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잡은 ‘스케이트보드’ 인기!

    곽선미 기자
    |
    16.09.26조회수 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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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즘 서울 한강이나 양재천, 중랑천 인근은 물론 올림픽공원, 뚝섬유원지를 비롯해 각 지방의 지정된 ‘스폿’에 가면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색다른 그룹들이 있다. 바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보더들. 현란한 트릭을 구사하는 실력자부터 이제 막 푸시오프(발로 땅을 굴러 보드를 움직이게 하는 것)를 배우는 초보까지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신나게 스케이트보드를 즐긴다.

    ‘3S(Snowboard, Surf, Skateborad)’ 중 스케이트보드의 인기가 크게 상승 중이다. 액티브한 애슬레저 라이프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 스트리트 패션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스케이트보드가 특히 주목을 받은 것.

    국내 스케이트보드 문화는 지난 2014년부터 붐이 시작됐다. 그러다 최근 여성 댄싱 롱보더 고효주씨의 영상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여성 소비자들의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그녀가 직장인이고, 약 2년 반 동안 틈틈이 연습해 지금의 스킬을 얻었으며, 롱보드를 탈 때 예쁜 패션 스타일링을 선보인다는 점이 많은 여성 소비자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 ‘롱보드 여신’ 고효주씨 동영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스케이트보드라고 하면 언더 컬처고 남자들이 주로 즐긴다는 편견이 좀 있었는데, 짧은 테니스 스커트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면서 ‘사뿐사뿐’ ‘하늘하늘’하게 타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제가 탈 수 있을 만한 롱보드를 검색하고, 숍에 가서 타 보고 곧바로 구매해서 평일이나 주말 저녁마다 ‘스폿’에 나가서 배우고 있어요. 정말 너무 재밌어요.”
    – 이지애 (34세, 직장인)


    스케이트보드 데크 판매율, 2014년 比 2배 증가!
    여성들의 라이프 신을 사로잡으면 그 복종은 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닐까. 10~20대, 심지어 30대 여성 중 좀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크루저 보드나 댄싱 롱보드, 스케이트보드 트릭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스케이트보드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롤러스케이트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서울 3S 스포츠의 메카, 강남구 학동역 인근에 위치한 보드코리아의 송치수 대표는 “국내 스케이트보더들은 2012년 정도부터 늘기 시작해 대중화된 것은 2014년부터다. 그러나 올해 봄부터는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2014년 대비 약 2배 이상 스케이트보드 장비 구매자가 늘었다. 스케이트보드의 메인 시장인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최근 무료 강습에 찾아오는 일반 소비자분들도 많이 늘어서 성장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케이트보드는 자신이 원하는 라이딩 스타일(라이딩 / 댄싱 / 트릭)에 따라 배우고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보드 역시 커스텀으로 나만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최근 여성 댄싱 보더들이 늘어나면서 길이가 길고 안정적 주행이 가능한 롱보드가 인기를 얻고 있고, 일상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작고 가벼운 크루저 보드를 선호한다. 또 각종 트릭을 구사할 수 있는 스탠더드 보드 역시 마니아 중심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화 속 트릭 - 라이딩 - 댄싱으로 시장 세분화
    무엇보다 스포츠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무한 사랑을 보여 주고 있다. 스트리트를 비롯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라인에 ‘스케이트보드’ 스타일 슈즈와 의류 라인이 속속 등장 중이다. 대표적으로 「나이키SB」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 「뉴발란스누메릭」 「CONS」 같은 라인들이 있다. 이 중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과 「나이키SB」의 인기가 상당히 오르고 있으며, 이들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으로 오리지널 3S 브랜드인 「반스」나 「DC」 「라카이」 등의 대중적 인지도도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도 생겼다.

    현재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과 「뉴발란스누메릭」 라인은 국내에서 공식 전개되고 있지 않지만, 스케이트보드 숍을 운영하는 업체에서 병행수입 혹은 라인에 대한 디스트리뷰트권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의 경우는 슈즈에 대해 보드코리아가 디스트리뷰트권을 갖고 있으며, 스케이트보드 전문 숍과 ABC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강병조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상품본부장은 “요즘 ‘벌커나이즈드 슈즈’ 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아디다스」 슈퍼스타나 스탠스미스 같은 컵솔 슈즈 디자인에서 「반스」 슬립온과 같은 디자인으로 넘어오는 중이다. 「반스」나 「DC」같은 오리지널 브랜드와 함께, 2013년 하반기부터 「아디다스스케이트보드」, 2015년 S/S부터 「나이키SB」가 합류하면서 전체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 등 글로벌 투자 시작
    최진수 브이에프코리아 「반스」 사업부 마케팅 매니저는 “스케이트보드 슈즈라고 해서 보더들만 신는 것이 아니듯이, 현재 스케이트보드 슈즈의 인기는 트렌드에 더 가깝다. 보드 비기너들은 아직 슈즈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스케이트보드 트렌드의 확산이 브랜드 매출과 바로 연결될 것이라는 예측을 일축했다.

