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석 최혜원 김정훈 등 2~3세 경영CEO 활약은?

    곽선미 기자
    |
    17.04.25조회수 1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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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 패션 시장이 흔들거리는 최근 몇 년 사이, 패션 중견 기업들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되고 있다. 2 · 3세들의 경영 참여가 늘고 있음에도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이들의 노출은 상당히 민감한 이슈였다. 글로벌화되는 시점에서 가족 승계에 대한 주위의 시선은 물론 성패 여부가 불확실했기 때문.

    패션 기업 2세 경영의 시대도 2라운드에 돌입했다. 한철호, 정영훈, 양지해 등이 시작한 2세 경영 시대는 박이라, 김대환, 김정훈 등 새로운 주자들의 투입으로 점차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 굵직하고 안정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내는 이들에 대한 색안경도 벗겨지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가족 승계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자질 논란 등을 겪으면서도 창업주가 할 수 없던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신사업 영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강준석 블랙야크 글로벌사업부 이사(나우 대표), 최혜원 형지I&C 대표,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박선희 지비앤소울 대표 등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경영 최전방에 배치되고 있다. 오랫동안 경영수업을 받아 온 이들은 탄탄한 경영 마인드에 젊은 패기, 글로벌 감각까지 갖춰 새로운 기대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주의 보좌가 아닌 뉴 리더로서의 등장이다.

    2세 경영 뉴 제너레이션, 기업 최전선으로

    최근 눈에 띄는 차세대 리더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들은 스포츠와 아웃도어 분야에 집중돼 있다. 꾸준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외부 공개는 삼가던 인물들의 등장이 흥미롭다. 성기학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사장이 대표적이다. 작년 3월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현재 영원무역 전무직을 겸임하며 영업과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2014년 양 사의 전무로 승진). 1978년생인 성 사장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 후 회사에 합류했고 그동안 시은 · 가은 자매와 함께 베일에 가려진 채 회사 업무에 돌입했다.

    사장 기용은 단순하게는 성기학 회장의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성래은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성래은 사장이 후계로서 의류 생산과 제조 부문을 총괄하고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상무가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추측할 수 있는 상황. 다만 가시적으로 역량을 보여 줄 기회가 적어, 2세라는 이유로 젊은 나이에 중책을 역임하는 등 가족 경영 체제를 이어 가고 있다는 여론의 시선을 뒤바꿀 검증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스포츠 아웃도어 차세대 주자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는 바로 강준석 블랙야크 글로벌사업부 이사 겸 나우 대표다. 그는 2014년 미국 아웃도어 「나우」의 인수 작업 때부터 활동 반경을 넓히다 2016년 1월 「나우」 론칭과 함께 경영 최전선에 등장했다. 회사 입사 6년 만에 새 브랜드의 대표직으로 초고속 승진해 다소 날카로운 비난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토종 아웃도어 「블랙야크」의 대만 등 아시아 진출에 이어 유럽과 북미 시장 개척과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역량을 검증하고 있다.

    스포츠 아웃도어 업계, 2세 경영 돌입 활발

    현재는 「나우」 전개와 「블랙야크」 북미와 유럽 사업 확대를 위해 주로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 중이며, 국내 사업은 강태선 회장이 전담한다. 블랙야크 내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강 이사는 성격이 상당히 진취적이고 추진력이 좋은 편이라고. 「나우」의 실적이 금방 오르지 않아 일부에서는 강 회장과 강 이사의 불화설을 예상했으나 문제없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심지어 강 회장은 내근 시에는 물론 외부 일정이 있을 때도 직접 구매한 「나우」 재킷 등을 즐겨 입으며 상품성 검증은 물론 은근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CEO를 맡은 최혜원 형지I&C 대표는 곧바로 현장 경영·내실 경영을 실천하면서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다. 올해 ‘리스타트(RE START)’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예작」 「본」 「캐리스노트」 「스테파넬」 등 4개 브랜드 모두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사업부 독립체제를 구축해 결재 라인을 단축하고 사업부별 특성에 맞게 좀 더 현장감 있는 영업력을 강화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당차고 똑 부러지는 성격의 최 대표는 올해 반드시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국 매장을 돌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즉시 개선해 나가면서 임직원들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다. 2014년 「캐리스노트」 사업부장을 맡으며 형지I&C에 합류한 그는 ‘경영 2세’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당시에도 현장 영업을 중시했다. 직접 매장을 뛰어다니면서 점포별, 상권별 요구사항을 듣고 개선해 나간 것이 매출을 연결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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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래은, 최혜원, 강준석, 최완욱 등 뉴 리더 속속

