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가 수입 슈즈, 이제 메이저로?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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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3.09조회수 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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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가 불황 속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네임으로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여타 브랜드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나인웨스트」와 「게스슈즈」에 이어 「제시카심슨」 「유나이티드누드」 「스티브매든」 「AK앤클라인」….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가 불황 속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중가 수입 브랜드는 제화 3사, 살롱화,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에 이어 새로운 영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월 입점해 있는 슈즈 브랜드들이 경기불황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10만원대의 저렴한 수입 슈즈 브랜드들이 20% 수준의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슈즈 시장 내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수입 슈즈 브랜드는 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니다.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들은 글로벌 태생의 오리지널리티와 차별화된 디자인, 여기에 10만원대의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무장했다. 중가 수입 시장에 7년 전 출사표를 내고 가장 먼저 등장한 「나인웨스트」를 비롯해 「게스슈즈」에 이어 올해는 「제시카심슨」 「유나이티드누드」 「스티브매든」 「AK앤클라인」 등이 국내 영업의 포문을 열었다.

    위즈위드 한 달간 ‘수입 셀렉트숍’ 진행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환율 상승, 원화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화됐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지호신 위즈위드 슈즈 과장은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의 등장에 대해 ‘기존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의 니즈가 늘어난 것’이라 해석하기 쉬운데, 실제 매출 데이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조닝의 소비자는 여전히 존재하며 다양한 테이스트를 갖춘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의 움직임에 발 빠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유통 채널은 온라인이다. 그중 해외 구매 대행을 전문으로 하며 해외 수입 브랜드에 대한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되고 있는 채널인 위즈위드다. 위즈위드는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 동안 ‘수입 셀렉트숍’을 진행한다.
    백화점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그중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6월 99.1㎡(30평) 면적의 수입 슈즈 브랜드 멀티숍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 유통은 수입 슈즈 브랜드의 카테고리를 3가지로 나눠 보고 있다. 하이엔드와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를 양분하고, 그 가운데 가격대를 구성하는 조닝의 브랜드를 구성한다는 지도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하이엔드 브랜드는 ‘슈컬렉션’이라는 멀티숍으로 본점 본관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오는 6월 본점에 구성할 멀티숍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외하고 두 가지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함께 구성한다.

    이종현 신세계 슈즈 매입부 과장은 “A부터 Z까지 다양한 테이스트를 가진 소비자가 존재한다”며 “제화 3사와 살롱화는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변화의 움직임이 적은 슈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적당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두 영역의 브랜드를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고, 한쪽은 고급스러운 이미지, 한쪽은 볼륨화가 가능해 많은 입점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시너지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리퍼블릭 2개 중가 수입 슈즈 전개

    이러한 유통의 반색 때문일까? 대기업을 비롯한 슈즈 전문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브랜드 전개를 시작하고 있다. 먼저 올 S/S시즌 출사표를 던진 브랜드는 총 4개다. 제일모직이 「스티브매든」과 「AK앤클라인」을 선보인다. 「스티브매든」은 20대 젊고 트렌드한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10만~20만원대의 가격대로 제안한다. 미국 「스티브매든」에는 5가지 라인이 있는데 국내에서 전개할 라인은 스티브매든 우먼, 스티브 바이 스티브매든, 매든 걸 3가지 라인이다.

    슈즈 전문 기업으로는 신생 업체인 슈리퍼블릭이 「제시카심슨」과 「유나이티드누드」를 전개한다. 「제시카심슨」은 유명 할리우드 스타 제시카 심슨을 활용한 스타의 이미지가 브랜드에 녹아 있고 쉽게 인지할 수 있다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또 백화점에 본격적인 입점에 앞서 온라인과 압구정 로드숍을 통해 고객층을 공략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나이티드누드」는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플라비아퍼플」 전개사가 수입 슈즈 편집 매장으로 선보이고 있는 ‘플라비아케이’에서 도입해 테스트를 거쳤으며, 독특한 굽 모양이 특징이다. 현재는 슈리퍼블릭이 함께 전개하고 있다.




