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희 「매번」 실장 & 디자이너

    hae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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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6.13조회수 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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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크 수제화 신예 「매번」



    “슈즈만의 매력? 조금만 작아도, 혹은 커도 제품의 가치가 없어지는 정말 예민한 아이템이다. 그래서 아무나 덤빌 수 없는(?) 분야다. 마치 콧대 높은 여자처럼. 「매번」이 어느 신발보다 편하다고 자신하는 이유는 내 발에 편하면 모든 여성에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발이 평발이고 까다롭게 생겨서 기성화를 신을 때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 항상 정직한 자세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을 만들고 싶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매번」의 쇼룸은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다. 인스타그램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한 번씩은 들어 본 「매번」은 수제화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경희 실장이 론칭한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그녀는 “한 번도 안 신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신어 본 사람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화려한 컬렉션 쇼에 서거나 메이저 브랜드를 거치지 않아도 「매번」을 이끄는 정 실장은 누구보다 당당한 애티튜드를 가졌다.

    사실 이 브랜드는 SNS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브랜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은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수단이다. SNS에서 보고 쇼룸까지 방문해 주시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고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빠른 피드백,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고객이 궁금하다고 하는 것들은 즉각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더욱 좁혀 나가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1년에 200켤레 이상 제작 경험, 「매번」 원동력
    「매번」은 트렌드와 베이직한 무드를 신발 한 켤레에 모두 담아낸다. 이에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연령별로 선호하는 디자인에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착화감’에 감동해 「매번」을 찾아온다.

    정 실장은 21세 때부터 구두 디자이너로 활동한 베테랑 디자이너다. 10년간 직접 피팅도 하고 시즌별로 100켤레 이상, 1년이면 200켤레 가까운 샘플을 만들어 냈다. 정 디자이너는 “만들어 보지 않은 신발이 없을 정도다. 다양한 신발을 접해 보고 직접 디렉팅도 해 봤기 때문에 여성이 가장 원하는 신발을 만들 수 있었고 그것이 「매번」의 원동력이 됐다”고 자신했다.

    트렌드를 읽는 눈은 이처럼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는 「매번」만의 감성으로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선보인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 한 장에도 브랜드의 무드를 최대한 담아낼 수 있도록 연출을 통해 한 컷을 만든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고 싶지 않다”고 그녀는 말했다.



    핸드백 통가죽 ~ 의류 소재로 시그니처 탄생
    특히나 인스타그래머 사이에서 「매번」을 유명하게 한 아이템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모두 특이한 가죽으로 만든 신발이라는 점. 핑크 미들힐은 핸드백에 쓰이는 고급 통가죽을 사용했지만 가격은 10만원대 중 · 후반으로 가성비를 완벽하게 갖췄다. 정 대표는 “사실 통가죽으로 신발을 만들면 버리는 가죽이 더 많다. 속된 말로 ‘남는 게 없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핑크 미들힐은 단순히 돈을 벌려는 목적보단 「매번」을 찾아 주는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커피 원두를 담는 자루를 보고 영감을 얻어 발품을 팔아 원단을 찾아냈다. 신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에 가공을 거듭해 타 브랜드에서는 따라 할 수 없는 「매번」만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만들었다. 정 디자이너는 “슬슬 카피 상품이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리곤 한다. 하지만 「매번」은 한 켤레의 신발에도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시크릿 키가 있다. 모양은 흉내를 낼지라도 기술력이나 착화감은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구김이 있는 옷 소재를 사용한 실버 구두도 단번에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등 그녀는 신발에서 표현할 수 있는 차별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 디자이너는 “올해의 컬러가 그리너리인데, 이 컬러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매번」만이 할 수 있는 그리너리를 만들고 싶었으나 시중에 나온 구두 가죽에선 찾기 어려웠다. 우연히 일반 소가죽 그리너리를 보고 ‘이거다!’ 싶었고 무리해서 진행했는데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유니크 감성 “매번 찾아오고 싶은 「매번」을”
    2015년에 「매번」을 론칭하기 전까지도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신발에 대한 연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녀는 “슈즈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수동에서 오랜 기간 디자이너 생활을 했다. 이곳에서 형성한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다. 내겐 가장 큰 재산이다.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공장에서 실력이 좋은 분들과 작업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정경희’라는 사람 자체를 믿고 개발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높은 퀄리티와 가성비를 갖출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매번」은 이름처럼 고객이 ‘매번 찾고 싶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정 디자이너는 “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순간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매번」이 지금까지 큰 일 없이 꾸준히 나아갈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잃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정직한 신발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패션비즈 2017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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