    최완욱 수인터내셔날 부사장은 현재 기업의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BCBG」 「올&선드리」 여성복으로 성장한 회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뉴 엔진’을 기획한 것.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하지만 모바일과 온라인 기반의 남성복이라는 점만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패션에 워낙 관심이 많고 평소 남성복 사업에 매력을 느낀 최 부사장의 야심 찬 기획력이 기대를 모은다. 2011년 부사장으로 입사해 올해로 7년 차에 접어든 그는 상품기획과 영업을 아우르며 차세대 경영인으로서 경력을 쌓아 왔다. 특히 「올&선드리」는 그가 론칭을 주도한 브랜드인데 매출 성과 또한 꾸준히 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뉴리더와 함께 기존의 2세 CEO들은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한철호 MEH 대표, 권성윤 뱅뱅어패럴 대표, 권성재 더휴컴퍼니 대표, 권성환 헨어스 대표, 양지해 엠티콜렉션 대표, 정영훈 케이투코리아 대표 등은 1990~2000년대 초반에 대표직을 맡아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2세 경영인들이다. 사실 10년 넘게 기업을 맡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들에게 2세 경영인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타이틀이 훨씬 적합하다.

    최근 말하는 1세대 경영 2세라고 하면 박이라 세정 부사장,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부사장, 김대환 슈페리어 대표 등 2000년대 중 · 후반부터 기업 경영 일선에 나선 인물들을 말한다. 이들은 꾸준한 경영수업과 함께 격변기에 신흥주자로 시장에 나와 자신만의 경영 방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박이라&김경규 O2O 등 세정 미래 성장 이끌어

    박이라 세정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승진과 함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기업의 새로운 도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05년 세정 비서실 근무를 시작으로 경영수업을 받아 온 박 부사장은 벌써 10년 넘게 박순호 회장 밑에서 일을 배워 왔다. 박 부사장은 이제 부친이 일궈 놓은 좋은 터전에서 미래의 세정을 이끌 키를 쥐었다. 가장 큰 것은 O2O 쇼핑몰 ‘더훅’의 자리매김과 주얼리 「디디에두보」와 남성복 「크리스크리스티」의 해외 시장 확대다.

    전국에 1500여개의 가두점을 운영하는 세정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상생하는 O2O를 미래 사업으로 제시했으며 ‘더훅’을 통해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100여개 이상의 인디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더불어 이미 중화권에 진출해 인기를 얻고 있는 「디디에두보」와 중국 비즈니스를 본격화한 「크리스크리스티」는 기존 세정이 갖고 있는 인프라뿐 아니라 현재 시대 흐름에 발맞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는 박 부사장의 남편인 김경규 전무가 O2O · 글로벌사업본부를 책임지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더 힘쓰는 분위기다.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김경규 전무는 2007년 세정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입사했다. 2012년 「인디안」 사업본부장과 전략기획실 담당임원을 겸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3년 ‘웰메이드’ 사업본부장을 맡아 기업의 중대한 프로젝트를 무리 없이 이끌어 내면서 신임을 얻었다. 2016년 O2O ·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서 미래 비전을 이끄는 역할을 했으며 올해 1월 전무로 승진, 박 부사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김선기 부사장, 부친 사업 파트너로 입지 탄탄

