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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박｜뉴크루프로덕션 사장
크리스 박｜뉴크루프로덕션 사장
LA 서 성공한 韓人 CEO... 「씨위」로 프리미엄 데님 히트!
Monday, Mar. 8, 2010 |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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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사람들의 목소리로 웅성웅성한 편집숍 안으로 들어서는 그녀. 그녀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의 날이 선 마음도 한 번에 녹일 것 같은 환한 미소와 시원스러운 음성으로 인사를 건네 온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지만 함부로 할 수 없는 조용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크리스 박 사장이다. 최근 미국 패션계에서 프리미엄 데님 「씨위」로 급성장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답게 친근함과 부드러움 속에 감춘 날카로운 눈빛, 푸근하면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다정한 카리스마가 인상적이다.엄마 같은 다정한 면모와 결단력, 추진력을 갖춘 여장부. 바로 박사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 프리미엄 데님 시장, 특히 그 심장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그녀는 감성은 좋지만 탄탄한 기반이 없어 빚더미만 안고 존폐 위기에 놓였던 「씨위」를 인수해 1년 만에 1000만달러(약 116억원)의 매출을 내는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씨위」를 매출 규모만으로 평가해선 안된다. “프리미엄 데님 시장의 영화는 이제 끝났다”라고 모두가 얘기하는 시점에서 거짓말같이 새롭고도 아름다운 브랜드를 만들어 냄으로써 LA 패션계에 희망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LA 프리미엄 데님 업계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공공연하게 ‘LA 데님계의 멘토, 문제해결사’라고 부른다.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이 생산에 문제가 생겼거나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종종 박사장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2005년에 문제가 생긴 「트루릴리전」의 조이 우드스톡 데님을 수작업과 패치워크 작업을 통해 당시 리테일 가격으로 4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진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씨위」 힘! 뉴크루 1650만달러로 껑충
박사장은 “문제 속에는 그것을 해결하는 재미와 함께 새로운 것을 얻어내는 즐거움이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실수해도 고의가 아닌 이상은 결코 야단을 치지 않는다. 실수를 실수가 아닌 것으로 만드는 순간 새로운 것이 탄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그녀의 탁월한 안목과 생산력, 추진력으로 인해 뉴크루프로덕션은 불황 타격을 크게 받은 현재 미국 시장 내에서도 꾸준한 매출 신장을 이뤄갈 수 있었다. 2008년에 1000만달러 매출을 올린 뉴크루프로덕션은 2009년 생산을 의뢰한 브랜드들의 생산량 감소로 50% 매출 하락이라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일주일에 2만장 생산에서 5000장으로 그 물량이 확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자체로 전개하고 있는 프리미엄 데님 「씨위」와 「레이븐(Raven)」이 각각 1000만달러(116억원), 150만달러(17억4000만원) 매출을 올려 전체적으로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일궜다.
박사장의 경영 철학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 프로모션 업체 등 회사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행복하자는 것이다. 그녀는 직원들의 행복한 작업 환경을 위해 생산 과정에서 가격보다 퀄리티 경쟁에 매진한다. 절대 가격적 메리트를 중시하는 저가 브랜드는 취급하지 않는다. 가격을 맞추려면 생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데 그러면 직원들이 일하는 시간에 비해 그들의 경험이나 급여 등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하루를 기적처럼 여기며 사는 CEO그녀는 “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표정이 밝고 행복하다. 이것은 정말 자신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998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줄곧 질 높은 상품을 생산해 업계에서의 신뢰도가 매우 높았고, 이로 인해 직원 급여는 물론 관련 업체와의 결제 문제로 마찰이 일어난 적도 없다. 박사장은 “사장은 나지만 중요한 일은 그 친구들(직원들)이 처리한다. 나는 그들에게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장담을 잘한다. 큰소리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호언장담한 후 그것을 믿고 있는 내 직원들과 하청업체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껴 더욱 열심히 일에 매달린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자신도, 직원들도, 하청업체도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박사장이지만 그녀의 행보가 항상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대학교 4년 때인 1982년에 미국으로 이민간 그녀는 동생들과 함께 옷을 사입해 판매하는 리테일러로서 미국 패션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데님 봉제와 패키지 생산 등에 손을 대면서 데님 생산의 길로 들어섰다. 「게스」 「체로키」 등 상품을 생산하면서 이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공장을 임대해 데님 생산에 들어가 1993년에는 「프렐류드(Prelude)」라는 브랜드를 런칭해 8개월 만에 성공하고 1998년 뉴크로프로덕션을 설립하는 데 이르렀다. 박사장은 LA에서 프리미엄 데님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성수기였던 2003년보다 앞선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데님 생산에 나섰다.
