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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텍스테테이스터’ 대표 겸 디자이너

Friday, June 12, 2020 | 정효신 기자, hyo@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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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란제리 스토리텔러

소통하는 란제리 스토리텔러




블로그 마켓에서 탄생한 브랜드는 헤아릴 수없이 많다. 그렇지만 존재감을 갖고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는 드물다. 여전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외부 유통 채널보다 자체 판매로를 메인으로 전개하는 텍스테테이스터(대표 박아름)의 란제리 ‘텍스테’가 특별한 이유다. 박아름 대표 겸 디자이너는 대학생이던 지난 2013년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에 관심사인 란제리와 관련된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홍보학을 전공해서 끼가 발현된 것일까? 블로그에 속옷 브랜드의 상품 리뷰, 란제리 용어, 란제리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꾸준히 게재하자 하루 평균 7000명 이상 방문객이 드나들었다. 해외여행 중 쇼핑몰 가판에서 할인하는 속옷을 잔뜩 사와 블로그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2015년에는 부모님에게 200만원을 빌려 란제리 패턴 학원에서 디자인과 제작 실무를 익히고 샘플 작업을 통해 팬티 300장을 만들었다. 팬티 300장이 사나흘 만에 블로그에서 완판되자 자신감을 얻은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텍스테를 론칭했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판매가격은 3배수를 붙이면 된다는 주위 이야기를 듣고 가격을 책정했을 정도로 경영은 주먹구구식이었다.



홍보학 전공 ‘보디 포지티브’ 메시지 전달 주력

이제는 한 아이템당 500  ~  700장을 발주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커졌지만 지금도 텍스테의 상품 가격과 퀄리티는 타 디자이너 란제리 브랜드에 비해 합리적이다. 이 대표가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처와의 커뮤니케이션, 홈페이지 업로드, 배송 업무까지 혼자서 도맡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기성 브랜드처럼 매년 두 차례 정해진 기간에 컬렉션을 내는 방식보다는 여력이 닿을 때마다 6  ~  7개월에 한 번씩 상품을 선보이며 완성도에 집중한다. 리오더를 할 때마다 패턴을 개선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일궈서 그런지 텍스테를 나와 동일시하게 된다. 상품에서의 완벽주의는 나의 자존감과 직결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스스로 몸에 대고 드레이핑을 하는 등 한국 여성들의 몸에 적합한 속옷을 제안한다. S, M, L 사이즈로 러프하게 나오는 기성 속옷에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정확한 속옷 치수를 모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80부터 110까지 사이즈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사타구니 착색 등 소비자들의 고민에 귀 기울여 속옷을 만든다.

100  ~  110사이즈 판매량↑, 재구매율 40  ~  50%

박 대표는 “의외로 많은 이들이 속옷 사이즈에 몸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S를 입지 않으면 자신의 몸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고무적인 점은 론칭 초기와 비교하면 80과 90사이즈보다 100 이상 사이즈의 상품 판매율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텍스테의 아이덴티티인 ‘보디 포지티브’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블로그에서만 판매를 할 때가 ‘가장 브랜드다웠다’고 자평한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상품을 포장하고, 이틀에 한번은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잘 정도로 브랜드 메시지를 고민하면서도 블로그 포스팅은 하루에 2개씩 꾸준히 올리는 등 긴장의 연속이었다. 도매시장에서 상품을 떼오는 것이 아니다 보니 볼륨화는 조금 더디지만 초기에 비해 5배 이상 매출 성과도 올리고 있다.

지난 2017년 공식 브랜드 사이트까지 론칭한 뒤에는 블로그에 란제리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게 조심스러워 개인적인 일상만을 공개하고 있다. 메인 소비층이기도 한 박 디자이너 또래의 여성들과 삶을 공유하며 싱글녀의 운동, 식단, 반려견 2마리와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하는데 댓글로 활발한 소통이 이뤄진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출발한 브랜드들이 어느 정도 볼륨화를 이루면 꼬리표를 떼어내듯이 이전의 히스토리를 숨기는 것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여성주의 물결 수용, 브리프 · 브라렛 등 패턴 수정

브랜드를 전개하며 가장 큰 변화의 순간으로는 지난 2018년을 꼽는다. 란제리의 일종인 ‘코르셋’이 반여성주의의 상징으로 사용되며 이로 인한 여파도 있었을 터. 그 무렵 사각 팬티에 해당하는 ‘복서 브리프’ 아이템을 개발해 대박을 터뜨렸다. 기존 패턴에 비해 가로와 세로폭을 늘린 편안한 착용감 덕분에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여성의 몸과 란제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여성의 심리 기저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남성들은 샤워하고 나왔을 때나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몸 그 자체를 보고 근자감을 갖는다면 여성들은 예쁜 옷을 입거나 메이크업으로 치장을 했을 때 만족감을 얻는다”며 “여성들이 거울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트렌드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한다.

박 디자이너는 “향후 카테고리를 확대 한다면 홈웨어 아이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가 텍스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메시지 확장을 위한 조직 및 인프라 구축을 할 시기라며 구체적인 계획도 전했다.

■ 박아름 ‘텍스테테이스터’ 대표 겸 디자이너 Profile
· 2013년 네이버 블로그 ‘란제리 이야기’ 개설
· 2014  ~  2015년 이효신 란제리 디자인 연구소 수료
· 2015년 한양대학교 ERICA광고홍보학부 졸업
· 2015년 텍스테 론칭
· 2017년 텍스테테이스터 공식 홈페이지 오픈
· 2018년 29CM 입점

[ 패션비즈 = 정효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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