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듀오 ‘송혜명&박정민’ 떴다!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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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8.16조회수 3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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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성과 대중성이 만났다? 가끔 종잡을 수 없지만(?) 톡톡 튀는 디자이너로 남성복 「도미닉스웨이」를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송혜명과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활동 무대를 넓힌 아이돌 그룹 SS501의 멤버 박정민이 올해 F/W시즌에 유니섹스 캐주얼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Royalstaightflush)」를 런칭한다. 그동안 연예인이 얼굴 마담을 한 패션 비즈니스는 많았지만 초반의 주목성에 비해 사업 지속성은 담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단기적 콜래보레이션이 아니며, 출발선상에서 각오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브랜드 런칭을 위한 자금은 송혜명과 박정민이 100% 조성한다. 연예인이나 아이돌 스타가 비즈니스에 뛰어든다고 할 때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스폰서나 배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같은 요인이 2명의 손을 잡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송혜명은 「도미닉스웨이」 이후 이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를 세컨드 브랜드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박정민은 지난해 12월 이 브랜드의 본격적인 전개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 박정민(대표 박정민)의 사업자 등록을 마치기도 했다.

    이번 콜래보레이션은 송혜명이 디자인과 생산을 비롯한 기획 전반과 브랜드 디렉팅 및 영업을 맡고 박정민은 마케팅과 홍보, 일부 디자인과 생산을 맡는 체제로 움직인다.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는 원래 부츠를 취급하는 브랜드였으나 송혜명의 가세와 함께 최근 리뉴얼을 거쳐 7월 말 유니섹스 캐주얼로 재런칭한 개념이다. 브랜드의 디렉팅은 송혜명이 맡기 때문에 가격은 그의 퍼스트 브랜드 「도미닉스웨이」와 대비해 30~50% 낮게 책정했다.


    「도미닉스웨이」 세컨 브랜드 런칭(?)
    아우터는 10만~20만원대, 티셔츠는 3만~5만원대, ACC는 10만원 이하로 제안한다. 특히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두지 않고 제안하는 유니섹스 라인의 경우 남성복 「도미닉스웨이」가 매니시한 여성 소비자에게도 어필한 것처럼 폭넓은 고객층을 가져갈 전망이다. 박정민의 경우 예전부터 운영해 온 온라인쇼핑몰(www.royalstraightflush.co.kr) 외에도 올해 5월 서울 논현동에 매장 겸 카페를 열고 오프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이 매장에는 박정민이 운영하는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 ‘라핀캐롯(www.lapincarrot.com)’과 함께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를 판매하고 있으며, 아이돌 스타답게 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돼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 특성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촬영 문제도 이곳에 별도의 스튜디오를 준비해 차질없이 움직여 나가고 있다.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는 온라인과 논현동 쇼룸 외에도 유통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리뉴얼이 한창인 디자이너 편집숍 ‘레벨5’의 입점 문제와 홈쇼핑 판매 계약도 모색 중이다. 특히 레벨5의 경우 싱가포르 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 입점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아시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SS501의 마케팅 효과를 감안해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의 입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009년 12월, 주식회사 박정민 설립
    송혜명이 현재 중국 홈쇼핑 업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협상을 통해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의 입점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내년에 박정민이 중국권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고 방송이 시작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또한 송혜명의 홍보 에이전시를 통해 미국 뉴욕 진출 얘기도 오가고 있다.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는 런칭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폭넓은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런칭과 함께 글로벌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SS501 멤버인 박정민의 인지도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SS501의 인지도가 상당하고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판매가 상당수 해외 고객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은 이러한 측면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게 한다.

