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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21C 경험 경제* 시대 활짝 개막
Saturday, October 1, 2016 | 정해순 런던 리포터, haesoon@styleintellig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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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른 스마트폰의 보급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동안 스마트폰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휴대폰에서 손과 눈을 떼지 못하며 휴대폰을 통해 구매하고 SNS를 이용한다. 또한 페이스북에 올라온 포스팅을 확인하고 트위터를 날리고 인스타그램에 내가 사고 싶은 구두의 사진을 올린다.
쇼핑 패턴도 바뀌었다. 온라인으로 가격도 비교해 보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친구의 의견도 듣고 인터넷으로 쇼핑한다. 이렇게 온라인과 테크놀로지에 의존하는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들은 의외로 경험을 원하고 있다. 풍요의 시대를 지나면서 그동안 물건을 살 만큼 샀고 가질 만큼 가졌지만 그럼에도 만족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은 다르다. 사람들이 경험을 추구하는 것은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것보다 경험이 훨씬 유용하기 때문이다. 경험은 물건보다 훨씬 기억할 만하며 더 큰 만족을 제공한다.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이제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경험의 풍요가 성공을 의미한다.
경험의 풍요 지향하는 소비자, SNS가 기폭제?
경험 경제가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데는 SNS가 크게 기여했다. 사람들이 특별한 것을 경험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글래스턴베리 뮤직 페스티벌에 가서 콘서트를 즐기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사람들은 그것을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부러워한다. 남들이 하기 어렵고 내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하고 이를 SNS로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경험의 매력이다.
특히 최대 소비자 집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밀레니얼(16~36세)은 그 특성상 소유에 집착하지 않으며 대신 대중에게 경험을 자랑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 예전에는 부의 메시지가 럭셔리 상품을 사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경험의 축적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의 전환이 경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경험에 가치를 두면서 휴가나 엔터테인먼트 같은 경험 관련 부문의 성장이 두드진다. 실제로 미국 내 소비자 행동을 보면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 휴가와 관광 부문에 대한 지출은 각각 27% 성장이 전망돼 소비자 지출 부문 중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민텔리포트, American Lifestyle 2015, Mintel). 영국도 다르지 않다. 2015년 한 해 동안 영국 소비자들이 가장 지출을 많이 늘린 부문 역시 휴가로 6.5%나 성장해 의류와 잡화(+4.2%)의 성장을 추월했다(British Lifestyles 2016).
레저와 엔터테인트 같은 경험 부상 + 공유 문화
이처럼 사람들은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같은 일종의 비필수적인 부문에 더 많이 소비한다. 집에서 마시는 주류, 외식, 휴가, 관광 등 경험을 위한 것이 현재 가장 지출이 늘어나는 카테고리다. 경험에 지출하는 것은 세대에 상관없이 공통된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소비자로 부상하는 밀레니얼들은 다이닝, 여행, 라이브 이벤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나이 든 소비자들은 건강하고 액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서 여행과 관광 같은 경험을 지향한다.
경험 경제의 용어와 콘셉트는 지난 1999년 파인(B. Joseph Pine)과 길모어(James H. Gilmore)의 저서인 ‘경험 경제(The Experience Economy)’에서 비롯했다. 이들은 인류 경제의 역사와 흐름을 4개의 단계로 보았다. 농업 경제가 1단계, 산업경제가 2단계, 서비스 경제가 3단계 그리고 4단계인 차기 경제를 경험경제라고 설명했다.
농업 경제에서는 원제품이, 19세기에 시작된 산업 경제에서는 생산품이나 가공품이 사람들의 주요 구매 대상이었다면 20세기에는 서비스 산업이 주요 가치였다는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이후는 정보의 시대로서 데이터와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과 비즈니스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그러던 것이 21세기에 들어서는 라이프스타일과 산업에서 경험이 가장 중요한 시대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다.
서비스 경제 이어 이제 경험 경제 시대로 진전파인과 길모어는, 비즈니스는 고객을 위해서 기억할 만한 이벤트를 만들어 내고 이러한 기억 자체가 상품이 된다고 본다. 이러한 경험 경제는 영화나 패션, 뮤직 등의 전통적인 창의 산업에서 빌려 온 산업철학으로서 포괄적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education + entertainment), 문화적인 가치를 포함하는 콘셉트다.
