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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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9.21조회수 1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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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텍스처 조화의 귀재”



    아마 패션 좀 아는 사람이라면 일러스트레이터 ‘유은정’이라는 이름은 모를지라도 그녀의 작품은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의류 패턴을 작업했을 뿐 아니라 백화점의 시즌 캠페인을 광고하는 윈도 디스플레이와 배너에 그의 일러스트가 온통 도배될 만큼 첫손에 꼽히는 국내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이다. 3000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이자 일러스트, 타이포그래피까지 하는 그녀는 서울을 대표하는 아트 디렉터를 목표로 오늘도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미국 뉴욕의 비주얼 아트 스쿨(School of Visual Art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후 한국 패션 광고 에이전시와 패션 브랜드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아 온 유 작가는 2014년 돌연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고객사의 의뢰와 정해진 브랜드 콘셉트 안에서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비주얼을 실현하는 데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원체 사람의 표정과 얼굴에 집중해 일러스트레이트하기를 즐긴다는 유 작가는 “사람을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상에도 신경을 쓰게 됐어요”라며 “제아무리 각기 다른 표정이라도 옷이 단순하면 일러스트마다 차별점이 없더라고요”라고 패션과 패턴 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은 유독 원색적이고 화려한 편이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곧바로 블로그를 개설하고 인스타그램과 작업물을 업로드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개인 사이트와 SNS에는 물론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일러스트레이터 플랫폼 ‘그라폴리오’에도 작품이 등재되고 있다. 또 개인 블로그에 ‘일러스트레이터에게 필요한 것들에 관한 이것저것’이라는 주제로 연재도 한다.

    일상 속 모든 오브제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주로 방 안에서 작업을 한다고. 특히나 유니크한 패턴을 창작하기 위해 각기 다른 도구를 사용해 여러 번의 드로잉과 터치를 하고 이를 스캔해 하나의 패턴으로 완성한다. 같은 레오파드 문양에도 크레용, 유화 등 다른 텍스처를 덧대 재미를 부여하고 네온 컬러와 보색을 적절히 사용해 강렬한 느낌을 살린다.

    유 작가가 자신의 포트폴리오 중 특히 애착을 가지는 작품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한 ‘러브 잇(Love it)’ 캠페인이다. 그는 “프리랜서 아티스트 생활을 하면서 SNS 팔로워는 늘어났지만 그동안 직장을 다니며 저금해 둔 퇴직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어요. 이것저것 시도를 해 봤지만 속시원한 결실이 없던 차에 저의 첫 고객인 신세계백화점 디자인팀에서 연락이 왔어요”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협업 이후에는 패션 · 유통업계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현대카드 디자인랩, 시선인터내셔널의 「미샤」 「잇미샤」, 하동호 디자이너의 「소윙바운더리」 컬렉션 의류 패턴에 참여했고 아이돌 ‘빅뱅’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는 10월 진행되는 2018 S/S 서울컬렉션에서는 한현민 디자이너의 남성복 「뮌(MUNN)」과 패턴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다.

    **패션비즈 2017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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