    「나인웨스트」 인수 이후 수입량 150%↑

    신규 브랜드의 가세 속에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한 「나인웨스트」는 올해로 7년째 접어든 중가 수입 슈즈 조닝에 대표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4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70억원이다. 「나인웨스트」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던 요인은 디자인과 가격이다. 이 브랜드는 두 가지를 마케팅으로 포장해 스토리텔링했고, 2005년 신세계 강남점에 입점했던 것이 기폭제가 돼 매년 30~40%의 신장률을 올리고 있다.

    또 2007년 개미플러스에서 제일모직으로 인수돼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탄탄한 자금력 덕분에 수입 물량을 150%가량 늘렸다. 개미플러스에서 전개할 당시 「나인웨스트」 한 개였던 브랜드가 현재는 「엔조안지오리니」 「이지스프릿」 등을 포함한 5개로 늘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울 타운’이라는 대형 숍을 만드는 것이다. ‘소울 타운’은 「나인웨스트」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판권을 갖고 있는 리테일 전문 회사인 GRI가 보유한 20여개의 브랜드로 1652.9㎡(500평) 면적에 구성한 숍이다. 심한섭 「나인웨스트」 부장은 “소울 타운과 같은 대규모 숍에 대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것도 대기업이 전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간소화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적용해 다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을 생략하고 중요한 업무에 관련된 일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플 조직 & 의사 결정 구조도 한몫

    인수 이후 대기업 조직상 빠른 의사 결정이 어려워 슈즈 브랜드 생리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는 달리 개미플러스는 결정 단계를 최소화했다. 심부장은 브랜드 전개에 대한 총책임을 맡고 운영이사와 직접 의사소통을 진행한다. 신규 사업, 브랜드 도입 등 자금과 관련된 사안을 비롯한 중요 사안은 단계별 조율에 들어간다.
    「나인웨스트」뿐 아니라 게스홀딩스코리아의 「게스슈즈」는 롯데 본점을 비롯해 총 17개의 매장을 확보하고 올해 매출목표를 60억원으로 정했다. 「게스슈즈」는 트렌디한 슈즈를 주력 상품으로 출시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봄·여름 시즌에는 글래디에이터 슈즈와 컬러풀한 웨지 샌들 등으로 히트 상품을 만들었으며, 가을·겨울 시즌에는 레이스업 부츠, 부티, 메리제인 슈즈 등을 선보였다.




    향후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의 적극적인 행보가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적 경제불황으로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잦은 해외여행과 인터넷의 보급화로 세계의 트렌드가 동시대에 이뤄지고 있는 오늘날 소비자의 감도는 높아졌으며, 이는 수입 브랜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업종 사례에서 검증됐다. 지난 2월 Newsweek에 따르면 세계 커피시장의 대표주자였던 스타벅스가 전년대비 2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반면 맥도널드는 Mac cafe의 성공으로 다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스슈즈」 롯데본점 등
    17개점에서 60억


    불황기의 소비자들은 소비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다. 이 때문에 검증된 브랜드를 선호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에 대한 안정감을 추구한다. 이는 한정된 예산에서 소비해야 하는 까닭으로, 수입 브랜드에 대한 로망과 현실 사이에 갈등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중가의 수입 슈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해 심리적·물리적 보상을 받고자 한다.
    결국 중가 수입 브랜드는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니즈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 네임으로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여타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레트로’ 슈즈 트렌드 :
    잇 슈즈 무엇?

