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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패션 브랜드 컬래버 ‘활기’

Friday, Oct. 9, 2020 |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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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 · 리젠 · 소로나…





‘가격 보다 소재!’ 저렴하고 빠르게 디자인의 변화를 소비하는 트렌드에서 가치 있는 상품을 제값 주고 구매해  오래 즐기고,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문화로 옮겨오면서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가격 보다 소재!’ 저렴하고 빠르게 디자인의 변화를 소비하는 트렌드에서 가치 있는 상품을 제값 주고 구매해 오래 즐기고,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문화로 옮겨오면서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리젠 백, 셀라 레깅스, 소로나 티셔츠 등 좋은 소재로 만든 아이템 하나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상품으로 등극해 브랜드 자체를 ‘떡상’시켜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해졌다.

고가 브랜드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쉽게 소비되는 아이템일수록 소비자들의 경험 데이터가 쌓이기도 한다. 좋은 소재를 사용한 합리적인 상품은 입소문을 금방 타고 브랜드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된다. 특히 저렴한 가격대에 비슷비슷한 상품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애슬레저’ 시장에서 이 같은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셀라 레깅스’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대표 이수연 · 강민준)의 ‘젝시믹스’와 제이스버디(대표 조준호)의 ‘스컬피그’는 셀라 원사로 만든 레깅스를 브랜드 대표 상품으로 선보여 좋은 성과를 거뒀다. 젝시믹스의 경우 셀라 레깅스가 첫선을 보인 2018년 이후 2019년 하반기까지 누적 1000만장 판매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년 만에 1000만장! 젝시믹스 키운 ‘셀라 레깅스’

‘뱃살 지우개 레깅스’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진 이 상품은 타이트한 기능성 스포츠웨어임에도 불구하고 톡톡하고 매트한 재질과 건조하지 않은 착용감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셀라 원사에 다양한 기능의 원사를 혼합해 짠 원단으로 셀라 퍼펙션, 셀라 V업, 셀라 업텐션 등 업그레이드된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브랜드 전체 매출의 37% 이상을 차지하는 메인 상품으로 활약 중이다.

스컬피그 역시 ‘셀라 레깅스’로 유명하다. 흡한속건과 사방 스트레치 기능에 특화된 셀라 원사로 원단을 짜 다양한 디자인의 레깅스를 제안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셀라 원사에 효성티앤씨의 크레오라프레시 원사를 더해 직조한 셀라프레시 원단으로 만족도 높은 상품을 제안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쏨니아(대표 김소영)의 ‘로미스토리’도 셀라 원사를 사용한 레깅스로 스포츠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머티리얼(대표 김철수, 구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지난 2014년 첫선을 보인 ‘셀라(cella)’는 기능성 폴리에스테르 원사로 흡습속건, 사방 스트레치 기능과 함께 천연 섬유가 내는 부드럽고 촉촉한 촉감이 특징이다. 원단을 짜면 기능성 소재임에도 번들거리지 않은 매트한 표면과 톡톡한 재질로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짝퉁도 비일비재, ‘소재 브랜드 태그’ 신뢰 증표

지난 2019년 5월 코오롱머티리얼이 원사 사업을 접으면서 티케이케미칼(대표 이상일)이 사업부를 인수했고 이후 셀라 상표권만 따로 매각해 현재는 타 기업에서 셀라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 이 때문인지 최근 중국산 짝퉁 셀라 원단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마치 셀라 원사를 사용해 만든 원단인 것처럼 이름만 ‘셀라 원단’으로 붙여 유통시키고 있는 것이다.

셀라는 원사 브랜드명으로 원단의 경우는 사용하는 업체들이 후가공하고 가연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짝퉁이 극성을 부리면서 기존에 셀라 원사로 원단을 만들어 쓰던 업체들은 오리지널 셀라 태그를 인증서처럼 상품에 부착해 셀라임을 입증하고 있다.

셀라 원사와 합성한 소재 역시 ‘셀라프레시’처럼 네이밍 혜택을 제공한다. 고어텍스처럼 소재의 브랜드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증명하는 사례다.

셀라가 기능성 스포츠웨어를 주름잡는 소재라면 ‘리젠(rezen)’은 친환경 소재의 대명사다. 리젠은 효성티앤씨(대표 김용섭)가 개발해 10년 전부터 공급하고 있는 폐페트병 재활용 원사인데, 제대로 알려진 것은 2018년 플리츠마마(대표 왕종미)와의 협업을 통해서다.