「씨위」 「레이븐」 글로벌 브랜드로
이 당시 그녀는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다. 러시아 디자이너를 영입해 한 벌에 100달러 이상하는 프리미엄으로 「퓨터(Pewter)」 「레지스탕스필로소피」 등의 레이블을 선보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브랜드 경험이 없고마케팅 노하우 등이 부족해 브랜드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곧 접었다. 이후 직접적인 브랜드 런칭보다는 좀 더 생산적인 노하우를 쌓으면서 프리미엄 데님 생산의 강자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의 경험이 지난해 「씨위」 「레이븐」 등 디자이너 감성이 풍부한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를 인수해 생산과 경영을 직접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박사장은 “큰 성공도, 큰 실패도 없다. 나는 ‘하루를 기적처럼 살아가는 사람’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기적처럼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거나 해결의 실마리가 생긴다. 20년 동안 비즈니스를 해 왔는데 고작 대출금이 더 많은 집 한 채가 자산으로 있을 뿐이다”라고 웃으며 “큰 성공은 아니지만 항상 희망이 큰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희망적인 일을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더욱 많은 사람과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스케치를 상품으로 뚝딱 ‘미다스 손’!
그러고 보면 「씨위」와의 인연도 참 독특하다. 박사장은 “사람이 좋아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씨위」의 디렉터인 미셸 시위가 처음 디자인 스케치와 샘플을 가지고 찾아왔을 때에도 느낌이 좋았다. 디자인도 정말 괜찮았고, 디자이너인 시위의 마인드도 참 좋았다. 자신의 레이블에 대한 프라이드와 열정이 높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씨위」는 런칭 파트너의 경영 악화로 3년 만에 약 200만달러의 빚더미에 앉아 뛰어난 디자인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사장은 먼저 「씨위」의 30%를 소유한 이후 그 회사의 빚을 모두 탕감해 주는 대가로 브랜드를 인수했다. 미셸 시위가 디자인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이것을 모두 박사장이 상품으로 만들어 주는 형태로 브랜드가 운영됐다. 이렇게 되자 시위은 더욱 창의적인 디자인, 새로운 소재의 상품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됐다. 박사장은 시위가 그린 것을 현실화해 주는 미다스의 손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2009년 가을 컬렉션 스타일로 데님에 스판덱스 원단이 패널로 매치된 ‘소피 진’을 선보였을 때도 바이어들의 반응은 의아함이었지만 박사장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역시 이 스타일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완판되는 결과를 봤다. 박사장은 “미셸 시위의 디자인은 본인 또는 자신의 고객이 입고 싶은 스타일이다. 원하는 스타일이 나오지 않는 경우 몇 개월씩 작업에만 매진할 때도 있기 때문에 그녀의 디자인을 몹시 신뢰한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씨위」의 성공에 힘입어 브랜드 운영에 더욱 힘을 더할 계획이다. 그녀는 「씨위」와 더불어 「레이븐」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울 생각이다. 「레이븐」은 수트 테일러드 스타일의 팬츠가 주 종목으로, 오래가는 브랜드로 자리잡아 「씨위」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서 윈윈할 수 있는 브랜드다.
美 브랜드 성공 열쇠는 마케팅과 홍보「씨위」는 성장이 빠르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여성 전용 상품을 주로 선보인다. 아동과 여성 드레스 등 아이템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레이븐」은 과거 「야눅」 등에서 활동한 이스라엘 디자이너 야엘 토르바티를 영입해 「랄프로렌」과 같은 남녀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스테디 브랜드로 키워 나갈 생각이다.
박사장은 최근 활발해진 한국 패션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요점은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인 타운이 아니라 미국의 메이저 시장에 직접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 수많은 영 프리미엄 디자이너 브랜드 가운데 알토란을 찾아내 투자하거나 인수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펼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함께 일할 좋은 인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은 미국에서 성공적인 의류 업체를 운영하는 한국인들로부터 소스를 얻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엄마 같은 따뜻한 경영인 목표로
그녀가 생각하는 미국의 브랜드 성공의 열쇠는 마케팅과 홍보다. 미국의 홍보회사(Press company)에 의해 행해지는 브랜드 마케팅에는 여러 시스템이 있다. 그 성격이나 시스템도 한국과 많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를 이끌어가는 실력 있는 사람들과의 인맥 역시 중요하다. 그런 핵심 인물을 직접 알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들을 알고 있는 적합한 사람이나 회사를 고용하면 된다.
박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가 쌓아온 소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한국인 생산 업체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쌓아온 정보 노하우 인맥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의 정보를 나누지 않고 감추고 있는 것은 결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일을 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크리스 박｜뉴크루프로덕션 사장
1960년 생 광주광역시 출생
1972년 숭전대학교(현 숭실대) 영어영문과 입학
1982년 미국으로 이민
1987년 데님 생산업 종사
1993년 독립 후 「프렐류드 스포츠웨어」 및 「게스」, 「모씨모」 등의 데님 생산
1996년 첫번째 프리미엄 브랜드 「니노셀린」 런칭
1998년 뉴크루프로덕션 설립
1999년 「퓨터」 「레지스탕스필로소피」 등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런칭
2008년 「씨위」 「레이븐」 등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런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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