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주인바뀐 수입 브랜드는?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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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2.20조회수 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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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1일 「셀린느」와 「모스키노」의 전개사 변경을 시작으로 2010년 1년간 「꼼데가르송」 「씨바이끌로에」 「스테파넬」 「레페토」 「프레드」 등 하이엔드를 비롯한 수입 브리지, 잡화 브랜드들의 전개사 변경이 잇달았다. 내놓을 만한 신규 수입 브랜드가 없는 상황에서 유난히 잦아진 전개사 이동은 크게 ▲비효율 수입 브랜드들의 재구성 ▲수입 브랜드 포화 상태의 국내 마켓 상황 속 자연스러운 넥스트 단계로 모아진다.

    특히 이들 수입 브랜드들의 이동은 단순히 대기업의 파워가 작용했다기보다는 매출액을 중심으로 보다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개사 변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데서 눈길을 끈다. LVMH(대표 베르나르 아르노)라는 거대 럭셔리 그룹에 속해 직진출했던 「셀린느」가 한섬(대표 정재봉)이라는 에이전시로 변환된 것은 하이엔드 브랜드 역시 매출액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파워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후 「로에베」 등 일부 수입 브랜드들의 직진출→에이전시 전환에 관한 물음이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불어 대부분의 경우가 해외 본사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확대시켜줄 국내 수입 전문 업체를 찾아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회사의 규모보다는 맨파워의 역량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모스키노」와 「씨바이끌로에」가 그 예다. 과거 「모스키노」는 부루벨코리아(대표 다니엘 메이란), 「씨바이끌로에」는 한섬(대표 정재봉)에서 전개했지만 이제는 두 브랜드 모두 「크리스티앙디오르」 지사장 출신의 한상옥 대표가 총괄하는 것.

    「스테파넬」 「레페토」 「프레드」도
    모스키노코리아(대표 한상옥)와 SE인터내셔널(대표 한상옥)은 직진출과 에이전시 각각의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지만 한 건물 안에 7, 8층으로 구성된 두 회사는 모두 한대표가 관리한다. 특히 「씨바이끌로에」는 이미 SE인터내셔널에서 면세권을 갖고 있었던 터라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성공적인 관리 능력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주인이 바뀐 수입 브랜드들의 행보는 어떠할까. 우선 올 초 가장 큰 이슈를 모았던 「셀린느」의 경우 유통망이 기존 10개에서 12월 현재 5개로 대폭 축소됐다. 전개사가 변경되며 백화점 전개 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셀린느」의 저조했던 매출액과 LVMH그룹의 영향권 밖으로 벗어난 것이 유통망 축소의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되며 변화된 디자인력은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단위 매장당 효율도 올랐는데 지난해 점포별 월평균 1억2000만원 선의 매출액을 보이던 이 브랜드는 올해 월평균 1억5000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한 유통 관계자는 “「셀린느」의 단위매장 매출이 높아진 것은 볼륨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정상 궤도에 올라오는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탐내던 한섬, 「셀린느」 잡다~
    「모스키노」는 부루벨코리아에서 모스키노코리아로 직진출하며 유통망을 기존 6개에서 11개까지 확대했다. 과거 RTW를 중심으로 전개하던 것과 달리 잡화 비중을 대폭 늘린 것도 변화점이다. 더불어 「모스키노」 메인 라인과 함께 잡화를 중심으로 한 「모스키노러브」, 「모스키노칩앤시크」 등 3개 라인을 적절히 믹스, 각 점포별 특색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브랜드 관계자는 “내년에는 「모스키노」의 유통 확대보다는 브랜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메인점포 확대에 포커스를 맞추며 유통은 2개 정도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김해성)과 제일모직(대표 황백)이라는 대기업 간 브랜드 쟁탈전으로 비쳐지기도 했던 「꼼데가르송」은 지난 8월 27일 지하 1층~지상 5층의 총 1720m²(520평) 규모의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 새 주인과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현재 한남동 「꼼데가르송」 플래그십스토어는 월평균 2억5000~3억원의 매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꼼데가르송」, 제일모직 손잡고 상륙
    「씨바이끌로에」는 한섬에서 SE인터내셔널로 이동한 이후 눈에 띄게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F/W시즌부터 전개권이 넘어간 잡화 부문에서는 지난 9월 1일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에 첫번째 잡화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기존 한섬에서 RTW 90%, 잡화 10%의 비중으로 전개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의류 전개권이 넘어온 이달 1일부터는 현재 수입 브리지 조닝에 위치한 「씨바이끌로에」를 해외 명품 조닝으로 고급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섬에서 전개 중이던 「씨바이끌로에」 매장은 한섬의 전개권이 종료되며 자연스럽게 인수가 아닌 철수로 진행된다. SE인터내셔널 측에서는 새롭게 브랜드 포지셔닝을 잡는 것. 내년 S/S시즌에 4개, F/W시즌에 2개 정도의 매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씨바이끌로에」는 본사의 러브콜로 전개사가 바뀐 만큼 한국 마켓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 한국을 주시하며 아시아 마켓의 상황을 점칠 수 있다는 것. 이미 SE인터내셔널은 본사 측에 기존 80만~90만원대의 백이 아닌 40만원대 엔트리 백의 생산을 제안했고, 본사 측에서도 한국만 특화된 이 아이템을 내년 F/W시즌부터 공급해주기로 결정했다.

