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ium Report

< Ready To Wear >

생존 먼저! 패션마켓 돌파구는?

Wednesday, July 8, 2020 |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 VIEW
  • 2898
브랜드 중단 · 오프라인 축소 · 기업회생 신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올 상반기, 패션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곳이 허다하며 패션 상장사의 경우 1분기 영업실적이 평균 30%대로 급감했다. 또 삼성물산패션을 비롯해 신성통상, 한세엠케이, 인디에프 등 리딩기업들마저 영업이익이 적자전환 또는 적자지속을 이어가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복종을 망라하고 곳곳에서 구조조정과 기업매각, 브랜드 중단, 오프라인 축소,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 위기상황을 알려주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뜨고 있다. 이제부터 생존경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가장 먼저 적신호를 켠 곳은 여성 커리어 마켓이다.

여성 커리어 가장 먼저 적신호, 5 ~ 6개 중단

백화점 중심으로 영업해 온 여성 커리어 브랜드들이 매출 한계에 부딪혀 중단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구미인터내셔날의 후라밍고, 데무의 디데무, 그리고 A, D, E 등 시장 내 비교적 오래되고 안정된 영업을 해 오던 5~6개 브랜드가 먼저 백기를 들어 충격을 준다. 고령화된 소비층이 코로나19 이후 바깥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매장에 고객이 뚝 끊긴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나 사실 코로나19 탓만 할 수도 없다. 이전에도 올드한 상품으로 매출 하락세를 겪으면서도 혁신하지 못한 브랜드들의 방만한 운영상의 이유도 꼬집어진다. 고전하던 커리어 브랜드들은 더 이상 이끌어나가기 어려울 만큼의 자금난을 겪는 회사가 많아진 것이다. 게다가 단일 브랜드를 전개해 온 중소기업이 대다수라 한 시즌 장사를 망치면 다음 시즌을 대비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중단을 결정하는 곳도 많아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성 커리어 조닝은 그동안 명맥을 유지하긴 했지만, 고객층이 50~60대 이상으로 고령화됐으며 신규 고객 확보가 쉽지 않아 매출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였다”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먼저 시장재편이 일어나는 조닝이 커리어지만, 영캐주얼 쪽도 불안한 곳이 많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방만한 경영 문제점 제기

백화점 측은 중단 브랜드들 대부분이 올해 8월 이내에 매장 철수를 원하고 있어 대비하고 있으며, 위기에 빠진 커리어 조닝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성복 마켓 내 브랜드 공급과잉이 심한 가운데 변화가 없는 곳은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백화점 유통에서도 의미 없는 조닝 구분을 없애고 상품 콘셉트별로 재미를 줄 수 있는 매장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편안하게 매장을 방문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맞물려 오프라인을 최소화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브랜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매장운영에 따른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보다는 적은 비용과 최소인원만을 가동해도 되는 온라인에 쏠리는 현상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증가한 점도 오프라인 철수의 주요한 요인이다.

먼저 신원의 비키가 온라인으로 사업방향을 틀면서 기존 사업부는 해체했다. 이 회사는 스트리트 캐주얼 마크엠 역시 서울 홍대앞 플래그십스토어 등 주요 점포만 남기고 오프라인을 대부분 정리하기로 했다.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롭게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비키 · 베이직하우스 등 오프라인 철수

동광인터내셔날의 플러스에스큐 또한 오프라인 축소를 선언하고 점진적으로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티비에이치글로벌의 베이직하우스 또한 내년 초까지 오프라인을 정리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브랜디라이프스타일코리아는 매출이 부진했던 에이치커넥트를 올 하반기 내 중단하고 행텐은 전면 리뉴얼하기로 했다. 1020세대를 타깃으로 정한 행텐은 영컬처를 기반으로 하며 온 · 오프라인의 균형을 맞춰 나가겠다고 전한다.

유아동복 시장은 출산율 저하와 브랜드 세대교체로 몸살을 앓던 중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진퇴양난을 호소한다. 유아복 리딩기업인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은 간판 브랜드인 해피랜드를 온라인으로 전환, 압소바 1개 브랜드만 오프라인을 운영한다.

앞서 해피베이비, 크리에이션asb, 파코라반베이비, 프리미에쥬르 등 4개 유아복을 통폐합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던 이 회사는 규모 싸움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유아복 압소바를 더욱 단단하게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골프웨어 엠유스포츠와 지난해 론칭한 스릭슨이 시장 안에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투자해 전통 유아복 회사의 색깔을 지우고 새로운 비전을 찾아가는 중이다.

해피랜드 등 전통 유아동복 브랜드 진퇴양난

매일유업의 계열사로 유아동복 시장에 진출해 1000억대 기업으로 성장해 온 제로투세븐 역시 오프라인 축소에 나섰다. 이 회사 역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영업해 왔는데, 마트에 유입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차 경쟁력이 약화되자 알로앤루와 알퐁소의 오프라인 매장 축소라는 결정을 내렸다.