    그러나 “보드 입문자들이 늘어나고 글로벌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이끌어 줘 스케이트보드의 저변이 확대되는 것은 분명하다. 대형 브랜드에 기존 고객들을 빼앗길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문화의 대중화라는 점에서 상당히 반가운 부분이다”라고 최근의 현상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줬다.

    국내에서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글로벌 브랜드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나이키SB」(@nikesb),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adidasskateboarding), 「뉴발란스누메릭」(@nbnumeric), 「반스」(@vans) 등은 실시간으로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사 스케이트보드팀의 다양한 활동과 함께 그들 고유의 트릭은 물론 그 트릭을 완성해 가는 연습 장면, 패션 스타일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스폿 오가며 온 · 오프라인 정보 공유
    글로벌 브랜드들은 스케이트보더를 위한 스폿(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거나, 자사 크루들과 오랜 시간 제작한 필름을 전 세계를 순회하며 공개하는 등 스케이트보드를 알리고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스케이트보드 부문은 미미하지만 컬처, 라이프스타일, 패션이라는 부문에서 스케이트보드 신이 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키SB」의 경우, 지난 1월 미국 브루클린에 ‘나이키SB 거라지(NIKE SB GARAGE)’라는 이름의 인도어 스케이트보드장을 오픈했다. 뉴욕 시의 거친 날씨 속에서도 언제든 스케이트보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관련 웹사이트에 방문해 예약 후 사용할 수 있으며 라커룸과 다양한 트릭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라커룸은 「나이키SB」의 시즌 의류와 슈즈, 데크 등을 전시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아디다스스케이트보딩」은 지난 5월12일 미국 LA를 시작으로 ‘어웨이데이(AWAY DAYS)’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했다. 어웨이데이는 아디다스 글로벌 액션 스포츠팀이 지난 3년 동안 100개 이상의 도시를 돌며 제작한 풀 렝스 필름을 상영하는 독특한 형태의 행사였다. 지난 5월22일에는 아디다스코리아(대표 에디 닉슨)가 한국에서도 상영회를 가졌다.

    「반스」, 국내 스케이트보드 코어 문화 확립 주력
    국내에서는 브이에프코리아(대표 로라 미거)가 전개하는 「반스」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지고 지속적이다. 「반스」는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뿌리를 두는 브랜드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스케이트보드 대회는 물론 크루들에 대한 지원을 이어 오고 있다. 글로벌 「반스」 역시 7년 전부터 아시아 전역에 스케이트보더들이 모여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GSD)’와 함께 ‘하우스 오브 반스’라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6월25일에는 기존처럼 한군데서 큰 규모로 여는 것이 아니라 국내 로컬 스케이트 숍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로 진행했다. 서울, 인천, 천안, 대구, 부산, 제주도의 대표 숍이 각 지역에서 GSD 이벤트를 진행하고 「반스」가 후원하는 형식으로 전국 각지에서 스케이트보더들이 모여 노는 축제가 됐다.




    스케이트보드, 픽시 서핑 이어 뉴 레저로 부상
    브라이어 스미스 「반스」 마케팅 팀장은 “큰 규모의 스케이트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스케이트 숍과 함께함으로써 그들의 창의적인 표현을 유도하고 스케이트보드 커뮤니티의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아직 국내 스포츠 혹은 스트리트 패션 시장에서 ‘스케이트보드’가 실질적인 매출에 관여하는 비중은 미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 중에서 ‘러닝’과 ‘자전거’를 제외하면 이렇게 대대적인 트렌드로 발전 중인 콘텐츠는 드물다. 또 「반스」나 「DC」 등 오리지널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는 물론 보드코리아, 아이더블유트레이딩 등 액션 스포츠 전문 업체, 전국 각지의 스폿을 중심으로 탄탄하게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형성되는 중이다.

    스트리트 컬처를 즐기는 마니아층은 물론 10~30대 일반 소비자, 특히 1020 여성 소비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으며 이는 곧 ‘소비’의 증대로 이어진다. 운동할 때도 즐겁고 예쁜 것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롱보드 댄싱’ 입문이 증가하고, 관련 장비 소비는 2년 전 대비 2배가 늘었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 보드를 추구하는 오리지널 마니아들과 ‘롱보더’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도 생기고 있는 모습이다. 당사자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작은 시장임에도 벌써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지난 5~6년 전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픽시(Fixie)’나 최근 여름 스포츠로 떠오른 ‘서핑’이 스트리트 문화를 거쳐 마니아를 만들고 대중에 의해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전통적 액션스포츠인 ‘스케이트보드’가 스노보드, 서핑에 이어 대중화될지 기대를 모은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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