    「스테파넬」, 수입권+라이선스 동시 획득
    에스에프케이(SFK)로 진출해 있던 「스테파넬」은 이번 F/W시즌부터 「질샌더」 등의 수입 브랜드를 전개하는 지현통상(공동대표 이명철, 최성욱)으로 전개권이 넘어갔다. 지난 10월 1일자로 에스에프케이(SFK)의 인원이 전원 흡수됐으며 독점 수입권과 함께 라이선스권을 동시에 획득, 자체 기획 생산도 병행할 방침이다.

    F/W시즌은 이미 에스에프케이(SFK)에서 발주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형태라 지현통상의 색깔이 더해지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은 일종의 테스트 기간으로 보고 전체적인 브랜드 정비에 포커스를 맞추며 내년 S/S시즌부터는 보다 고급스럽고 컨템포러리한 감각의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피더스아이앤티를 통해 국내에 전개되던 프랑스 발레슈즈 「레페토」는 국내 런칭 2년 만에 스타럭스(대표 박상배)로 전개사가 변경됐다. 스타럭스 측은 「레페토」의 발레슈즈, 플랫슈즈를 포화상태로 보고 그 밖의 니치마켓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발레복 발레소품 핸드백 등의 구색을 확대하며 내년에는 온라인 채널 확대도 앞두고 있다.




    「프레드」, 캠브리지코오롱→직진출로
    캠브리지코오롱(대표 백덕현)에서 전개하던 프랑스 명품 주얼리 「프레드」는 지난 10월 1일자로 프레드코리아(대표 나탈리 바더) 직진출로 전환했다. 아직까지 프레드코리아 측 인력이 모두 구성되지 않은 상태이며 아시아 디렉터가 총괄해서 관리하고 있다. 이미 갤러리아 명품관 1개의 유통망을 제외한 나머지 매장이 모두 빠진 상태이므로 브랜드 재구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레드코리아의 구체적인 행보는 내년 상반기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에베코리아에서 부루벨코리아로 전개사가 변경될 것이라는 공공연한 소문만 무성하던 「로에베」는 전개사 변경 없이 지금의 직진출 기업이 브랜드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신 로에베코리아는 중국 홍콩의 아시아퍼시픽지사에서 분리돼 지난 10월 1일부터 로에베재팬(대표 미나구치 나카후미)으로 편입됐다.

    한 업계관계자는 “「로에베」는 지난해 연매출 70억원 규모로 명품 업계에서 상당히 저조한 실적을 보였던 브랜드다. 본사에서 에이전트 변경이 아닌 일본지사로의 편입을 결정했다는 것은 한국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로에베」가 일본시장 내에서 아직 견고한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로에베」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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