유아동복 업계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주요 소비층인 엄마들이 밀레니얼세대이다 보니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며, 기성 브랜드보다는 디자인과 가성비를 충족시켜줄 만한 온라인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패션잡화 업계도 비슷한 양상이다. 시즌개념이 덜하고 단일 아이템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시장이다 보니 스몰 브랜드들의 진입이 가장 활발하다. 과거 백화점과 아울렛 중심으로 영업해 온 핸드백 브랜드들은 스몰 브랜드 공세에 밀리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유니크한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디자이너 핸드백에 몰리며 브랜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성창 · 주영 · 예진 등 잇따른 기업회생절차

그러던 중 앤클라인뉴욕을 전개하는 성창인터패션이 지난 4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2017년 앤클라인뉴욕 여성복을 은산글로벌에 매각한 상태로 현재 핸드백만 운영 중이다. 1990년 영창실업의 자회사로 출범해 앤클라인뉴욕 국내 라이선시로서 여성복과 핸드백을 키워온 30년 전통의 기업이라 안타까움이 크다.

피에르가르뎅 핸드백을 전개하는 주영도 지난 5월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이 회사도 2000년에 설립돼 20년간 패션잡화 마켓을 이끌어온 회사로 2016년를 기점으로 2세 경영 체제를 강화하면서 비건 핸드백 BBYB 론칭 등 변화를 시도해 왔지만 이번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해 가지 못했다. 한창 신장 중인 BBYB는 MZ세대를 공략해 온 만큼 앞으로 온라인 유통 중심으로 영업하고, 피에르가르뎅 역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넥타이와 스카프 리딩기업인 예진상사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스카프 라이선스 사업을 대거 축소하고 핸드백 칼린에 힘을 모았다. 1975년 설립된 예진상사는 닥스와 발망 등 스카프와 넥타이로 성장해 온 회사로서 밀라숀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통해 핸드백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메인 비즈니스가 된 칼린은 2013년 인수해 키워 나가고 있다. 칼린은 2012년 미국 뉴욕 파슨스 스쿨 출신의 디자이너 박지원과 이승희가 론칭한 브랜드다.

골프 1세대 ‘울시’ 지난해부터 공개 매각 추진

모자수출기업 다다씨앤씨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76년 창업한 이 회사는 전 세계 5개국, 13개 공장을 통해 모자를 생산해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모자를 해외에 수출해 왔다. 특히 스포츠 모자 시장을 장악했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오더양이 급감하면서 자금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피가로스포츠를 전개하는 너트클럽이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울시를 전개하는 비엠글로벌은 회생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비엠글로벌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인수업체를 찾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공개매각을 시도했지만 투자의향을 밝힌 곳이 없어 청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편 이 회사의 간판 브랜드 울시는 대우 계열사였던 하이파이브에서 론칭한 골프 웨어로 대우 사태 이후 2001년부터 비엠글로벌로 독립해 운영해 왔다.

여성복 데코를 전개하는 데코앤이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개시에 들어간 이 회사는 청산가치가 높다는 회생법원 판단에 따라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2014년 이후 다섯 번째 M&A라는 점에서 비운의 패션 기업이라는 설이 있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데코는 여전히 백화점 매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고 매출도 중상위권에 있지만 회사 경영이 안정되지 않아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코앤이, 2014년 이후 5번째 새 주인 찾기

1985년 대하패션으로 출발한 데코앤이는 데코를 비롯해 이앤씨, 나인식스뉴욕, 아나카프리 등 다수의 브랜드를 히트시키며 여성복 리딩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현재는 데코 브랜드만 운영 중이다. 1993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는 2003년 이랜드그룹이 인수했지만 2014년 다시 매각한 뒤로 혼란을 겪고 있다.

2017년에는 키위미디어그룹, 2018년에는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 등에게 경영권이 계속 넘어가고 이 과정에서 무리한 사업확장이 화근이 돼 지난해 11월에는 어음 부도처리로 상장이 폐지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성복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어 전략적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회사다.

업계에서는 “현재 공개매물로 나와 있는 비엠글로벌이나 데코앤이 모두 1세대 패션기업들로 브랜드 로열티가 높고 주요 백화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새 주인을 만나 다시 한번 재기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한다.              



BOX l 삼성물산패션, 긴축경영 펼친다







삼성물산패션(부문장 박철규)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빈폴스포츠를 내년 2월까지, 빈폴액세서리는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한 3570억원,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매출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이다.

현재 빈폴스포츠는 100개점, 빈폴액세서리는 50개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은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하며 사업부 인원 중 일부는 흡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해체하게 됐다. 빈폴스포츠는 2018년 F/W시즌 기존 빈폴아웃도어를 리뉴얼한 브랜드로 당시 애슬레저 열풍에 발맞춰 라이프스타일 스포츠를 내세웠다.

그러나 리뉴얼 이후 반짝 매출이 올라서기는 했지만 글로벌 스포츠에 밀려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빈폴아웃도어는 2012년 S/S시즌 선보였던 브랜드로 도심형 아웃도어를 콘셉트로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에 맞서지 못했다.

빈폴액세서리는 온라인 전용으로 유통채널을 바꾸면서 상품을 리뉴얼할 예정이다. 패션잡화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2030세대 타깃의 빈폴액세서리는 SSF샵 등 자사몰에서 반응이 좋기 때문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앞서 빈폴키즈 역시 오프라인을 접고 가격을 낮춰 온라인 브랜드로 리뉴얼한 이후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이 회사는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온라인 사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자사 온라인 통합몰 SSF샵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은 물론 구호플러스, 엠비오, 빈폴키즈 등 온라인 전용 브랜드들의 성장도 도모하고 있다. SSF샵의 연매출 목표는 2000억원대로 올라서는 것으로 현재 시스템 개선과 입점 브랜드 확대, 트래픽 유지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펼치며 고객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저작권자 ⓒ Fashionbiz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