    김선기 에스제이듀코 부사장은 기업의 전 브랜드를 총괄하면서 부친인 김삼중 회장의 사업 파트너로 입지를 굳혔다. 서울대 전산학과 출신인 그는 2001년 전산실 대리로 입사해 부사장이 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고 내부 업무를 직접 부딪히며 익혔기 때문에 직원들은 김 부사장의 노력을 편견 없이 인정한다. 김 부사장은 최근 「S.T.듀퐁」과 「브로이어블루」 타이 전문 매장 오픈에 이어 「S.T.듀퐁」의 슈즈 라인 론칭을 준비하는 등 신규 사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기업이 에너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 가고 있다. 올해 2000억원 고지를 넘어 21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이 회사는 현재 「S.T.듀퐁클래식」 「브로이어블루」 등 셔츠 사업이 탄탄히 자리 잡은 가운데 패션 잡화 「빈치스」가 성장 무드를 이어 가고 「S.T.듀퐁」과 「쟈딕앤볼테르」 「브로이어」 등 수입 비즈니스도 꾸준한 매출력을 보이고 있다.

    2013년 대표로서 경영 전면에 나선 김대환 슈페리어 사장은 12년 동안 다양한 실무를 경험한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블랙마틴싯봉」의 성공에 이어 「크리스찬라크르와」 「마틴싯봉리빙」 등 새 카테고리로 확장을 시도했고 라이선스 매니지먼트도 진행 중이다.

    양지해 김대환 김정훈 등 거침없는 행보 주목!

    10년 넘게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양지해 엠티콜렉션 대표는 젊은 나이에도 거침없는 실적의 행보를 선보인 인물 중 한 명이다. 20대에 대표 자리에 올라 약 10년 동안 회사 외형을 3배 가까이 키우며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메트로시티」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메트로시티라운지’라는 현대의 유통 형태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활발한 경영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국내 패션 역사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금강제화는 3세 경영체제로 넘어갔다. 고 김동신 회장의 손자인 김정훈 금강 부사장은 폐쇄적일 정도로 보수적인 금강에 활력을 불어넣은 인물이다. 애플이 국내에 아이폰을 론칭하던 때 전문 매장 ‘프리스비’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그는 최근 레스모아를 독립시켜 진화한 형태의 새로운 멀티숍 모델을 만들고 있다. 신규 여성 스포츠 전문점 ‘넥스텝’ 론칭과 함께 「제옥스」 인수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투자를 지속 중이며, 최근에는 JYP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PB 활성화를 꾀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활약상을 드러낸 2세 경영인들의 특징은 기존보다 딸이 경영 승계 후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 30대 중·후반의 인물들이 어린 나이에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다는 부분이다. 또 2세 경영주자 중 3분의2가 해외 유학파이고 패션이 아닌 무역이나 금융, 경영 전공자라는 것도 흥미롭다. 1970~1980년대 뚝심으로 맨땅에서 기업을 키워 낸 창업주와 달리 해외 유학 혹은 경영학 전공을 통해 체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적인 감각에 도전 정신, 열정까지 더해 기업 체질 개선 혹은 세계무대 활동으로 ‘제2의 도약’ 발판을 다진다는 사명을 갖고 뛰는 중이다.

    '금수저' No!, '준비된 리더'로 새 활로 찾아 활약

    이들은 창업주와는 전혀 다른 시장 환경, 심지어 저성장 추세 속에서 기업의 안정과 글로벌화를 위한 신성장동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패션이 아닌 분야의 경험과 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감성과 이해력으로 유통이나 소비자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전략을 짜 도입하며 패션 기업 경영의 새 장을 열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저조한 매출성적표를 보이는 것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업계에서 ‘젊은 피’로 무장한 차세대주자들의 감각이 어떤 성과를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명 ‘금수저’로 태어나 부모의 후광을 누리기만 하기보다는 ‘준비된 리더’로서 기업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 땀 흘리는 2세 CEO들의 활약을 응원한다.


    더 자세한 기사는 2017년 패션비즈 4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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