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비 집단 ‘웨광쭈’ 급부상

    패션비즈 취재팀
    |
    05.04.30조회수 3416
    Copy Link
    최근 중국에서는 ‘위에꾸왕주(月光族,월광족)’라는 새로운 소비 집단이 급부상하고 있다. 강한 소비력으로 패션업계 뿐만 아니라 사회계,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은 1980년대 ‘한 자녀 낳기 운동’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태어나 부모의 과잉 보호 속에서 성장한 ‘귀한 외동 아이들’, 소위 말하는‘샤오황띠(小皇帝)’세대에 생겨난 소비집단을 말한다.

    ‘매월 받은 월급(月)을 모두 다 써 버린다(光)’라는 뜻을 가진 위에꾸왕주(月光族)들은 자신의 월급을 고급 화장품, 옷, 액세서리 등을 사 들이는데 모두 지출하고 예금 통장에는 잔고가 없으며 각종 회원카드, 신용카드 등으로 지갑을 가득 채우고 다니는 것이 특징. 때문에 샤오황띠(小皇帝) 중에서도 가장 큰 소비 성향을 보이는 집단이다.

    신쯰용(辛志勇) 베이징사범대학 심리학 박사는 “성장 환경 외에 성적만을 중요시하고 재정 관리 교육을 소홀히 여긴 학교 교육의 낙후와 가정 교육의 단조로움이 80년대 이후 태어난 이들의 현재 모습을 만들었다”며 걱정어린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패션 관계자들은 “경제 관념이 없는 위에꾸왕주(月光族)들을 두고 비판적인 지적도 있기는 하지만 패션 업계에서는 귀빈으로 대접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月)을 모두 다 써 버린다(光)’?

    위에꾸왕주(月光族)는 강한 소비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소비력이 강하기 때문에 많은 패션업계들은 이들을 환영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 스스로는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입이 생기면 지출을 해야한다는 사고 방식으로 ‘풍족함은 30일을 넘기지 못하지만 빈곤함 역시 1달을 넘기지 않는다’라는 생각으로 소비한다.

    일례로 샤먼(厦門)에서 수출입무역회사에 다닌다는 황씨의 월 수입은 평균 5천위엔(70만원) 이상이다. 중국 대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할 시기의 월급이 평균 2천위엔(28만원, 대도시일 경우)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황씨의 월급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나 황씨는 자신의 수입에 만족하지 못한다.

    평소 노래 부르기와 춤 추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친구나 동료를 만날 때면 항상 자기가 계산을 하고 혼자 식사를 할 때에는 주로 맥도날드 같은 곳에 들러 간단히 해결한다. 쇼핑을 즐겨 한다는 황씨는 물건 가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에 들면 두말없이 물건을 구입한다고 한다. 게다가 하루에 평균적으로 2백위엔(2만8천원)~3백위엔(4만2천원)을 소비하기 때문에 그녀의 월 수입은 혼자서 쓰기에도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매월 말이면 신용카드로 가득 차있는 지갑을 들고 다니며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다음 달 수입으로 갚아 나가면서 한달 한달 생활한다.


    사회선 ‘비판’패션업계선 ‘귀빈’?

    중국은 격심한 빈부격차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지역, 직업 등에 따라 소비에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한 달에 몇 백위엔(1백위엔=1만4천원)을 지출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번 쇼핑을 하는데 몇 만위엔(1만위엔=1백40만원)을 서슴없이 지출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중국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국인들의 소비는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는데 이러한 소비자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작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 진출에 한층 속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미 이름만 거론해도 알 만한 「에르메네질도제냐」「페라가모」「베르사체」「발렌티노」「D&G」「페라가모」「조르지오아르마니」「Tod’s」「루이뷔통」 등은 중국을 명품 최대 시장 중 하나로 보고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강하고 있다. 작년 12월 홍콩에서 개최된 제 4회 국제 패션 & 명품 토론회에서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회장은 “2005년 중국 시장 진출에 더 많이 힘쓸 것이다”라고 말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한번 더 강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한해 조르지오 아르마니, 디에고 델라 발레(Diego Della Valle) Tod’s Group 회장, 안나수이, Isabelle Guichot 「LANCEL」사장 등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고 「디올」「LANCEL」 등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투어 패션쇼를 개최하기도 했다.




