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해 l 엠티콜렉션 대표 & 김대환 l 슈페리어홀딩스 대표
    디지털 & 글로벌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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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1.06조회수 1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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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다. 참으로 힘겨웠던 지난해를 보내며 모두들 절망을 얘기했고 ‘벼랑 끝’이라 했다. 글로벌 럭셔리와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이 소비자를 유혹했고, 저가격과 스피드를 내세운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복종을 불문하고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빼앗아갔다.

    ‘아웃도어’는 패션의 전 영역을 강타했다. ‘이렇게 해서 기업의 존속이 가능할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패션이 과연 가치있는 업종인가’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되묻게 했다. 오랫동안 패션의 등줄기 역할을 해오던 단단한 패션기업들도 갈팡질팡하며 실제 적지 않은 1세대 대표선수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아주 자연스러운 연착륙으로 2세대로의 경영권 이양을 마치고 홀로서기에 멋지게 성공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바로 슈페리어와 엠티컬렉션.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과 양두석 엠티콜렉션 회장, 이 두 1세대 경영인은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2세 경영인들에게 수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입지를 다지게 하는데 성공했다.

    선대가 쌓았던 단단한 토양 위에 지금 시대에 걸맞는 경영 방식과 신세대 컬러를 입혀 그들만의방식을 찾아가고있는 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와 양지해 엠티콜렉션 대표를 만났다. 30대 두 CEO는 어려운 시대라는 점에 토를 달지않았으나 이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던 긍정과 희망의 목소리는 향후 한국 패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기에 충분했다. “정면돌파만이 길”이라는데 동일한 목소리를 냈으며 “시행착오를 통해 단단해졌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더불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기업을 ‘모바일’과 ‘글로벌’ 이라는 화두로 하나씩 풀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과거 근검절약과 성실함으로 고속성장 시대를 치열하게 달려온 선대와 달리 또다른 형태로 어려워진 게임의 룰을 학습해왔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 역시 담담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도 갖췄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변화무쌍한 환경에 휘둘리기보다 이 환경을 활용할 줄 아는 지혜로운 리더로 성장했다. 새롭게 판이 짜인 현 패션시장의 패러다임 속에서 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답을 찾았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대감속 시대 : Great Deceleration(대감속시대)란 급격한 성장도, 대단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운 성장 급감시대를의미한다. 그동안 세계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이머징마켓 붐이 더 이상 선진국 경제의 약점을 메워주기 어렵게 됐으며 향후 10년간은 이같은 경제성장률 급감시대에 접어든다는 것.





    “급격한 성장도, 대단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운 ‘대감속 시대’에 고속성장이라는 1막은 내렸지만 무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와 양지해 엠티콜렉션 대표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들은 기존 패션 산업에서 볼 수 있었던 과거의 매뉴얼이 아닌 예상 밖 돌파구를 마련해 성공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으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전개하는 브랜드별 DNA를 다시 설계했다. 이 기업은 골프&스포츠 브랜드 「K.J.Choi」와 「블랙마틴싯봉」으로 작년 62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750억원 목표를 세웠다. 또한 기존 기업의 조직과 다른 최소의 인원, 최소의 비용으로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 매뉴얼을 만들었다.

    양 대표는 그동안 「메트로시티」가 쌓았던 ‘작품’들의 자신감으로 기존 고리타분한 해외 비즈니스를 타파하려 한다. 가죽 피혁 제품으로 20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어떤 패션 선진국에도 없었다.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 기업 혁신 전략을 일컫는 용어로 리스트럭처링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거나 비교 우위에 있는 사업에 투자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경영 전략이다.

    1세대 경영 승계 방식, ‘믿고 지켜보기’

    두 대표는 현재의 결과물에 도달하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시행착오가 있었고, 선대의 직간접적인 가르침을 받았다. 그 가르침을 소화해 자신만의 내공으로 쌓아 자신만의 경영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들은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그들의 성장을 촉진했다. 그들의 출발선은 달랐다. 김 대표는 2003년 10월 마케팅실에서 실무자로 근무를 시작했고 양 대표는 2004년 당시 엠티콜렉션의 신규 브랜드 「슈가돌」의 수장으로 양두식 회장이 일군 기업에 입문했다.