이렇게 최근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소비가 전환되고 있고 이러한 움직임을 ‘경험 경제(The Experience Economy)’라고 하는데, 이를 이끄는 구심점은 영 제너레이션인 밀레니얼이다. 사상 최대의 소비자 그룹으로 떠오르는 밀레니얼은 이전 세대(X세대와 베이비부머 등)에 비해서 경험에 소비하는 특징을 보인다.
리서치(Harris Study)에 의하면 실제로 미국 밀레니얼의 78%가 물건 구매보다는 경험에 지출하고 파티나 콘서트, 페스티벌, 공연, 스포츠 등의 라이브 경험을 추구하는 비중이 82%에 달하는 등 미래의 파워 소비자들은 경험 중심의 소비 태도를 보인다. 라이브 경험을 통해서 친구, 커뮤니티와 더욱 연계할 수 있다고 믿는 것(69%)처럼 밀레니얼들은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밀레니얼, 파티 콘서트 페스티벌 스포츠 선호
닐슨 리서치(American Moviegoer, 2013)에 따르면 밀레니얼의 72%는 극장에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영국의 밀레니얼은 매월 약 6000억원(£420m)을 라이브 이벤트에 소비하는 등 경험이 가장 주요한 지출 항목이 된다. 2017년까지 미국 밀레니얼은 연간 약 220조원($200bn)을 소비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밀레니얼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경험 관련 소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리테일 환경에서 고객들이 매장이나 쇼핑센터에 와서 물건을 사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발길을 매장 내로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리테일러들은 고객들에게 엔터테인먼트와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을 구성해야 한다. 공간 자체의 매력은 물론 고객을 위한 초대 강연, 뮤직 이벤트,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사용해서 고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 하는 것.
특히 온라인 구매가 가능할 때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다른 것, 즉 흥분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처럼 이테일러와 구별되고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은 매장을 엔터테인먼트 데스티네이션으로 만들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리테일러들 역시 고객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영구매장/팝업 매장)을 오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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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쇼퍼테인먼트 등 미래형 리테일에 집중
경험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서 쇼핑센터는 현재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shopper + entertainment)에 집중한다. 특히 새로운 쇼핑몰 개발에서는 다이닝과 엔터테인먼트, 레크리에이션 을 늘리고 있는데 심지어 전체 공간의 35%까지 엔터테인먼트와 레스토랑에 할애하는 추세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를 많이 포함해서 고객의 방문 빈도와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가끔은 쇼핑보다도 쇼핑센터 경험을 위해 몰을 찾을 만큼 이제 쇼핑센터는 쇼퍼들이 방문하고 싶은 재미있는 곳이 돼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쇼핑을 위해서 편의시설을 제공했다면 이제 쇼핑센터들은 고객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식당과 편의시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매장에서 매출을 만들고자 한다.
경험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패션 하우스들이 외식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외식은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고객들은 매장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이닝은 소비자와 연계할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고객의 매장 방문율을 높이고 브랜드 로열티(loyalty)를 강화하는 등 새로운 차원의 마케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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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샤넬」 등 패션 하우스, 다이닝 결합「버버리」는 물론 「프라다」 「불가리」 「샤넬」 「던힐」 「랄프로렌」 등은 모두 매장 내에 카페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랄프로렌」과 「구치」는 좀 더 야심 차게 독립된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랄프로렌」은 가장 의욕적으로 다이닝을 포함하는 브랜드로 시카고에 이어 파리에도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뉴욕의 「폴로」 매장 지하에는 폴로 바(Polo Bar)를 론칭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랄프로렌」은 브랜딩을 패션에서 외식까지 확대하고 있다.
「구치」는 지난해 7월 상하이에 ‘1921구치’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해 디너, 애프터눈 티 같은 럭셔리 다이닝과 패션을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러한 「구치」의 움직임은 경험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텔 리포트(China Consumers 2014)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16%는 물질적인 럭셔리 상품보다는 프리미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 같은 ‘럭셔리 경험’에 소비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는 등 그 기호가 변화하고 있다.