    「E.제냐」「페라가모」등 진출 가속화

    중국에서 이들 명품 브랜드의 위치가 나날이 커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고소득층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의 개성, 스타일에 맞는 브랜드 개척에 나섰다. 물건을 구입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문 조사에 따르면 80년대 이후 출생한 현재 10대 20대 층의 49.1%가 스타일, 디자인을 중시한다고 해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부모 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스타일,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80년대 이후 출생한 집단의 소비 특징의 한 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소비 형태는 여성층에서뿐만 아니라 젊은 남성층에서도 보여지는데 이들은 명품을 사고 미용을 누리는데 월 수입의 상당분을 지출한다. 그들은 외관상의 멋을 추구하고 같은 연령대의 사람과 비교해 자신이 좀 더 많은 주목을 받기를 원한다.

    이들 사이에 최근 떠오르는 10대 브랜드로는 「아녜스비(agnes b.)」「마크제이콥스(Marc Jacobs)」「미스식스티(Miss Sixty)」「안나수이(AnnaSui)」「미아미아(MiaMia)」「아놀드파마(Arnold Palmer)」「리우 조(Liu Jo)」「포나리나(Fornarina)」「패트릭 콕스(PATRICK COX)」「비지아에이비(b+ab)」가 선정됐다.


    ‘개성’ 중시하는 10대 20대 중심

    이들 브랜드는 「루이비통」「샤넬」등과 같이 그렇게 화려한 명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각각 유럽 아메리카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 역시 유행 맞게 빠르게 변화하며 자체만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어 매 계절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에 바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명품 가격과 비교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유행을 좇는 10대 20대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선정됐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그들의 소비 특성에 맞추기 위해 이들 브랜드들은 많은 매장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은 이들을 찾아 매장으로 속속 모여든다. 일례로 프랑스 스타일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는 「아녜스비(agnes b.)」는 모여드는 고객들로 인해 매장 매출은 항상 안정세를 보인다.

    작년 9월 궈마오샹청(國貿商城) 지하 1층에 문을 연 「아녜스비(agnes b.)」는 하루 평균 5만위엔(7백만원)~6만위엔(8백4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매장 직원의 말에 따르면 고객 한명이 지출하는 금액은 몇백위엔(1백위엔=1만4천원)~몇만위엔(1만위엔=1백4십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며 20대가 주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아녜스b」「마크제이콥스」 등 인기

    지금 「미스식스티(Miss Sixty)」「리우 조(Liu Jo)」「비지아에이비(b+ab)」「망고」 등 매장에서는 세일을 통한 고객 몰이가 한창이다. 현재 최대 70%까지 세일에 들어간 「망고」는 겨울 상품 외에 S/S/F 시즌 의류까지 선보이며 고객 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번화가 중 한 곳인 왕푸징(王府井) 통팡신티엔띠(東方新天地)에 위치한 「망고」 매장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엔에스비(agnes b.)」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했다. 세일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일정 금액 이상이면 선물을 증정한다는 이벤트 활동을 통해 고객 몰이에 나선 것이다. 「미스 식스티(Miss Sixty)」는 현재 30% 세일을 한다는 기준 아래 물품을 2개 구입시 40%, 3개 구입시 최대 50%까지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해를 맞아 귀걸이를 특별 제작해 회원들에게 전달해 고객 유치 대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 가는 현재 10대 20대들은 현재 중국인들의 소비 형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제 관념이 부족해 여러 업계의 걱정을 사기도 하지만 이들은 강한 소비력으로 중국의 유행과 소비 흐름을 이끌어갈 새로운 계층으로 더욱 부상할 전망이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