    김대환 대표(이하 김); “1999년 대학 시절부터 경영에 참여하진 않고, 참관 수준의 회사를 ‘방문’하는 차원으로 드나들긴 했습니다. 2003년 10월부터 마케팅실에서 근무를 시작했지요. 주요 업무는 광고 홍보였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이 팀의 업무를 통해 재경부에서 자금을 받아 비용의 흐름을 보는 시각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양지해 대표(이하 양); “밀라노에서 유학 이후 바로 신규 브랜드로 당시 패션잡화의 중저가 시장을 겨냥했던 「슈가돌」의 수장을 맡았어요. 핸드백은커녕 ‘리더’의 역할을 전혀 알지 못했던 상황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고 팀을 구성하며 제품 기획(디자인 & 물량 & 생산)과 유통망 확보를 위한 영업 등 모든 프로세스 전체를 책임지고 결정과 지시를 해야 했지요.”

    100억 손실 낸 좌절, 갓 서른 대표! 성장통 겪어

    “아버지가 어떤 의도로 결정하셨는지 알 턱이 없는 당시와 달리 지금 생각해 보면 이 과정을 통해 저는 나무를 보는 법보다 ‘숲을 보는 방법’을 먼저 배운 것 같아요. 덕분에 나무를 보는 방법은 더 빨리 익혔죠. 6개월 만에 준비했지만 자신 있었어요. 백화점별 프리젠테이션 때도 직접 제가 진행했고 당시 7점 만점에 6.5점으로 신규 브랜드임에도 8개 주요 백화점에 입점했지요. 아버지는 대놓고 얘기하진 않으셨지만 무척 흐뭇하셨나 봐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두 선대의 가르침이 지닌 공통점은 ‘지켜보기’였다. 김 대표의 부친 김귀열 회장도 그에게 “때가 됐다 싶으면 말해라”가 전부였다고 한다. 그가 해보고 싶다고 하면 “해봐라”로 일관했다. 그가 벌인(?) 100억원의 손실(당시 「페리엘리스」 런칭과 중단) 앞에서도 김 회장은 의연했다. 그 실패를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정리해줬다.

    김대표는 “야단도 치시지 않았고 회사 내에서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해 공격하거나 언급조차 하지 않았지요. 그게 더 힘들었어요.” 그는 이 과정을 통해 리더가 판단을 잘못하고 이로 인해 실패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배웠다.

    동시대 경영 핵심은 ‘소비자’를 해석하는 능력

    브랜드의 수장으로 출발했던 양 대표와 달리 김 대표는 실무자로 이력을 쌓았다. 2007년부터 전략기획실 ‘실장’이라는 역할을 하며 그의 눈에는 ‘소비자’가 보였다. 이제 ‘혁신’에 대한 미션을 갖기 시작했다. 슈페리어가 전개하는 브랜드에 ‘소비자’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과 브랜드의 전략을 짤 때 가장 핵심이 돼야 할 주체는 소비자다. 하지만 이 부분이 고려되지 않은 브랜드의 전략과 방향은 영혼 없는 껍데기였다. 고루한 과정을 김 대표가 인식하는 것, ‘리스트럭처링’의 첫 번째 스텝이 시작됐다.

    김; “명분도 없고 역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내 생각을 관철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 24년 동안 전개했던 「카운테스마라」를 과감히 접고 지금의 남성 타운 캐주얼 「프랑코페라로」라는 브랜드로 리스트럭처링 첫 번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지요. 당시 62개점 400억원 규모였지만 과감히 결정했고 「프랑코페라로」의 결과가 고무적이라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후 런칭한 유니섹스 캐주얼 「페리앨리스」가 화근이었다. 자신감을 얻었던 김 대표는 이 같은 ‘캐주얼’의 흐름을 타고 유니섹스로 접근을 시도했던 것이다.