플리츠마마, 친환경 소재 ‘리젠’ 대중화 기여

아코디언처럼 착착 접히는 니트 가방을 제안하는 플리츠마마는 당시 론칭한 지 갓 2개월밖에 되지 않은 브랜드였는데, 효성티앤씨와 협업해 가방을 제안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




효성은 해외에 소재를 효과적으로 선보일 샘플이 생겼고, 플리츠마마는 안정적인 소재 공급처를 갖게 된 것이다. 저렴한 가격대로 제안하는 친환경 패션 아이템은 곧 불티나게 팔려 나갔고, 곧바로 카피 상품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럼에도 재생섬유로 만든 친환경 상품을 패셔너블하게 소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브랜드이자 대표적인 재생섬유 생산기업으로 대중에게 확실한 인식을 남겼다는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리젠의 홍보 효과를 패션과의 협업에서 찾은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 4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플리츠마마와 함께 제주시에서 수거된 페트병을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제주 리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최근 개발한 친환경 고강력사 나일론 ‘마이판 리젠 로빅’은 글로벌 아웃도어 ‘오스프리’에 공급해 화제를 모았다.

티케이케미칼 × 블랙야크, 지속가능 생태계 조성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은 연평균 약 10%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약 83조원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효성티앤씨는 이에 맞춰 지난 2017년부터 마이판 리젠(나일론) · 리젠(폴리에스테르) · 크레오라 리젠(스판덱스) 등 친환경 섬유 부문을 강화하고, 매년 2배 이상 매출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력을 낼 계획이다. 티케이케미칼도 자체 개발 소재를 활성화하는 데 패션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난 5월 비와이엔블랙야크(대표 강태선)와 손을 잡았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나우’와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하며 국내에 지속가능성 가치를 알리는 데 적극적인 기업으로, 티케이케미칼이 선보이는 ‘국내산’ 폐페트병 재활용 소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적합한 파트너다. 보통 국내에서 제작하는 재활용 페트병 소재도 그 바탕이 되는 폐페트병 원료는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내 페트병 분리 배출 비율은 80%로 매우 높지만, 이물질 문제로 의료용 장섬유로 재활용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티케이케미칼은 수입 페트병 칩을 수입하는 타 소재 기업과 달리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페트병을 자체적으로 수거해 재생섬유 원료(K-rPET)를 만들고 있다.

안다르 ‘떡상’ 비결, ‘무광택 파스텔톤’ 이중지 원단

티케이케이칼과 비와이엔블랙야크 ‘뉴라이프’팀 내 텍스타일팀은 폐페트병 수거부터 재생 섬유(칩)수거, 최종 상품 생산과 판매까지 국내 페폐트병의 자원 순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지속가능패션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애슬레저 전문 기업 안다르(대표 신애련)도 소재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사례 중 하나다. 안다르의 대표 상품은 파스텔톤 원단임에도 하체를 부각시키지 않는 무광택 소재 레깅스다.




소재 후 가공 전문 파트너사와 손잡고 자사 상품에 딱 맞는 배합의 이중지 원단으로 매트한 파스텔톤 레깅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안다르는 무광택 이중지 원단을 기본으로 면 촉감 원사와 냉감 원사를 추가해 ‘에어코튼’과 ‘에어쿨링’ 등 자체 개발 원단명을 붙인 레깅스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강점인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과 컬러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식물성 재생 섬유 ‘소로나’ “리젠, 게 섰거라!”

아웃도어 의류 부문의 친환경 대표 소재는 듀폰사의 ‘소로나’다. ‘옥수수섬유’로 잘 알려진 소로나는 석유 의존도를 낮춘 폴리머다. 소로나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식물 전분에서 뽑아낸 고분자를 원료로 만든 섬유다. 전체 중량의 37%가 재활용 가능한 자연 섬유인 셈이다.

보통은 섬유를 얇게 20  ~  30겹의 레이어로 펼쳐 겹친 솜으로 만들어 침구에 많이 쓰였다. 최근 친환경 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들이 소로나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로나 폴리머로 만든 원사와 원단은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얼룩에 대한 저항력과 내구성이 강해 아웃도어 의류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대표적으로 마운티아(대표 강주연)의 ‘마운티아’와 제이스버디의 ‘스컬피그’가 소로나 원단을 적용한 상품을 대대적으로 선보였다. 마운티아는 소로나 원사에 냉감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티셔츠 · 팬츠 · 재킷 등을 출시하며 친환경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스컬피그는 최근 론칭 5년 만에 남성 라인을 추가하면서 소로나를 메인 소재로 사용한 남성용 티셔츠와 레깅스를 제안했다.

패션 - 소재 동등한 파트너십, 선순환 구조 조성  

안전과 신뢰의 상징 ‘고어텍스’, 니트계 장인정신의 상징 ‘필멜란지’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의 신뢰감을 한번에 업그레이드해 주는 소재 브랜드들의 활약이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검증된 유명 소재들이 많지만 브랜드의 대표 상품명이 되고, 신규 브랜드에 신뢰도를 부여하는 소재 메이커는 많지 않다.

그동안은 단순히 공급처와 메이커의 관계였다면 이제는 아이템 제작을 통해 브랜드 매출을 올려줄 뿐 아니라, 소비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불러오고 패션 생태계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소재 기업과 패션 브랜드의 동등한 파트너십이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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