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훈
    이센스 사장

    bkpae
    |
    09.06.19조회수 11644
    Copy Link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연을 날린다.’ 요즘 생각이 많은 오너들의 고민은 경기 하락뿐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 저하 문제일 것이다. 기업의 기초체력은 직원들의 사기에서 비롯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CEO들 사이에서는 ‘감성경영’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남성복 시장에서 가장 배수가 좋다는 넥타이 시장도 연일 역신장을 면치 못하고 있고 타이 「MCM」과 「웅가로」를 전개하는 이센스의 사정도 녹록지 않지만 최지훈 사장은 회사의 건강한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의 시기가 기업정신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센스는 지금까지 「니나리찌」 「MCM」을 전개하며 연간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알토란 기업이다. 올해 들어 전년 대비 15%의 매출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는 넥타이 시장에서 이센스는 5% 안팎으로 역신장폭을 줄이고 있다.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이 회사의 배경에는 최사장의 감도 경영이 큰 몫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 불경기 조짐이 보일 때 그는 본사와 매장 직원 등 총 120명을 이끌고 단합 차원에서 중국 하이난으로 여행을 떠났다.

    총 1억원의 경비를 지출하고 닷새 동안 전국 매장에 임시 직원을 배치하는 무리수(?)를 뒀지만 앞으로 닥쳐올 시련에 대비해 서로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자는 취지였다. 최사장은 “본사 직원들은 매년 해외 출장 등으로 견문을 넓힐 기회가 많다. 그러나 매장 직원들은 소외되기 일쑤이다. 판매 사원들의 사기가 높아져야 브랜드, 특히 판매 환경이 치열한 넥타이 브랜드가 살아날 수 있다. 특히 전국의 판매 사원들이 모인 자리는 처음이어서 뜻이 깊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최사장은 직원들의 생일에 매년 빠트리지 않고 매장으로 케이크를 선물하고 있다.

    그가 직원들에게 구애(?)하는 것은 일시적인 숫자 상승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 이센스의 대표로 취임한 이후 만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앞으로 이끌어갈 기업의 큰 맥락을 직원들에게서 찾아가는 것이다. 그는 정통 패션보다 뷰티 쪽에 가까운 경력을 쌓았다. 그의 감성경영은 이때부터 형성된 마인드인지도 모른다. 1999년 프랑스에서 이라코스메틱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코스메틱 「장피에르플레리몽(Jean-Pierre Fleurimon)」을 런칭해 전개했다.



    장피엘르 플뢰리몽은 프랑스 미용학교 설립자이자 근대 미용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앞다퉈 수업을 받았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최사장의 해외네트워크를 대변하는 대목이다. 지금도 프랑스 파리 근교 퐁텐블로에는 그의 향수 생산 공장이 있다.

    이센스는 1998년에 넥타이 사업의 강자인 일보산업을 흡수했다. 최사장은 1997년 니나리찌코리아의 부사장에 이어 2003년 AR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센스의 경영자였던 최지현 회장의 동생인 그가 2006년부터 AR코리아의 자회사인 이센스의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많은 일을 겪었다. 니나리찌코리아와 AR코리아에서 1991년부터 맡아 관리해온 「니나리찌」의 국내 마스터권 재계약 불발과 주력산업인 넥타이 브랜드가 정체기를 맞았다.
    비록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는 차근차근 앞으로의 일을 설계해 나가고 있다. 「니나리찌」의 빈자리는 「웅가로」로 대신했다. 오는 2013년 F/W시즌까지 5년간의 계약을 이끌어내고 서브라이선시를 모집하고 있다. 최근 원풍물산과의 신사복 서브라이선시 계약을 완료했으며, 넥타이는 자체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앞으로 새로운 브랜드의 지속적인 도입도 기대된다. 그의 마지막 관건은 ‘사람’이다. 직원들의 마음을 얼마나 얻느냐는 숙제를 풀어나가고 있는 최사장이다.

    Banner Image