    김; “지나고 나서 회장님께 감사한 건 제가 계속 위태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진로도 보였을 것이고, 분명 ‘회생불가’ 보고도 받으셨을 것입니다. 저는 자존심 때문에 끝까지 회장님께 얘기하지 못했고 회장님은 결국 제가 ‘바닥’을 칠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투입해서 모든 걸 정리해주셨습니다.”

    엠티콜렉션에 젊고 팬시한 ‘양지해 캐릭터’ 입히다

    잃어보기도 하고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기도 했던 김 대표의 성장통이 그렇게 흘렀다면, 양 대표는 스물일곱의 어린 나이로 ‘대표’의 타이틀을 달며 직원들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대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고군분투가 있었다. 이제 그 결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그의 머릿속에 굳건한 ‘명제’로 자리잡은 것은 바로 ‘글로벌’이다. 그녀는 패션 전문기업으로서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패션기업들의 모습에서 찾아내곤 한다. 숱한 시장조사를 통해 그들의 장인정신을 배우고 ‘made in Italy’에 대해 연구했다. 이후 미국 중국 홍콩으로 이어져 글로벌 마켓에 대한 그림을 천천히 그려왔다.

    동시에 그는 엠티콜렉션이라는 기업과 「메트로시티」라는 브랜드에 자신의 컬러를 입혔다. 젊고 에너지로 넘치며 즐겁고 팬시한 매력적인 기업. 파티를 좋아하고 긍정적이며 호기심으로 넘치는 양 대표 본인의 캐릭터가 기업에 묻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패션잡화 브랜드로는 드물게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매년 개최되는 패션쇼와 새로운 스타일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 소싱 비즈’ 제안하는 ‘골든로비’ 레이블

    「메트로시티」는 매년 새로운 컨셉과 방식의 패션쇼를 통해 고객과 소통한다. 패션과 예술 공연이 믹스된 이 패션쇼는 요즘 같은 시황에 상상도 못할 투자와 함께 화려하고 즐거운 콘텐츠로 기획, 유통과 프레스 소비자들로부터 갈채를 받곤 한다. 이런 모든 과정(기획 연출 무대 공연 등)을 디렉팅하는 것도 양대표의 몫이다.

    그녀는 이 작업을 매우 즐긴다. 디제잉과 파티플래너, 기타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이름의 엔터테이너로서 양대표의 재능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메트로시티」는 이 공연을 지방 매장을 돌며 전국투어로 진행한다. 양 대표는 ‘놀기’와 ‘일하기’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신세대 CEO다운 ‘브랜드 보여주기’ 방식을 만들 수 있었다. 그녀의 전문성은 ‘패션 콘텐츠 소싱 전문 기업’이라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업 모델 방식을 제안하는 데 이른다. 그는 이 포부를 이미 실행 중이다. 바로 ‘골든로비’라는 패션 콘텐츠 소싱 전문 레이블이다.

    양; “‘골든로비’는 향후 ‘제일기획’ 같은 그림이랄까요? 그 첫 번째 클라이언트가 「메트로시티」인 거고요. 매년 진행하는 「메트로시티」의 패션쇼를 기획 & 진행합니다. 단순한 ‘패션쇼’가 아닙니다. 5000명을 초대한다면 지역, 기관, 소속, 연령에 따른 분류부터 타깃이 쇼를 보고 이어지는 동선까지 구상하는 설계가 핵심입니다.”

    5명의 직원 5억원으로 시작한 회사 ‘급성장’

    김 대표는 “고배를 마신 이후 2008~2009년은 저의 정체기를 거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시기입니다. 나의 실수로 회사 구조 자체의 문제가 없다고 덮어두는 시간이 지속되는 게 두렵고 걱정스러웠습니다.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 저의 ‘리스트럭처링’이라는 소신을 전달하고 실행하고 싶었지요.”