    이 두 명은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송혜명은 “이미 디자이너와 연예인, 패션과 엔터테인먼트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국내 스타, 특히 해외 진출을 하는 아이돌의 의상을 디자인해 주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박정민의 경우 예전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고 직접 사업체를 꾸려 간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을 수수료제로 운영한다는 것에 깜짝 놀랬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완숙한 패션 비즈니스를 보여 준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잠재력만큼은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패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레벨5 등 오프라인 유통을 뚫어라
    1987년생인 아이돌 스타 박정민은 일본 활동 시절부터 패션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 왔다고 한다. 국내 남성의 착장 고정관념이 일본 남성을 보고 깨졌다고. 그는 “국내에 비해 넘쳐나는 남성용 패션 아이템과 세분화된 착장문화를 보고 이른바 문화충격을 받았다. 아직 국내에서 보기 힘든 아이템을 만들어 보여 준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박정민은 국내에 돌아오자마자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2008년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를 런칭하고 남성용 부츠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패션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했던 탓에 순탄하지는 않았다. 맨 처음 무턱대고 동대문에 찾아가 생산을 주문했다. “물소가죽과 타이어 소재로 제작해 달라”고 요구해 상품을 생산했다. 머리에서 생각이 나는 대로 주문을 하다 보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부츠는 켤레당 20만원을 상회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브랜드에 대한 홍보가 미흡했던 탓에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못하자 이번에는 절친한 스타들에게 협찬하며 홍보에 힘썼다. SS501은 물론 이준기 소지섭 박용하 2PM 등 정상급 한류 스타들이 이 부츠를 신고 직ㆍ간접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자 또다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생산을 맡긴 동대문 제조업체에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는 이 부츠를 무단으로 대량 생산해 저가로 전국에 뿌린 것이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설상가상으로 처음 생산을 의뢰할 당시 원가를 위조해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던 것이 밝혀졌다. 한마디로 사기를 당한 것이다.



    동대문 사기 등 숱한 시행착오 거듭
    우여곡절 끝에 1억원의 초기투자 비용은 거의 회수하지 못한 채 상처만 받았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라핀캐롯’이라는 여성 전용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다. 현재 같은 이름의 브랜드를 내걸고 논현동 매장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라핀캐롯 사이트는 리뉴얼 중이며 ‘로얄에비뉴(www.royal straightflush.co.kr)’라는 새로운 이름의 사이트에서 「라핀캐롯」과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를 판매하고 있다. 로얄에비뉴는 앞으로 기업을 알리는 사이트로 개편될 예정이다.

    놀라운 것은 이 사이트가 수수료 베이스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라핀캐롯’ 때부터 수수료 베이스로 운영했고 한 차례 리뉴얼을 거치는 가운데 스트리트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다시 입점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디자이너 김동률의 「률&와이(Ryul&Wai)」와 스트리트 캐주얼 「끌로바(Qlova)」가 입점해 있다.
    수수료도 20% 중반으로 비교적 높게 책정돼 있다. 디자이너 카테고리 전문 온라인몰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제일모직의 일모스트리트닷컴 수수료 30%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들 브랜드는 매출 볼륨보다 해외 고객을 타깃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목적으로 입점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팬들이 이 사이트를 자주 방문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제너레이션 넥스트, 디자이너 욕심내다
    얼마 전에는 뜻하지 않은(?) 문의도 받았다. 대전에서 걸려온 이 전화 한 통은 논현동 쇼룸을 보고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일부러 찾아오는 팬을 위해 몇 개의 테이블을 비치해 간단한 음료를 파는 카페를 차린 것인데 이를 보고 카페 프랜차이즈를 제안해 온 것이다. 이는 상담 중에 있으며, 조만간 카페를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의 프랜차이즈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말 못할 사연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패션 비즈니스인이 되고 싶다는 박정민이다. 그는 “지금까지 아마추어의 티를 벗어나지 못했다면 이제는 여기서 벗어나 프로로 비춰지고 싶다. 연예인이 패션에 뛰어드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꾸준히 한다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젊은이들이 마음껏 자기 색깔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다. 엔터테인먼트라는 지금까지의 배경과 패션 비즈니스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내 자신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사뭇 진지하게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두 사람이다. 특히 박정민은 지금까지 서울컬렉션에 11회 참가한 송혜명의 지도를 받아 내년 중에 신진 디자이너의 장인 제너레이션 넥스트 참가도 준비하고 있다. 여러가지로 심상치 않게 시작하는 새로운 패션 듀오의 행보를 지켜보자. 멀지 않은 날에 이들이 당당히 디자이너 듀오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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