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클라인 LC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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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2.23조회수 7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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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패션기업들은 이제 움츠려든 어깨를 펴야 한다. 위기에 대응하는 원가 절감 정책만을 택했다면 다시 한번 올해의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 어떤 성장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라서 앞으로 2~3년 안에 진정한 빅 &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할지, 후발주자로 남을지가 판가름날 것이다. 자금력을 확보한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더욱 공격적으로 활동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시기라고 확신한다.

    한국 패션기업에 가장 좋은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성주D&D(대표 김성주)가 전개하는 「MCM」처럼 글로벌 패션기업이나 브랜드 인수다. 지금이 글로벌 패션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패션산업 경기가 좋지 않다. 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있다. 이 가운데 대형 글로벌 브랜드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와 있다.

    한국은 패션산업에 있어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유한 나라이다. 특히 퀄리티 부문에서는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제외하고 실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좋은 품질과 디자인의 손맛(?)을 자랑한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중국산’이라고 해서 ‘이탈리아산’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시장은 더욱 양분화되면서 ‘상품의 희소가치’는 더욱 조명을 받게 될 것이다.

    럭스 시장과 함께 「자라」 등 SPA브랜드를 지향하는 매스 시장은 더욱 확대된다. 한마디로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브랜드이거나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많은 영역을 보유하고 있는 미들 시장의 브랜드가 위기를 맞이한 것도 결국 이 같은 소비자 변화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들 시장 브랜드는 럭스 시장이나 매스 시장으로 가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대다수의 한국 브랜드를 전개하는 CEO들도 양쪽 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라」처럼 전 세계를 한 번에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시스템을 보유하든지, 좀 더 고급화를 좇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프랑스 패션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프랑스는 럭스와 미들 시장이 공존하는 곳이다. 컨템포러리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미들 브랜드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이후 미들 시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프랑스의 미들 시장 또한 이원화되고 있다. 최근 파리 패션계를 주목하게 만든 브랜드가 있다. 「콤트아데코토니에」를 전개하는 계열사에서 디렉터 엘리샤가 런칭한 「쿠플스」이다. 2008년 11월 9일 이 브랜드의 15개 매장이 동시에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점령했다. 한국에서는 쉽게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파리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분명 미들 시장의 브랜드이지만 현재 글로벌 디렉팅과 다각적인 영업정책을 역동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한국 패션기업도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이다. 희망적인 것은 두 가지 방향성 모두 한국 기업에는 승산이 있다. ‘빨리 빨리’ 정신으로 무장된 한국인의 저력은 충분히 제2의 「자라」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랜 시간과 자금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선가 제2, 3의 「자라」가 출현하는 등 포화시장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럭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을 어떨까. 이번 기회에 글로벌 마케팅력을 구축한 기업이나 브랜드를 인수하고 한국인의 고품질 손맛(?)을 가미해 전 세계 시장에 퍼뜨릴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히스토리를 구축한 글로벌 브랜드를 원한다면 그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확신한다. ■


    [올리비에 클라인 LCM 대표 프로필]

    ·1961년 프랑스 출생
    ·1980~1984년 파리 로스쿨 ''비즈니스 법률'' 석사
    ·1989~1994년 하나이 모리(Hanae Mori) 세일즈 &
    라이선스 비즈니스 매니저
    ·1995~1999년 드자크(Dejac) 제너럴매니저
    ·2000년~現 LCM(La Connexion Mode in Paris)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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