    슈페리어홀딩스에서 전개하는 「최경주골프」의 홈쇼핑비즈니스가 성공하면서 「블랙마틴싯봉」이라는 신규 브랜드의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리더로서 자격을 인정받았다.

    김; “당시 홈쇼핑이 잘 되는 환경이 조성됐고, 홈쇼핑 채널들이 일명 ‘제도권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데 혈안이었습니다. 왜냐면 브랜드가 곧 신뢰와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 프로를 모델 대신 「최경주골프」라는 이름으로 ‘라이선스십 브랜드’를 만들어 홈쇼핑에서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최 프로의 인지도와 ‘좋은 품질의 골프웨어 전문 기업’ 슈페리어 기업의 이미지를 살리면 홈쇼핑에서 통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브랜드별 포지셔닝 유통채널 감도 동시대 맞게 바꿔

    김 대표는 잘 팔릴 제품의 디자인부터 로고, 물량, 생산, 공급까지 모두 책임지며 3명의 직원과 브랜드를 꾸렸다. 2010년 10월 「최경주골프」를 현대홈쇼핑에 런칭하고 그해 80억원, 2011년 200억원, 2012년 4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다졌다. 「최경주골프」는 노세일, 마케팅, 매장, 사람(조직 및 직원) 없이도 판매율 95%를 기록했다. 이 채널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김 대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도모했다. 2011년 프랑스 패션 브랜드 「마틴싯봉」을 당시 20억원으로 인수하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했다. 바로 패션잡화 시장이었다.

    김 “이제 사계절의 경계가 극과 극, 봄과 가을의 경계가 사라지는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 의류 사업은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습니다. 이 같은 위험 요소의 영향을 적게 받는 분야가 패션잡화였습니다. 이 사업 역시 ‘백화점 안 간다’ 생각하고 정보실 공채 여직원 1명을 데리고 2012년 「블랙마틴싯봉」을 시작했습니다.”

    「블랙마틴싯봉」을 처음 시작할 때 김 회장에게 ‘5억원으로 시작해보겠다’는 그의 각오는 런칭 2년차 250억원 규모로 소기의 성과로 결실을 맺었다. 그야말로 ‘리스트럭처링’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고, 스스로 명분을 만든 셈이다. 둘의 이 같은 과정은 패션 산업에서 그들은 다음 시대를 이끌 믿음직한 경영인으로 떠오를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먼저 김 대표는 슈페리어홀딩스 대표에 이어 현재 슈페리어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 같은 위치는 그가 리스트럭처링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해외 시장 위풍당당 ‘양지해 웨이’ 적중하다

    양 대표는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에 주사위를 던졌다. 그녀는 그 동안 한국인의 비즈니스 방식을 경험한 해외 바이어들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서 무조건 ‘오케이’ 태도로 일관했던 한국기업의 세일즈 문화에 어느새 바이어들도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대표는 달랐다. 배짱이 두둑하다. 양 대표의 방식은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있고 언어, 순발력 등 모든 것에 준비가 완벽하기 때문에 정정당당하게 직접 나선다.

    양; “글로벌 시장은 아이디어 넘치는 ‘작은 브랜드’도 필요하지만, 규모의 경제로 승부할만한 희소성 가진 브랜드 콘텐츠가 없어요. 「메트로시티」가 이 점에서 세계 시장의 니치 마켓을 본 것입니다. 해외 바이어들과 미팅할 때 저는, 「메트로시티」의 ‘베스트 TOP 5’를 보여줍니다. 제품별 판매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아이템을 시작으로 구성된 상품 기획을 수직•수평적으로 라인업된 현황을 설명합니다.

    여기에 5위부터 10위에 해당하는 상품군, 이어 ‘트렌드’군과 ‘베스트’군의 상품 순환 프로세스 등을 설명하지요. 정말 바이어들의 입이 떡 벌어집니다.”


