1월에는 90만위안을 각각 올렸다.

    「지이크파렌하이트」의 인기 아이템은 코트 파카 등 캐주얼 아우터와 수트 및 셔츠류가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슬림한 라인의 셔츠는 영업일 4일만에 완판됐으며, 국내 본사에서 중국 매장으로 4차 출고까지 진행했다. 소비층은 역시 20대 중반~30대 중반이 대부분이다. 한류 스타 소지섭을 모델로 하는 이 브랜드는 다샤백화점 외관에 대형 LED 광고를 진행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며 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지이크파렌하이트」는 직진출인 만큼 브랜드가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지이크파렌하이트」, 따샤百 최고 일매출 경신
    오픈 당일 다샤백화점에서 대형 패션쇼를 열어 바이어들에게 상품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들었고, 백화점에 VIP로 등록된 고객들을 1차 대상으로 삼고 홍보하고 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문자로 신상품 정보를 보내 매장 방문 고객 수를 확대한다. 매장 방문 고객에게는 직접 옷을 입혀 주고 단품을 믹스매치시켜 제안하는 등 판매사원이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쓴다. 고객들은 친절한 매장 서비스에 제품 이상의 만족감을 느껴 재구매 의사를 밝히는 등 고급 브랜드로서 「지이크파렌하이트」를 인식하고 있다.

    신원은 2000년대 초반 「베스띠벨리」 등 여성복 브랜드로 중국에 직진출했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부족해 접고 돌아왔다. 여성복이 아닌 남성복으로 다시 중국을 공략하는 이 회사는 여성복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남성복 브랜드를 풀고 있다. 국내와 동일한 상품을 동시에 공급함은 물론 매장 DP도 수시로 체크한다. 매장 인테리어는 국내보다 고급화를 기한다. 다샤백화점은 인테리어 비용만 1억5000만원이 들 만큼 고급화에 신경쓰고 있다.

    중국 거점 도시 10개점서 50억 목표
    김재준 「지이크파렌하이트」 이사는 “항저우 다샤백화점 입점을 통해 중국 대륙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면서 “이곳에서의 성공 여부가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평가할 만큼 영향력이 있다고 보고 현재 1개 매장이지만 전사적으로 매달려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반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와 앞으로의 비전을 고무적으로 본다”면서 “「지이크파렌하이트」에 이어 신원의 「브리오니」 「베스띠벨리」 등도 중국 진출 추진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한국의 매출 한계를 중국 비즈니스 확장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이크파렌하이트」는 상하이 바바이판(八百飯), 창춘 줘잔(卓展), 쿤밍 진잉(金鷹) 등 거점 도시 주요 백화점들과 오픈 상담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0개점에서 50억원, 2011년에 30개점에서 300억원, 2015년까지 50개점에서 8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은 성장 잠재력이 우수하고 국내 브랜드들이 내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장으로서 가치가 있다. 「지오지아」와 「지이크파렌하이트」가 그렇듯이 중국 내에서 베터(better) 조닝에 속해 있는 국내 브랜드의 품질 향상은 계속 보강해야 할 과제다. 「지오지아」가 프리미엄 라인으로 ‘엔드지옴므’를 출시해 소재와 디자인에서 한 차원 앞선 상품을 내놓듯이 「지이크파렌하이트」도 ‘파렌하이트 옴므’ 라인을 별도로 런칭할 예정이다. ‘엔드지옴므’는 국내에서는 백화점 전용으로만 판매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지오지아」와 한 매장 내에 구성되지만 스페셜한 디자인이 많아 인기가 높다.
    앞으로 중국에 진출할 국내 남성복 캐릭터 브랜드들은 줄지어 있다. 직진출과 홀세일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국 비즈니스 성공의 키가 될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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