    2009년 봄 슈즈 트렌드는 ‘레트로’라는 코드로 모아진다. 색상부터 원색·보색 등 화려한 컬러를 사용해 복고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레드와 그린, 블루와 옐로 등 대비되는 컬러를 조합해 포인트를 주거나 원석 등을 활용한 장식과 스트랩 등을 디자인에 접목해 개성 있는 스타일로 표현했다.
    ▲토 오픈 슈즈는 전체적인 스타일로는 심플한 디자인에 대비되는 컬러, 소재감을 중심으로 한 토 오픈 슈즈와 하이 스트랩 슈즈가 강세다. 발끝이 보이는 토 오픈 슈즈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어온 아이템. 특히 보일 듯 말 듯, 발끝만 살짝 노출한 핍 토 오픈 슈즈가 대세다.
    ▲글래디에이터 슈즈라는 이름으로 사랑받아온 스트랩 슈즈도 빠질 수 없는 인기 아이템이다. 스트랩이란 밴드(가죽끈)를 장식적으로 활용한 제품을 총칭한다. 특히 글래디에이터 슈즈는 얇거나 굵은 가죽 끈으로 발등을 감아올린 스타일로, 고대 로마인들이 신었던 낮은 굽의 가죽끈 샌들에서 따온 이름이다. 올해는 두꺼운 가죽끈으로 얼기설기 감아올린 스트랩 슈즈가 눈에 띈다. 강렬하면서도 섹시한 여성미에 플랫폼이나 킬힐과 같은 높은 힐이 특징이다.
    ▲부티는 겨울부터 트렌디 아이템으로 사랑받아 왔다. 올봄에는 오픈 부티로 변형돼 여심을 흔들고 있다. 부티란 앵클부츠보다 짧은 부츠로, 이제는 스트랩을 활용해 발등이나 발 앞 부분을 오픈하는 스타일의 부티로 재탄생했다. 스트랩의 형태도 발목을 묶는 앵클 스트랩(ankle strap), T자 형태로 발등 부분을 둘러주는 T-스트랩(T-strap), 굵은 밴드로 발등을 감아올린 스트랩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돼 전개될 전망이다.

    *미니 인터뷰 -

    지호신 위즈위드 브랜드 개발팀 과장


    “수입 브랜드 7만원대로 제안”

    3월부터 전개하는 수입 셀렉트숍은 합리적인 중저가 수입 슈즈 백&액세서리 아이템을 차별화된 비주얼 노출과 서비스를 앞세워 매출 리딩 존으로 끌어갈 카테고리다. 특히 위즈몰(wiz mall-국내 채널) 내에 디자이너 슈즈 카테고리에 집중된 부분을 수입 존으로 구분하고 확대해 자극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컨셉은 수입 슈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브랜드 정체성을 부각할 수 있는 컬렉션과 고객의 접근성이 용이한 차별화된 웹 디자인이 다른 조닝과 다른 점이다.
    또 기존에는 몰 내에 수입 브랜드로 접근하는 트레픽이 복잡했으나 메인 화면에 띄워 조닝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다. 가격대는 7만원부터 15만원까지며, 시즌 특가 상품은 5만원 이하로 디스카운트되고, 고가의 상품은 10만원대 후반~20만원대 초반까지 구성했다. 이 조닝은 국내 스타가 아닌 소비자들이 동경하는 셀러브리티와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시즌별 리미티드 에디션 개발과 소싱 및 특가 제품 제안 등으로 디자인과 가격에서 강점을 지닐 수 있다. 추후 위즈몰뿐 아니라 위즈숍(wiz shop-해외 채널)까지 일부 흡수해 해외 국내 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유치하고 기획 상품을 전개할 계획이다.



    사진설명
    슈리퍼블릭은 「제시카심슨」과 「유나이티드누드」를 전개한다.
    그중 제시카심슨은 유명 할리우드 스타 제시카 심슨을 활용한 스타의 이미지가 브랜드에 녹아 있고 쉽게 인지할 수 있다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중가 수입 슈즈 브랜드의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가속화되고 잦은 해외여행, 인터넷의 보급화, 수입 브랜드에 대한 로망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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