    200여가지 상품 라인 갖춘 브랜드 전 세계 유일무이

    양; “그 동안 패션은 ‘의류’에 비중을 뒀지만, 언제부터인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패션잡화가 이윤의 중심인 중요 카테고리가 됐지요. 최근 급부상하는 「지방시」 「셀린느」 「생로랑」 「끌로에」 등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들 역시 성장의 중심에는 핸드백 ‘잇 백’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메트로시티」는 패션잡화만 전문적으로 다루며 성장한 브랜드입니다. 때문에 연간 200여 스타일을 만들고, 컬러, 사이즈까지 확대해 다양한 그루핑을 만듭니다. 전 세계 어딜 가도 이 같은 매뉴얼은 없습니다. 바이어들은 지금 당장 팔 수 있는 것에 대단한 흥미와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메트로시티」는 시장 진입에 앞서 패션잡화 & 액세서리 브랜드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온라인 세상부터 침투했습니다. 해당 국가별 SNS 채널을 모두 동원했지요. 패션 블로거와 커뮤니케이션과 셀러브리티들과 콜래보레이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경로를 분석하고 앞으로 당신네 시장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이고, 하고 싶다는 명분을 만들었어요.”


    「블랙마틴싯봉」 통해 온라인 이어 모바일 시장 확신

    김 대표의 현재 화두 역시 온라인&모바일 비즈니스다. 이미 작년 「블랙마틴싯봉」을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경험한 그는 더 빨라진 속도와 환경에 ‘더 빨라져야겠다’라며 모바일 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전체 예산의 60~70%를 온라인과 모바일 비즈니스 투자로 편성했고 5명으로 구성된 온라인 사업부도 작년 말 신설했다.

    김; “흐르는 물을 막을 수는 없지요. 유통 환경이 바뀌고 소비자의 동선이 바뀌는데, 그 흐름을 빨리 타는 방법이 온라인을 넘어 올해는 모바일입니다. 이미 슈페리어홀딩스는 「블랙마틴싯봉」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무한한 시장을 확신했습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 마다 번화가의 카페에 혼자 앉아서 끊임없이 소비자들을 관찰합니다. 원론적인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지요. 왜 줄을 서는 거지, 사람들이 왜 모여 있는 거지, 나라면 줄을 설까, 물건을 살까? 사람들은 왜 살까? 저 제품이 어떤 매력이 있는 거지? 저 매장에는 왜 사람이 없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요.”

    “모든 행동에 공통점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는 점이 당연하면서도 사실 좀 무섭더군요. 임직원들에게 회의할 때도 빈 의자 하나를 두고 회의를 하라고 합니다. 그 의자에 소비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너무 공급자 마인드로 방향이 흐려질 때 그 빈 의자를 쳐다보라고 하지요. 처음엔 어색해도 안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혼란 속 패션 시장, 3년 내 모두 제자리 찾을 것

    두 대표는 수입 브랜드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현재, 글로벌 SPA 브랜드가 국내 리테일과 소비 패턴을 바꿔놓은 현실, 아웃도어의 대중화 등 굵직한 변화의 흐름에도 의연했다.

    김; “글로벌 SPA 브랜드, 아웃도어 마켓의 팽배 등 모든 변화가 현재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아웃도어도 다시 본연의 성격을 지킨 등산복의 정통으로 자기 자리를 찾을 것이고 중요한 점은 진정 그 영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고유의 가치를 가진 브랜드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양; “‘너는 들어오고, 나는 나가고’ 이런 거 아닐까요? 그들만 들어오나요. 저도 나갑니다. 오히려 그들이 국내 비즈니스를 경험하며 한국의 특이점을 배우고 있는 거 아닐까요. 기업이나 브랜드는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입니다. 환경에 영향을 받고 때론 자극을 받으며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면역체계를 만들지요. 그리고 건강하게 순환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메트로시티」 역시 그 면역체계를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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