패션에 다이닝을 결합하는 경향은 하이엔드뿐 아니라 미드마켓에서도 마찬가지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패션 리테일러 「어번아웃피터스」는 지난해 피저리아 베트리(Pizzeria Vetri) 체인을 인수해 캐주얼 다이닝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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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3조원 시장서 ‘경험 럭셔리’ 50% 비중 급성장
경험 경제는 럭셔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경험 관련 럭셔리는 럭셔리 상품에 비해 50%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약 1543조원($1.4tr) 규모의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55%(2012년) 비중으로 커졌다(Boston Consulting Company). 경험 럭셔리가 다른 럭셔리 세그먼트에 비해 이처럼 급성장하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더 이상 상품만 제공하는 것으로는 경쟁할 수 없게 됐다.
경험은 한 번밖에 없는 것으로 반복할 수 없고 경험의 순간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사적이므로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럭셔리 트래블은 경험 럭셔리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는 부문으로 지난 5년간 48%나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개인 럭셔리 상품 소비 규모는 약 187조원($170bn)인 데 비해 독특한 여행에 소비한 규모는 약 510조원($460bn)으로 약 3배 규모를 자랑한다. 사람들은 이제 잇백을 사는 대신에 아프리카에서 사파리를 즐기고 지중해에서 돌고래와 나란히 수영하거나 이국적인 곳에서 하이킹을 즐기는 것 같은 경험을 럭셔리로 보는 것이다.
‘잇백’보다 럭셔리 트래블, 럭셔리 경험의 혁명
여기에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포스팅하는 습관은 럭셔리 경험의 혁명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이제 헬기 관광, 미슐랭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5성 호텔에서의 멋진 경험 등을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주변인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신발을 샀는지보다는 어디를 다녀왔는지에 더 관심이 많고 듣고 싶어 하는 시대로 움직이고 있다.
때문에 현재 럭셔리 하우스들은 럭셔리 상품을 팔기 위해서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화려한 플래그십 매장 환경에서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이른바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과 고객 개인에게 맞춰진 퍼스널라이즈드 상품을 통해 기존의 럭셔리와 차별화한다. 디즈니랜드가 주는 몰입 경험을 모방하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객이 경험을 통해서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서 브랜드는 고객과 개인적인 차원으로 연계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브랜드에 충성심이 생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와서 브랜드를 느끼도록 하는 몰입 경험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플래그십 매장을 어느 때보다도 화려하고 근사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 유명한 건축사무실이나 스타 건축가와 조인해서 콘셉트를 재구성하기도 하고 매장 외의 다른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몰입 경험, 퍼스널라이제이션, 차별화 럭셔리 제공단 하나(one-off)의 상품이나 퍼스널라이즈드 상품 역시 고객에게 차별화된 럭셔리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경우로 「버버리」는 2013년 캣워크 컬렉션을 ‘메이드 투 오더(made-to-order)’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론칭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펜디」 「안야힌드마치」 등의 브랜드들은 컬러와 소재를 고객이 골라서 나만의 핸드백을 오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루이비통」 역시 모노그램 핸드백에 이니셜을 프린트해 주는 서비스를 하는 등 경험 럭셔리 차원에서 퍼스널라이즈드 서비스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스위스의 럭셔리 그룹 리치몬트그룹(Richemont Group)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디자인’에 포커스를 두는 주얼리 메종 「잠피에로보디노(Giampiero Bodino)」를 론칭했다.
부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객 자신이 디자이너가 되는 ‘유일한(one-off) 주얼리’를 만들어 주는데 가격은 억대(몇십만유로)를 넘는다. 밀라노의 주택가에 위치한 아르데코 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잠피에로보디노」는 간판도 없고 광고도 하지 않는다. 순전히 지인의 소개와 추천, 입소문 그리고 초대로 고객들이 찾아온다.
리치몬트, 주얼리 메종 「잠피에로보디노」 론칭
창립자이며 디자이너인 잠피에로 보디노는 주얼리 구매는 구입하는 순간과 과정, 경험 같은 기억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객의 기억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메종은 1930년대의 건물에 아름다운 조각과 천장의 그림, 가구가 있는 등 몰입 경험의 절정을 제공한다.
이러한 메종에서 고객들은 아주 개인적이고 은밀한 분위기에서 자신이 주얼리를 디자인하고 오더하게 된다. 럭셔리 그룹이 특히 주얼리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프로젝트인 것으로 보인다. 리치몬트그룹의 지원으로 「잠피에로보디노」를 창립한 주인공은 잠피에로 보디노다.
그는 지난 십여년간 리치몬트그룹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면서 그룹 내 시계와 주얼리 브랜드들의 디자인과 이미지를 컨트롤한 경력이 있다. 그는 주얼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21세기 럭셔리는 경험의 럭셔리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GirlMeetsDress.com 등 대여 비즈니스 부상삶과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진화하는 지금 사람들은 경험의 퀄리티는 물론 선택권과 편리함에 주목한다.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순간에 물건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소유가 아니라 경험, 물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키가 된다. 결국 구매 대신 대여를 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영국의 대여 시장 규모는 약 32조원(£22.4bn)으로 소유가 중요하지 않은 밀레니얼들은 대여를 향한 라이프스타일로 가면서 전체 리테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GirlMeetsDress.com은 지난 2009년 론칭한 대여 사이트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패션 스타트업 중 하나다. 결혼식이나 파티 등 이벤트에서 입을 드레스를 대여해 주는데 저렴한 비용으로 멋진 드레스를 입고 아름답고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다.
약 130만원(£895)인 「스텔라매카트니」 드레스의 3일간 대여 가격은 약 16만원(£109). 리테일 가격의 10~20% 비용으로 「돌체앤가바나」 「알렉산더매퀸」 「크리스토퍼케인」 등의 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 이제 사람들에게는 드레스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드레스를 입고 그 순간을 기억하고 즐기는 체험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처럼 소유는 점차 일종의 낡은 아이디어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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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설야 스키 등 경험 공유 사이트 IfOnly.com
리테일러들이 ‘경험과 함께’ 상품을 파는 것과 달리 ‘경험 자체’가 상품이 되기도 한다. IfOnly.com은 경험 상품을 모아 놓은 마켓 플레이스이면서 경험 공유 사이트다. 외식, 어드벤처, 음악, 영화, 스포츠, 웰빙, 미술, 문학, 공연예술, 강연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약 5만5000($50)~550만원($5000)에 독특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IfOnly.com은 경험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벤처로서 온라인으로 경험을 판매한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북극의 설야에서 스키를 타는 12박 여행은 약 1000만원($9800), 디자이너 프라발 구룽(Prabal Gurung)이 직접 제공하는 스타일링 서비스는 약 280만원($2500), 「바비브라운」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메이크업 워크숍은 약 110만원($1000), 가족을 위한 1시간 30분의 요가와 명상 클래스는 약 9만9000원($90) 등 사람들은 IfOnly.com에서 다양한 경험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베이스를 두는 IfOnly.com은 트레버 트레이나(Trevor Traina)가 론칭한 벤처로 고객들에게 소유보다는 독특한 것을 체험할 기회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트위터의 전 CEO 딕 코스톨로가 IfOnly.com에 조인함으로써 테크 산업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험 경제, 리테일 위협? VS 새로운 기회 창조? 경험 경제의 부상은 패션 산업에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품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경험으로 기울면서 패션과 리테일 부문은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미 테크놀로지 상품과 경쟁하고 있는 패션 산업으로선 이처럼 소비자들이 여행과 관광, 콘서트, 스포츠 관람 같은 경험에 지출하는 것은 실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험 경제가 패션 산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경험 요소로 시장에서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은 탁월하고 혁신적이고 인상적이며 감각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는 마력이 있다. 경험은 또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경험을 마케팅 요소로 사용해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연계를 만들어 내서 궁극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
특히 경험을 통해 고객이 사적이고 감성적으로 브랜드와 연계된다면 엄청난 충성심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이처럼 경험은 상품이나 서비스보다 큰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로서 리테일과 패션 산업의 관심이 쏠리는 미래 경제의 핵심으로 보인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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